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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의 여자들
게시물ID : humorstory_1391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ns
추천 : 12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7/07/14 01:00:30




안녕하세요. 그간 오유에 올라온 글에 잠깐이나마 여성으로써의 제 의견을 피력해봅니다. 내용이 좀 길어도 이해해주세요.






1. 여성은 장애인을 차별한다?



얼마전에 베오베에 올라온 한 기막힌 글을 읽고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뭐라 반박하는 댓글조차 올리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한 장애인 네티즌께서 올리신 글이었죠.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참조: http://todayhumor.paran.com/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7177 

저는 여성부의 위선적인, 가식적인 정치인들을 비판하시는 줄 알고 클릭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길에서 곤경에 처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남자들은 10에 8은 달려와서 도와 주지만 
여자들은 인상만 잔뜩 찌프리던가 아님, 못본척 하면서 
그냥 지나가버립니다]


저는 차마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부 여자들은"이나 "대부분의 여자들은"도 아니고, 그저 "여자들은" 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죠. 길에서건 길 바깥에서건, 장애인을 돕는 여자가 정말 없습니까? 아니죠. 물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쉽게 함부로 단정지어 말씀하실 수 있단 말입니까? 저 말씀을, 재활시설이나 요양원에서 봉사활동 하시는 분이 모두 남성이며 장애인 인권단체에서 일하시는 분 역시 모두 남성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단지 여자들은 "길에서만" 장애인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인데, 제가 너무 비약하는 건가요? 하지만 그렇게 들리지 않습니까? 여자는 길에서 장애인을 돕지 않는다라... 저는 아무리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해봐도 저는 저 말씀이 여자는 "길 밖에서 장애인을 돕는다"고 들리지는 않네요. 


[맞는소리다.
길가에서봐라 어려운사람도와주고 노인을 도와주는 이는 거의 남성이지 여자가 도와주는 경우는 정말 기억에 남을정도다.]

이 글은 추천이 무려 400개가 넘습니다. 옹호하는 댓글도 많고요. 그리고 그 내용들도 그렇게 충격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 글 외에도 댓글을 다신 대부분의 분들이 공감하시는 점을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 역시 여자로써 어떻게든 해명하고 싶었으나 오유의 특성상 무슨 댓글을 달아도 악플 선언을 받을 것 같았죠. 




아래는 예전의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 노숙자에게 빵을 나누어 주신 여성분 이야기와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참조 : http://todayhumor.paran.com/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882


[한편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전한 빵집 아가씨, 길지빈씨(24세)와 통화를 해 봤더니 사진 속 장애인은 가끔 강남역에 온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보다는 “주변 노점상 아주머니들이 더 장애인을 챙겨주는 일이 많아서 이렇게까지 칭찬 받을 일은 없다”고 겸손의 말을 전했다. 주변 노점상 아주머니들은 점심시간에 밥 한 그릇을 더 시켜 국에 말아 직접 장애인에게 떠먹여 주기도 한단다.]


기사에도 나왔지만, 여성도 길에서 장애인을 돕는답니다. 남성은 힘으로, 체력으로 길에서 도움을 요하는 장애인을 도울 수 있습니다. 여성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덜 눈에 띄는 방식으로 도와드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버스에 오르려는 장애인을 번쩍 들어 도울 수 있는 남성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겠지만 식사를 대접하거나 부축하며 길을 안내하는 여성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겠죠. 여성도 장애인을 업고 휠체어를 들고 내려갈 수 있다면 눈에 아주 잘 띄겠지만, 그렇게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여성은 극소수이지 않을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길에서 장애인을 도우려는 여성이 아주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2. 된장녀는 과연 죽일 x인가? 




인터넷에 떠도는 된장녀에 관한 글을 한번이라도 읽어보신 분들은 다들 보셨을 겁니다. 된장녀가 어떻게 욕을 먹는지요. 심지어 몇가지 표현은 무려 성범죄자에 대한 욕설보다 더 원색적이더군요. 성범죄자를 "육욕에 눈이 멀어 한순간에 멀쩡한 사람을 산송장 만들어 놓은 발정난 짐승새끼" 라고 표현 한다면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된장녀가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쳤기에 성범죄자와 동급의 취급을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된장녀가 어째서 "개년"이니 "발정난 암캐"니 "걸레", "기생충"이라고 상스런 욕을 얻어 먹어야 한단 말입니까? 갑작스런 욕설에 눈살을 찌푸리실 지도 모르지만 이게 바로 제가 직접 목격한 것입니다.



