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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 조폭의 애절한 외침! XX년아!!
게시물ID : humorbest_1392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랑스런똥꼬
추천 : 39
조회수 : 2527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8/01 23:20:28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6/12 12:51:47
[조폭의 애절한 외침! XX년아!!] 









2001년 여름.. 

내가 XX주유소에서 일할 때 일어났던 일이다...... 





8월 초 살인적인 폭염에 모든 사람들이 예민해져 있었다. 

하루 반나절을 밖에서 햇빛을 그대로 받으며 일하다보니.. 

주유원들의 신경은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워져 있었다. 




특히 심한 다혈질이던 난 거의 짐승이 되어 있었다...-_-; 

툭하면 손님들과 싸우고 뭘 뒤집어 엎기 일수였다....... 

주유소에서도 날 어떻게 처리할까 고심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하고 툭하면 간부회의가 열렸다...... 


늘 회의의 주제는 나였다........-_-;; 







내가 일하던 주유소엔 특히 문신 새긴 아저씨들이 많이 왔다....... 



그냥 평범한 트럭기사인데도, 

계산할 때 손을 자세히 보면 반드시 문신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팔뚝에 王자로 한바퀴 테두리를 친 아저씨도 있었다. 

언뜻 보고 팔지인줄 알았다....... 






팔에 용문신한 관광버스 기사 아저씨.. 

마음을 잡고 새출발을 하려 했던 것일까? 

한 아저씨는 문신을 지우려고 애쓴 흔적이 남아있었다. 


다만 문신을 담배빵으로 지우려고 했던 것이 좀 아쉬운 점이지만.......-_-;;; 




허벅지에 수십자의 한자를 새긴 할아버지도 계셨다. 

옥편인줄 알았다......-_-;; 






뭐.. 암튼 내가 일하던 XX주유소의 손님층은 눈물나게 살벌했다.... 

그래서 난 알바가기 전 항상 내방에서 성경책을 펴놓고 

한시간동안 기도를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주여 삼창은 기본이었고 내 아멘은 언제나 애절했다... 


아멘에 바이브레이션까지 들어갔으리라.......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유독 날씨가 푹푹 쪄댔다. 

손님이고 주유원이고 너무나 예민해져 있었다. 

손님과 주유원사이에서 내내 이새끼 저새끼 욕이 오고갔다. 

정말 욕을 부르는 살인적인 더위였다!! 





저녁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더위는 사그러들 줄 몰랐다. 

그렇게 주유원들은 오만인상을 쓰고 어거지로 일하고 있었다. 

손님앞에 미소 친절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서로 주먹질 안하면 다행이었다....... 




그때 때마침 사무실 TV에서 모 주유소 CF 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치 불친절한 우리들에게 일침이라도 가하 듯... 



【 어서오세요~ XX정유입니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우훗~ 】 








우리주유소 애들: 지랄하네! 썅!!!!! 


손님들: -_-;;; 









저녁이 되자 갑자기 차가 몰려들었다...... 



나를 비롯한 나머지 2명의 주유원들은 

씨발소리를 연달아 외쳐대며 죽어라 뛰어다녔다. 

손님들은 빨리 좀 하라고 빵빵댔고 

주유원들은 존나빵빵거리네 라고 대놓고 화를 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살인더위에 손님이나 주유원이나 다들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맹수가 우글거리는 사파리같았다........ 











그런데 그때!!! 



내 생사가 오가는 엄청난 위기가 닥쳤다!! 

사건은 지금부터 펼쳐진다........ 






난 누비라를 몰고 온 한 아저씨에게 카드 전표에 사인을 받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내 왼쪽 어깨를 툭툭 쳐댔다. 

그 치는 촉감이 심히 좋지 않았다........ 




슬쩍 뒤를 돌아봤더니... 


조그만한 키의 머리 삭발한 아저씨가 껄렁껄렁한 자세로 서있었다. 

난 건성으로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하고 다시 누비라 운전자에게 카드 전표를 떼어주었다. 

그랬더니 뒤에 빠박이가 좀 더 강도있게 내 어깨를 치며, 




빠박이: 여기 얼마야...? 얼마냐고.....? 




난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 

순간 꾹 참고 빠박이에게 다시 한번 기다리라고 말했다. 

누비라 아저씨는 보너스 카드 가입을 물어왔다. 


이 새끼도 빠박이 못지않게 짜증났다..... 

이 와중에 무슨,....... 

쓰발놈... 보너스 되게 좋아하네...........-_-;; 





난 마지막 남은 인내심을 싹싹 긁어모아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뒤에서 슬슬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주위를 살펴보니... 

다른 주유원 애들은 다른 차 받느라 정신없어, 

내 뒤에 성난 빠박이를 챙겨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 빠박이는 오기가 발동했는 지... 

