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달이 힘들어질 것 같단 글을 썼다.
말이 씨가 된다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늘 언제나 매일같이 예상했던 시나리오인데,
'갑자기' 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텐데도
나는 너무 놀라고 말았다.
2월쯤이라 생각한 건 나의 욕심이었겠지.
최대한 너와의 만남을 길게 끌고 싶은 마음이었겠지.
사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야
너를 만날 수 없음을 비로소 느끼겠지.
밥을 먹다 소식을 들었던 나는
멍하니 불어터진 면을 보다가
그래도 먹어야지, 꾸역꾸역 넣었다.
웃기게도 배는 고프더라.
무슨 말을 할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거짓말을 잘 못하는데
그걸 또 재빠르게 캐치하는 너니까
평소보다 더 업된 모습으로 봐야 할까,
오히려 너무 오버하는 게 아닐까,
그래도 붙잡고 울 순 없으니까...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순 없을까.
이렇게 빨리 보낼거라 생각했다면
좀 더 많이 웃을 걸.
슬퍼하고 서운해하고 아파하는 모습보단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만 더 보여줄걸.
최대한의 노력보다 더한 노력을 했음에도
미련이 남는 게 과거.
그런 일이 있어도
또 아무렇지 않게 내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게 현재.
준비를 한다해도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와
내 뒤통수를 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