기아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합니다.
이제 길었던 2017 시즌이 끝나고 여느 때보다 치열할 스토브리그로 치닫게 되겠네요.
한국엔 뛰어난 야구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탑 클래스의 선수가 일본과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을 많이 봐 왔던 터라,
이제는 적응의 문제가 아닌 실력의 문제가 아닌가 자성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하게 뛰어버린 선수들의 몸값과 기꺼이 몸값을 지불하며 판을 뜨겁게 달구는 구단들, 그리고 시리즈의 우승과 한 해의 흥행에 모든 것을 걸어 버리는 야구판의 면면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서론이 길어졌습니다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하나입니다.
"모든 예술과 스포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감동이다."
혼을 쏟아부어 나온 고통의 창작물이나 땀의 결실을 보면서 대중들이 느끼는, 그리고 보고 싶어하는
바로 그것은 감동입니다.
금수저로 태어나도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며,
오로지 정직하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를 보면서 대중들은 환호와 함께 감동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무관의 설움을 딛고 인간미 넘치는 형님 리더쉽을 보여준 김기태 감독의 눈물과 이범호, 김주찬 등 노장들의 첫 우승 등으로 감동을 안겨주기는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터져나온 심판매수 사건에 대한 찝찝함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만들어졌네요.
기업의 이미지 개선과 수익을 올리기 위한 분위기로 너무 쏠려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감동을 줄 수 있는 아주아주 기본이 되는 공정함, 그리고 그 공정함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스포츠입니다.
스포츠의 기본을 걷어차고 승리에 집착하는 현재의 KBO판은 결국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게 될 겁니다.
심판을 매수하고, 약을 맞는 일련의 행동들,
그리고 공인은 아니지만 특히 어린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명인으로서 프로선수들이 보여주는 추잡한 행동들, 또는 범죄.
그리고 이미 승부에 집착하는 것이 익숙해져 그런 모습들마저 감싸고 도는 그들의 팬들.
우리나라의 야구판은 썩었습니다.
위의 언급으로 누구든지 특정 팀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메이저리그의 홈런왕도 할 수 없었던 17도 발사각의 시속 170Km가 넘는 어마어마한 홈런이 나왔고-
본인은 트레이너가 자기도 모르게 넣었던 약이었다고 했던 모양이지만,
(모르고 약 넣었다던 그 트레이너 혹시 고소했었나요?)
이미 한 번 맞은 약은 나중에 멈춘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효과가 수 년, 또는 십수 년이 될 수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죠.
타고난 신체를 가지고 죽어라 운동하더라도 약 맞은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기본 상식입니다.
그런 선수가 유명 구단의 4번타자이고, 그런 선수에게 내 선수는 내가 지킨다고 하는 팬심이 따르는 것이 지금 우리 야구판의 현실입니다.
이런 정도의 상황이 되었는데 구단이라고 뭐 하나 손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심판 매수해야죠. ㅋㅋ
충분히 연상될 수 있는 특정 팀을 언급해서 유감입니다만, 전국민에게 까여도 할 말없는 상황일 터라 계속 하겠습니다. 아 물론 일부 팬들입니다만..
올바른 팬심이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포츠 문화를 만듭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면 기분 좋습니까?
사회에서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푸념을 늘어 놓으면서, 정작 자기의 영역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겁니까?
팬들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올바른 팬들이 채운 야구장에서는 감히 어느 누구도 장난질을 칠 수 없습니다.
공정한 스포츠 문화가 자리잡아야 즐기는 우리도 스포츠를 통해서 감동이라는 선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신 차립시다.
PS. 순수한 그 때의 스포츠 열정을 느껴 보시라고 링크 하나 걸어 둡니다.
지금 보면 촌스러운 구성일 지라도, 사력을 다 하는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스포츠로 장난질치는 놈들에게 회초리를 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