주변에 된장녀가 있으면 상종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닙니까. 된장녀가 밥 사달라고 하면 안 사주면 되는거고, 돈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 명품 밝히는 여자친구 있으면 헤어지면 되지 왜 겉모습에 혹해 돈과 시간을 퍼주고 나서야 뒤에서 욕을 하십니까? 저는 어떤 남성이 많은 여자를 만나고 다니며 빌붙거나 값비싼 선물을 요구해도 그 남성을 "걸레"나 "발정난 수캐"라고 부르는 것은 못 봤습니다. 그런 류의 수식어는 강간범 따위에나 들먹이는 것이지요. 하지만 여자는 조금이라도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곧바로 저런 욕을 얻어먹습니다. 내 돈으로 스타벅스나 아웃백에 간다고 해도 어쩌다가 된장녀라는 타이틀을 뒤집어쓰면 곧바로 온갖 상스런 욕설이 자신을 향합니다. 



아, 사실이 아닌가요? 그러나 저는 특정 부류의 여성를 욕하는 듯 싶지만 실은 모든 여성을 싸잡아 비하하는 일을 너무 자주 봤습니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특별히 제가 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건 아마 모든 여성분들이 마찬가지겠지요.









3. 한국 여자는 백인이면 사족을 못 쓴다?





이태원걸, 양공주 등, 극소수의 여성분들 때문에 모든 한국여성이 한국 남자보다 백인 남자를 더 좋아하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여자는 백인남자라면 무조건 혹해서 몸주고 마음주고, 백인남자라면 무엇이든지 한다는 그런 이미지가 생성되고 있습니다. 인구의 60퍼센트 이상이 백인인 나라에서 5년을 넘게 살았으며 그 와중에도 많은 한국인을 만나본 한 사람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백인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한국 여성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백인 남자라고 돈 퍼주고 몸 주고 마음주는 한국 여성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이태원걸이 이슈가 되어 베스트 게시판이나 베오베를 점령하는 와중에 저는 어떤 글을 읽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에 어떤 미국 유학생이 쓰신 글이었습니다. 그 글을 다시 찾아 주소를 올리고 싶었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어쩌면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글의 내용은 한국 여자는 백인 남자들 사이에 인기가 없고, 한국 남자는 백인 여자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는 글이었습니다. 그 분 말씀에 의하면 한국여자는 김태희 정도는 되어야 미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하시더군요. 한국 여자와 백인 남자 커플은 거의 없지만 작성자분의 친구분(남성)은 키가 크고 미남이며 미식축구를 곧잘 해서인지 백인 여자친구를 수도 없이 갈아치운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다분히 모욕적이고 비현실적인 글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백인여성과 한국남성의 커플도 몇번 본 적이 있습니다만, 비율은 전체 한국인과 백인 커플의 10퍼센트, 아니 5퍼센트 미만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절대 한국남성이 백인 여성에게 덜 매력적으로 비친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단지 사실을 부정하면서까지 한국여성을 깎아내리려는 작성자분의 의도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 경험담을 예로 든 것 뿐입니다. 



저는 외국에 살면서 서로 국적이나 인종이 다른 커플을 정말 수도 없이 많이 보았습니다. 한국 여성과 백인 남성의 커플도 많이 보았죠. 하지만 글쓴이의 말씀처럼 "김태희 급과 비등하거나 또는 특출나게 아름다운" 한국 여성이라도 굳이 백인 남성을 고집하여 만나는 것을 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백인 남성과 결혼한 한국여성들 중에는 눈에 띄게 아름다운 분들도 있었습니다만, 평범하고 소박한 외모를 가진 분이 더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대부분 양공주나 이태원걸 따위의 호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보수적이고 교양있는 분들이었습니다. 백인남성과 결혼한 한국여성들이 키가 조금 더 크고 코가 조금 더 높고 쌍커풀이 졌다고 해서, 사랑도 없이 백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귀고 결혼한단 말씀이십니까. 문화적, 정서적 차이를 극복하고 다른 국적과 다른 인종과 결혼하려면 엄청난 애정이 필요합니다. 한국인이라면 한국인과 사귀고 한국인과 결혼한다, 이게 남녀를 무론하고 한국인 대부분의 공통된 사고방식이 아니란 말입니까? 




그간 수차례 보아온 양공주나 이태원걸에 대한 우려는, 그저 한국 내에 악습처럼 뿌리박힌 인종차별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어권 국가의 백인이라면 무조건 두팔을 벌리고 환영하는 강남의 영어학원이나 내 자식은 무조건 백인 원어민에게 영어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욕심의 학부모들, 이들은 문제가 아닙니까?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이라고 전부 국어를 가르칠 자격이 되지 않는 것처럼 영어권 국가에서 자란 백인이라고 해도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력도 자격증도 없지만 단순히 백인이라는 이유로 학원 강사를 선발하는 건 학원과 학부모들의 욕심 때문입니다. 결국 여기서 악순환이 시작되는 겁니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으니 실력이 없어도 백인을 뽑을 수밖에 없다는 말은 결국 핑계일 뿐입니다. 이 점을 지적하는 분은 별로 못 봤기에 올려봅니다.








