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26일 오전 9시30분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논의한 뒤 해임을 결정했다. 방문진 이사회에 김 사장의 해임안이 상정된 지 네번째 만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 23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날 임시이사회 안건으로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키로 한 바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한 해임안에는 이사 9명 중 과반인 5명이 찬성했다. 방문진 이사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야당 측 이사들이 해임안을 발의했던 지난 세차례 이사회와 달리 이번에는 여당측 이사들도 해임안 발의에 참여한 상태여서 가결에 무게가 쏠렸었다.
이사들이 이날 해임안을 상정한 것은 그동안 김 사장이 수차례 방문진의 권한을 기만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특히 MBC가 지난 22일 8개 지역사 사장 등 계열사와 관계사 임원 내정자 20여명의 명단을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한 것이 결정적 이유가 됐다. 이는 방문진 이사회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지만 김 사장은 별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명단 발표 전 김문환 신임 이사장을 따로 만나 명단을 전달했다.
하지만 해임안이 상정된 것으로 알려진 뒤 김 사장은 사내망에 올렸던 인사안을 삭제하고 방문진측에 사과한 뒤 여권측 인사들을 만나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날 김 사장은 이사회에 참석해 소명을 하는 자리에서 "(임원인사) 절차를 어긴 것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