나만을 바라보며 슬슬 씩씩대고 있었다. 

그런데 빠박이 차는 주유중이었다! 

더군다나 가득넣고 있었기에 주유가 다 끝나야만 얼만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러니 나로선 더더욱 빠박이가 짜증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난 계속 빠박이를 그냥 취객이겠지.... 하며 

누비라 아저씨에게 계속 보너스 카드 가입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뒤에 빠박이가 무섭게 소리쳤다!! 







빠박이: 야~!! 이 씨발년아~~!!!! 







빠박이의 4옥타브를 넘나드는 엄청난 고함에, 

순간 그 아수라장같던 주유소 필드 안이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얼음땡 한장면같았다...... 

살면서 수많은 욕을 들어봤지만... 

이렇게 뱃속에서 우러나오는 욕은 처음이었다!! 





빠박이..... 

생긴거랑 다르게 성량이 아주 뛰어났다..... 




모든 손님과 모든 주유원들의 시선이 나와 빠박이에게 집중되었다. 

난 혹시나 나한테 씨발년이라고 한 건 아니겠지하고....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이럴수가!!! 


빠박이는 씩씩대며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다! 

빠박이는 분명 나한테 욕을 한 것이었다. 

황당했다. 씨발년이라니... 무식한 놈이었다. 



남자한테 씨발년이라니... 

그것도 남성미의 대명사인 나한테.... 




일단 난 주유원으로서 밥그릇에 몇개 붙어있는 밥풀때기 긁어내 듯 

최후의 인내심을 박박 긁어 이성적으로 신사적으로 대처했다. 

분명 밝혀야 했다!! 


내가 씨발년이 아님을......-_- 







활화산: 저.. 씨발년이 아니라 씨발놈인데요... 









이렇게 빠박이에게 회심의 한마디를 던지고 

일부로 더 열받으라고 

다시 누비라 아저씨에게 보너스 카드 가입에 대해 아까보다 더욱 상세히 설명을 해줬다. 




그것도... 


빠박이 뚜껑 열리게 더더욱 친절하게... 

TV에 나오는 주유원처럼..... 





예상대로 뒤에서 씩씩대는 소리가 점차 커져왔다!! 

누비라 아저씨는 내 뒤에 빠박이 때문인 지... 

아까완 달리 많이 심기가 불편해보였다. 



그순간..... 

누비라 그의 눈빛에서 애절함이 우러나오고 있었다!! 

난 그의 눈빛에서 간절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제발 절 놔주세요.. 뒤에 빠박분한테도 신경 좀 써주세요...... 

제발요~!! 보너스카드 가입이 뭐 인생의 전부인가요.. 

제발... 저분한테도 관심 좀 가져주세요~!!! ] 










그러던 그때였다!!!!! 




뒤에서 또다시 엄청난 사운드가 들려왔다!! 

이번엔 샤우트 창법이었다!! 






빠박이: 야~!! 이 씨발년아~~~~~~~~!!!! 





기분 나쁜 욕을 떠나서... 

비록 욕이었지만 참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시원하고 청랑한 소리였으리라... 



빠박이... 

다시 말하지만, 목청 하나만큼은 참 좋았다.... 

KBS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면 송해한테 키스받을 목소리라고나 할까....... 






암튼 이 빌어먹을 빠박이새끼가 나한테 또 씨발년이라고 욕을 한 것이었다!! 

내가 분명 방금 전 친절하게 씨발년이 아니고 씨발놈임을 밝혔거늘....... 

나도 순간 눈이 돌아버려 싸나운 어조로 외쳤다!!! 





활화산: 에이~ 씨빨!!! 

아저씨!! 근데 왜 욕해요?!! 왜 욕하는데~?!!왜~!!!? 










그.. 그런데....!!! 



그 순간 나시입은 빠박이 팔뚝이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문신과 질서정연하게 일렬로 새겨진 담배빵의 조화.. 

게다가 우락부락 핏줄까지...... 



빠박이에게 얼굴을 들이대던 난 순간 움찔했다!!! 







게다가 뒤에 빠박이가 타고 온 그랜져XG 안에 

빠박이와 비슷한 이미지의 아저씨들이 두명이 더 타고 있었다. 

빠박이는 안에 그들과 비교하면... 

순정만화 속에 나오는 화사한 꽃미남 이었다........-_-;; 







그들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띄고 날 노려보고 있었다.... 

맹구가 아닌 이상 그들이 폭력계 종사자라는 걸 깨닫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의식중에 뒤를 돌아봤더니... 

누비라 아저씨는 어느새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렇다...... 


그들에게 빌어야만 했다........-_-;;;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니... 

