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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
게시물ID : panic_96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쫌짱
추천 : 16
조회수 : 147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11/12 03:03:55
때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쯤일겁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동갑내기 사촌과 학교 친구 그리고 저 셋 이렇게 강원도에 캠핑을 갔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여름 방학도 우리셋은 어김 없이 텐트 버너 등 한 3일 정도 지내면서 필요한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강원도로 출발했습니다.
도착하면 계곡 옆에 텐트를 치고 불을 지피고 낚시를 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 후 다음날은 일어나서 아침을 해먹고 계곡 물이 데워지는 정오쯤부터 물놀이를 합니다.
물놀이를 한 참하다보니 물살이 세고 깊이가 얕은 계곡물에 싫증이 나 그 근방을 잘 아는 사촌에게 더 놀만한곳이 없냐 물어 한 참 걸어올라가 '쏘'라는 곳에 가게 되었습니다
'쏘'는 산 밑에 있었고 사람 소리는 커녕 문명이 내는 소리는 닿지않는 깊숙한 곳에 있었습니다.
'쏘'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것은 공기가 차가워 졌다는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 또한 놀던 곳 보다 훨신 차가웠습니다. '쏘'를 가까이서 보니 그 맑은 물이 물 깊이가 가늠이 안될정도로 시퍼랬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물놀이에 설렌 마음때문에 신경쓸게 되지 못하였습니다.
물이 한 배꼽까지 오는 높이에서 한 참을 놀다보니 한 가지 생각이 문득 드는겁니다.
'대체 물에 빠지면 무슨 느낌일까?'
'나는 빠져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대체 어떤 느낌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오르더니 어느새 제 머릿속엔 온통 '물에 빠지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득 찼습니다.
물놀이를 한 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사촌이랑 친구는 차가운 물에 질려 햇볕을 쬐며 물 밖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들을 보며 "야 만약에 내가 물에 빠지면 구해줄 수 있나?" 하고 물어봤습니다.
저와 친구는 수영을 아예 못하고 사촌만 유일하게 수영을 좀 할 수 있었던지라 사촌은 당연히 구해줄 수 있다며 장담했습니다.
그런 근거 없는 말에도 제 다리는 점 점 더 깊은 물 속으로 한 발짝씩 내딛고 있었습니다.

 물이 배꼽을 지나고 가슴을 지나고 목을 지나 턱 밑 까지 다가왔을 때 이미 뒤로가긴 글렀었습니다 그 상태로 저는 발이 닿지 않는 곳으로 슥 빨려들어갔습니다.

 순간 발이 닿지 않았을 땐 약간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생각하며 숨을 참고 물에 힘을 쭉 빼고 있으면 다시 얕은 물 쪽으로 물살을 따라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온 몸에 힘을 빼고 숨을 참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뭔가 잘못되고있다는게 느껴졌습니다.
얕은 물쪽으로 흘러갈거란 제 생각과는 달리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가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제는 더이상 내 힘으로 빠져나갈 수 없겠다 판단하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물장구를 치려고 몸에 힘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몸에 힘을 주는 순간 몸이 가라않고 호흡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공포심에 몸에 힘이 더 들어가고 점점 더 가라 앉을것만 같았습니다 
죽을듯이 물장구를 치니 밖에서 친구들이 저에게 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하 저새끼는 지 혼자 재미있는거 다 하려하네"
하며 제가 장난 치는거라고 생각해버린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정말 이대로 가단 죽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더욱 필사적으로 물장구를 치니
"어?!" 라는 말과 동시에 사촌이 저를 구하러 들어오는 겁니다.

그 후 얼마나 지났을까 제 몸에 사촌의 손이 닿는게 느껴졌습니다.
속으로 ' 아 이제 살았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물에 빠졌을 때 구해주러 오는 사람을 방해하면 둘 다 죽을수도 있다고 들어서 온 몸에 힘을 빼고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찌어찌 하다보니 땅에 제 발이 닿는 것을 느끼고는 ' 아 이제 진짜 살았구나' 하며
땅에 발이 닿을 수 있는게 얼마나 고마운일인지 하는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물밖에 나와 멍하니 쉬고 있는데 갑자기 사촌이 화를 내는겁니다.

내가 구해주러 갔는데 니는 이기적이게 니가 숨을 쉬려고 나를 잡고 물밑으로 쳐박았다고 하는 겁니다.
저는 무슨 말이냐고 나는 일부러 니가 구하는데 방해될까봐 가만히 있었다고 하니
물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이 광경을 다 본 친구가 말하길 난 진짜 니가 애 죽이려고 일부러 물에 쳐박는 줄 알았다라면서 저를 다그쳤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그렇게 마무리 되고 가끔씩 우리끼리
대화 소재로 사용되곤 합니다.

" 야 이번 여름에도 강원도 갈거제 "
" 어 가야지 이번엔 구명조끼나 튜브 챙겨가자 "
" 그래 그 때 처럼 물에 빠져서 고생안하려면 챙겨가야지 "
" 그래 벌써 니가 물에 빠진것도 4년 전이네 "
" 그러게 시간 진짜 빠르다 "
" 야 근데 그 때 좀 무서웠던게 있었다... "
" 뭐 내가 죽을까봐? "
" 아니.. 니가 물에 빠져서 죽을 듯이 물장구를 쳐대는데 니 입은 찢어질정도로 웃고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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