4. 군가산점 제도와 여성부




이 주제는 숱하게 논란을 불러왔던 것이니 저는 짧게나마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여자라고 전부 여성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자들 모두 군가산점 제도에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자는 군인을 인간취급도 안 한다는 말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저요? 군가산점 제도 찬성입니다. 10점은 너무 짜다고 생각하고요. 여성부는 하루라도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6천억원의 예산을 여성부 따위에 낭비하는 건 미친 짓이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부의 임무는 성범죄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성범죄자의 형벌을 가중시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크고작은 여성의 권익보호는 할 수 있겠지만 역차별을 조장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이 특이한가요? 하지만 적어도 제 주변 여성들은 저와 뜻이 같습니다. 여성이 절대다수인 친목 모 커뮤니티에서도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유만큼은 종종 저와 뜻이 정 반대인 분들의 이야기가 마치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런 것처럼 묘사되어 올라오더군요.












5. 몇몇 오유인이 말하는 여성




[여자분들 제5공화국 같은 드라마 좀 보세요, 파리의 연인같은 거만 보지 말고]



그동안 오유에 올라온 글 대로라면 여자는 연개소문도 안보고 영웅시대도 안 봅니다. 제5공화국 같은 드라마는 더더욱 안봅니다. 여자라면 당연히 파리의 연인처럼 재벌과 신데렐라가 등장하는 트렌디한 드라마를 좋아하지요. 학교나 직장에서의 주 대화 내용은 남자 배우에 관한 것입니다. 싸이에는 강동원 사진이 무조건 한 장 이상 있으며 길에서 강동원보다 덜 매력적인 남자분들을 만나면 대놓고 못생겼다고 욕을 하곤 합니다. 스타벅스에서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며 몇시간씩 수다떠는 게 인생의 낙입니다. 끼니 때가 다가오면 어젠 같은 과 선배를 졸라서 점심을 얻어먹었는데 오늘은 누구한테 얻어먹을지 궁리하지요. 그리고 여자가 운전하면 성이 박씨여도 그 순간은 김여사가 됩니다.


여자라면, 무조건 외모가 예뻐야합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외모에 치중을 많이 해야합니다. 외모 지상주의 논란이 있더라도 츄리닝, 난감툰은 무조건 베오베 행인 걸 보면 여자의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죠. 된장녀는 욕을 먹지만 아름답지 않은 여자들은 더 욕을 먹어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장미란 역도선수도 그저 카툰에 합성되어 비웃음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여자라면 최초로 사채 광고를 찍고 가슴성형을 해도 남자한테 인기가 많은 한채영을 닮도록 노력해야합니다.


또, 여자라면 당연히 신문은 안 읽습니다. 정치나 시사라면 질색입니다. 여자들은 같은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독재자의 따님이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뽑히는 걸 보고 싶어합니다. 여자는 군인은 사람 취급도 안 합니다. 나라를 지키는 건 남자의 의무이니까요. 그래서 군가산점 제도는 무조건 반대입니다. 자기가 공무원이 될 일은 없어도 군대 갔다온 남자가 점수를 더 받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또 길에서 장애인을 보면 인상을 찌푸리고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6. 결론






오유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한 적도 많았지만 참고 또 참으며 버텼습니다. 오유의 몇 안되는 여성 유저로써 이런 글을 쓰기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뿐만이 아닌 다른 여성분들의 의견까지 담는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대부분의 여성 유저분들은 성별 간의 분쟁이 야기되는 글이 올라오면 조용해지십니다. 할 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 오유의 특성상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 글에 반박글을 올리면 아무리 논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도 반대만 먹고 개폐미로 몰릴 게 뻔하니까요. 저 역시 댓글 안 달고 무시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마음의 상처가 생각보다 크더군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오유에서 자주 듣던 말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이 군가산점 제도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 된장녀인 것도 아닙니다. 여자는 장애인을 차별하고 돕지 않는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부모의 두 성을 따서 자식을 이름짓는 여성은 정말 극히 일부일 뿐이지요. 여성이라 함은, 범주가 아주 넓습니다. 세계 60억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며, 한국 4천만 인구의 절반이 여성입니다. 그러나 소수의 여성이 잘못해도 욕은 모든 여성이 함께 먹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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