주유원 애들과 다른 차 단골 손님들 모두 

날 잔뜩 기대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 쓸데없이 터프가이 이미지를 심어온 게 화근이었다... 

여성스럽고 섬세한 이미지를 컨셉으로 잡아놨어야 했다.........-_-;;; 







난 사면초가에 빠져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배수진을 치고 빠박이와 맞장을 떠야만 했다!!! 



에잇~ 씨빨!! 남자가 한번 죽지 두번 죽냐?!!!! 





빠박이가 그런 나를 

무섭게 노려보며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순간 지난 날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달빛은 구름에 숨어 빛을 잃어가고... 
뒷산에 짐승들과 곤충들은 서글피 울고 있었다........ 












죽음이 임박해온 것을 깨달은 난 

두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점점 빠박이의 발걸음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빠박이는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 진득한 술냄새를 발산하며 내 앞에 우두커니 섰다. 

난 남자답게 죽자를 속으로 외치고 두 주먹을 불끈쥐고.. 

최후의 맞장을 위해 감았던 두 눈을 조용히 떴다!!! 












아..아니!! 


근데 이게 왠일인가!!!! 








빠박이는 내 앞에 서있었지만, 

내가 아닌 다른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빠박이는 자신의 차 뒤에 있던 프린스 운전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빠박이는 어김없이 그에게 이렇게 외쳤다!! 





빠박이: 야~!! 이 씨발년아~!!!! 뭘 봐?!!! 

저게.. 그래도 꼬라보네.... 너 일루 와~!! " 






그리고는 빠박이는 술에 취했는 지 

비틀비틀 뒤에 프린스로 다가가 앞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그렇다....... 


빠박이 차 뒤에서 기름넣던 프린스 아저씨는 

안에서 나와 빠박이와의 싸움을 지켜보다..... 

나에게 다가오던 빠박이랑 우연히 눈이 마주친 것이었다....... 







술에 만취한 빠박이는 정말 무지하게 산만했다! 

거의 그 산만함의 수준이 어린이집 수준이었다..... 



이런 빠박 어린이.......-_-;; 






어느새 날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뒤에 프린스 운전자에게 필이 꽃혀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프린스를 통째로 삼켜버릴 기세로 차를 뒤흔들고 있었다! 

쥬라기 공원 티라노사우르스 같았다........-_-;; 






빠박이: 야 이 씨발년아!!! 니가 날 꼬라봐?!! 

안 내려?!! 내려!! 이 씨발년아!! 







옆에서 유심히 지켜보니..... 

빠박이는 씨발년이라는 단어없인 절대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인물이었다.. 





이런... 

씨발년을 자기보다 더 사랑한 빠박이........-_-;; 








심지어 말리려고 나온 두명의 자기 폭력계 동료에게조차도 

씨발년을 남발했다....... 







빠박이: 씨발년아! 말리지마!! 놔봐!! 

씨발년이 꼬라보잖어~!! 놔봐!! 씨발년아~!! 






도대체 첫번째 씨발년은 누구이며, 

두번째 씨발년은 누굴 가리키는 건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_-;; 






할줄 아는 욕이 오로지 씨발년뿐이었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씨발년을 너무 사랑한 죄...............-_-;; 








난처해하던 두명의 폭력계 동료는 

안하무인이 된 빠박이를 간신히 차에 태우고는 도망치 듯 떠나버렸다...... 











난 한참을 넋이 나가 서있었고........ 



갑자기 봉변 당한 프린스 아저씨는 

핸들을 잡은 채 아까 그 자세 그대로.... 

얼어있었다.......... 




그 살인더워에 뜨겁던 주유소 필드가 

어느새 목동 아이스링크가 되어있었다....... 


참 어이없을 정도로 산만한 놈이었다..........-_-;;; 













며칠 후..... 



낮에 빠박이차가 다시 찾아왔다. 

재수없게도 또 다시 내가 받게됐다.....-_-;;; 








난 그가 혹시나 저번일로 시비를 걸지나 않을까, 

잔뜩 긴장하며 주문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빠박이의 기억력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이었다..........-_-;; 








역시 빠박이는 산만했다....... 




날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하긴 커녕... 

날 보더니 처음 보는 얼굴이라며 

해맑은 미소까지 지어보였다............-_-;;; 







그 후로도... 


너댓번을 더 접대를 했지만.... 


날 끝끝내 기억하지 못했다... 

오히려 난.... 

급기야 그들에게 날 기억해달라고 애원하고 싶은 충동이 들기까지 했다.... 






한참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귀편에 그의 우렁찬 씨발년 소리가 아득히 들려오는 것만 같다.............

 

 

<끝>

글쓴이- 활화산열혈남아.

 

출처- http://cafe.daum.net/hwalhwa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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