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크리스티를 좋아하는지라..
오랜만에..한권 한권 읽어볼까 하여..도서관에 가서 한 권 집어들었습니다..
두꺼운 하드 커버를 한장 넘기니..정갈한 글씨체로 등장인물들 이름과 현재 직업과 바뀌기 전 이름을 포스트 잇에 써서 붙여 놓았더라고요.
참 괜찮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초반 사건이 나오고, 등장할 이름들이 하나 하나 언급되더니.
유독 한 이름에만 연필로 줄이 쳐져 있더군요. 뭐지..뭘까.. 라고 생각한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길함에 못이겨 책을 읽다가 맨 뒷장을 넘겨 보았죠.
아니나 다를까.... 걔가 범인...ㅠ_ㅠ
도서관의 특성상 포스트잇을 쓴 사람과 범인 이름에 밑줄 그은 사람이 같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만...
뒷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있겠네요. 만화책에 범인 얼굴 동그라미 쳐 놓은 건 봤지만...ㅋㅋ 추리 소설에서 그럴 줄이야...
코딱지 붙여 놓는 인간. 피 묻은 코딱지 붙여 놓은 인간. 귀퉁이 잘라먹은 인간. 낙서한 인간. 벌레 죽여놓은 인간...등등..
벼래별 사람들이 있지만 책 읽는 즐거움을 앗아간 인간이 제일 나쁜 것 같네요.
흑... 이상 상처받은 인간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