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락 밴드 '필베이'의 보컬 조제 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쓰신 글입니다.
이 글에는 이 곡을 만들게 된 사연이 적혀있는데요
열차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한참을 서있다,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보아도 그곳은
온통 새까만 어둠뿐입니다.
문득 그 사람이 보고싶어 그가 사준 목걸이를 꺼내어봅니다.
그 사람만큼이나 차갑고 빛이납니다.
어둠을 뚫고 ‘빠앙’하며 열차가 들어섭니다.
그 경적소리가 어찌나 크고 웅장했던지,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던 손을 나도 모르게
힘껏 움켜쥐고 말았습니다.
‘툭’하고 끊어져 잎사귀처럼 선로위로 떨어져버린 목걸이를 바라보며 전 잠시 망설입니다.
떨어진 목걸이. 다가오는 열차. 안전선을 넘어가던 저의 걸음은 이내 선밖으로 물러납니다.
그렇게 그 사람도 떠났습니다.”
가능케 만들며, 어느 노래 가사처럼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를 건너게 하는 힘을
주는 사랑. 세상에 수없이 많은 사랑예찬론자들은 세상의 모든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는 사랑이라 외칩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왜 저의 가슴 한구석엔, 또 많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 사랑은
치유제가 아닌 아픔의 이름으로 자리잡고 있는걸까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건 너의 사랑이 외사랑이기 때문이라고. 두손을 맞잡지 않고 서로를
마주보지 않는 사랑은 더이상 사랑이 아닌 집착이라고.
정말 그럴지도 모릅니다. 응답없는 우주를 향해 쏘아대는 외로운 주파수처럼, 그 사람의
눈과 코와 입이 아닌 뒷모습만을 바라보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용기없이, 이름없이 서랍속 가득히 쌓인 마음들은 결국 사랑이 되지 못하고, 오래
도록 아린 기억으로 남게됩니다.
전 이렇게 전해지지 못하고 닿지 못하는 마음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사랑이든 그저 집착이든, 꺼내어 소리내지 않으면 아픈 기억으로 남을것 같아 노래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마치 편지를 쓰듯이 써내려간 가사, 아무도 없는 조용한 연습실에서 독백처럼 두드리던 기타.
그렇게 ‘Love to be’는 한시간여만에 탄생하게 됩니다.
아마도 필베이의 멤버로써가 아닌 그저 ‘조제’로써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에, 노래를
만드는데 그리 오랜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참 많이 투박하고 조약했던 기타하나위에 얹어진 단순한 멜로디는 유비와 멤버들의 손을 거쳐
비로소 한곡으로써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노래 시작전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노래의 한구절, 반복되는 드럼루프, 간결한
기타소리와 피아노 소리는 비록 밴드적 사운드의 느낌과는 조금 다르지만, 가사를 하나 하나
곱씹게 해주고, 아련함을 느끼게 해주기엔 더없이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필베이 1집앨범전에 만들어진 필베이의 데모앨범과 ‘포엠툰’이라는 카툰을 그리시는 한 작가
분 작품의 배경음악, 케이블 드라마 '다세포 소녀'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되면서 알음알음
알려진 ‘Love to be’는 아직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고 계서서 그 생명력을 잃지 않고 들려
지고 또 불려지고 있답니다.
역시 노래의 생명력은 여러분들이 불어넣어 주시는 거라는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참, 여기서 작은 비밀하나^^
학교 영어수업시간에 졸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이미 아셨겠지만, ‘Love to be’라는 제목은
영어 어법상 맞지않는 표현인데요. 여기서 ‘be’는 동사가 아닌 이니셜이랍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보내다라고 표현하면 맞겠죠?^^
전 노래 끝부분에 나오는 여자보컬의 파트에 참 애착이 갑니다.
아마도 그 가사가 제가 하고싶었던 말을 가장 함축적으로 담은게 아닌가 싶은데요.
“서랍속에 가득했던 닿지 않던 내마음, 가슴속에 가득했던 닿지 않던 내마음”
진실된 노래는 오래전 기억들과 만나 우리의 가슴속을 파고들곤 하죠.
사랑에 아파하시는 분들, 아직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계시는 분들.
이 노래가 조금의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까지 닿지 않는 사랑이야기 ‘Love to be’였습니다.
[출처] 부치지 못한 서랍속 편지 같은 사랑을 노래하다- 필베이 ‘Love to be’|작성자 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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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속에 가득 쌓인 내 마음,
마음껏 외쳐보고 싶지만 아직은 전해질수 없는,
소리없는 아우성 같은..그런 마음..
딱 지금의 제 심정을 대변하는 곡 같아요.
10년 전에 들었을때도 참 좋아했던 곡이었는데 오늘따라 유독 생각나길래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