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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302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tsu★
추천 : 7
조회수 : 54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11/10 03:56:06
현직 타로카드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몇달 전,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서 아주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인터넷 연재를 다시 시작했어요.
그리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계약했어요.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자꾸만 내 글에 대한 평가를 얻고 싶고, 피드백이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자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장르소설 독자들이 많은 커뮤니티도 검색해 보고 사이트 내의 커뮤니티나 자유게시판도 뒤져보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저보다 훨씬 인기 많은 작가님들의 작품이 오르내리는 걸 보면서 셀프로 자존감을 깎아먹게 되더라구요.
더 잘 쓰고 싶고 더 많은 사람이 즐겨주길 바래요. 돈도 돈이지만 적어도 혹평은 안 듣고 싶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연재하면서 자꾸 평이한 소재를 찾게 되고 그러다보면 평타는 치는데 대박은 치지 못해요.
혼자 우울해져서 타로카드로 글 쓰는 부분에 대해 점쳐보았는데 강렬한 깨달음이 왔습니다.
글을 더 잘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대답하길 '잘 쓰려고 하지 마라'네요.
지금 연재하는 소설은 제가 7년전에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던 작품이에요. 그런데 초반부를 보면 투박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그 오글토글한 글이 왜 이렇게 시선을 잡아끄는지 모를 일이에요.
7년이 지난 지금 겨우 다시 완결로 향하고 있는데 예전만큼 술술 쓸 수 없는것은 문체가 아닌 감성의 문제인 것 같았어요.
그때는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당시 유명했던 작품을 보고서 나도 이런 걸 쓰고 싶다고 생각해서 쓴 거였어요.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 문장에 군더더기가 많아지더라구요. 기교나 사족이 늘어나면서 비문도 그만큼 늘어나구요.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편안하게 내 감정을 전하는 게 잘 쓰는 방법이었어요.
그리고 다시 카드에게 물었어요. 잘 쓰려면, 잘 쓴 작품을 보는 게 좋을까?
대답은 '아니'였어요. 이유가 충격적이더라구요.
남의 작품은 남의 작품이래요. 내 작품세계는 이미 형성되어 있고 남의 작품은 내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해요.
카드가 말해준 답은 작품을 많이 보라는 게 아니라 여행을 많이 가라는 거였어요. 남의 작품 보면서 그 작품세계를 배우는게 아니라 내 작품세계를 넓히라고 하네요.
너무 큰 충격이었어요. 저 진짜 진성 집순이거든요.ㅎ
생각해보면 잘 쓴 글의 특징은 감동을 준다는 거죠. 작가가 감동받지 않은 글에 독자가 감동을 받을 수는 없는 거예요.
요즘 감동도 감흥도 없는 일상을 다시 돌이켜보게 되네요. 올 겨울엔 친구와 온양 가서 노천욕이라도 하고 와야겠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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