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예선전 3게임을 보고 우와, 세대 교체한 한국 축구 수준이 이 정도면 이번 아시안 컵은 물론 이제 아시아 무대를 좁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아쉽게 됐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얻은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정말 열심히 뛰어준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우선 고맙다는 말을 한다.
오랜만에 흥분과 즐거움을 느꼈다. 주제와 벗어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지원이 잘 안되는데 우리나라를
빛내주는 운동선수들이 할 일 없이 국내에서 싸우기만 하고 밖에서는 깨갱하는 정치가들 보다 훨 낫다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쉬운 점부터 얘기해 보자.
물론 전반적인 실력, 패싱, 그리고 전술적인 부분에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세련되고 적어도 많은 아시아팀들을 상대로는 유럽과 그나마 유사한 축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
또 즐기는 분위기의 축구는 한국 축구의 혁명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조금 자만심이 보이지 않았나 싶다. 굳이 지적하자면 구자철의 인터뷰, 그리고 어제
경기만 해도 구자철과 지동원은 선배들이 만들어준 기회에서 너무 볼을 끌다가 뺏기는 어이없는
상황들을 많이 연출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넘치는 걸 좋은데 그걸 너무 넘어서면 그다지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캡틴의 것과 같은 자신감이다. 항상 말을 
아끼고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자신감을 비추고 실력으로 보여주는...저번 한일전의 조깅 세레모니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물론 긴 무명시절,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정 받지 못했던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박지성은 뿌리가 깊고 흔들림이 없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리고 혼자 힘으로 개척해 프리미어리그까지
갔던 박지성 때문에 사람들의 기준이 너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그와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은 조금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
또 엄청난 정신력을 보여준 어제였지만, 예전과 같은 투지를 느낄 수 없었다. 솔직히 내 좁은 시선으로는
박지성, 이영표만큼 투지를 보여준 젊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 반일감정 그런 걸 떠나서, 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우리 국민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우리 선수들이 한일전 만큼은 더 힘내주기를 염치없이 바란다. 우리 한국인은 객관적인 실력의 차이도 정신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여러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얻은 점
우리는 한국 축구가 최고라는 걸 충분히 증명했다. 체력적 핸디캡, 그리고 어제 주심이 우리 진로방해도 하고 가관이 아니던데.. 우리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 갔다. 젊은 선수들의 기대하지 못한 활약,
기회를 후배들에게 양보하는 새로운 모습들, 서로를 격려하고 항상 그래왔지만 매너좋은 축구 등을
보고 우리 축구는 세계 최고까지는 조금 멀다해도 진화하고 있다는 확실한 느낌을 받았다.
또 어제 패널티 킥에서 실수한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지만 그들에게는 정말 좋은 교훈을 주었을 꺼 같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것을 관대하게 지켜봐주는 사람 그리고 욕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한다.
잘해도 욕먹는 세상이니깐.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축구하면서 욕을 안먹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실수가 젊은 선수들의 자만심을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더욱더 크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앞에 놓인 결과로는 아시안컵 우승을 놓치고 그 이후 부가적인 다음 경기에서 유리한 위치를 놓쳤지만
더 먼 미래를 봤을 때는 얻은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동의 눈먼 실력없는 심판들과 체력적 부담을 가지고 끝까지 뛰어준 태극전사들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한다. 3-4위전까지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좋겠다. 태극전사 화이팅

세줄 요약
아쉬운점: 젊은 선수의 자만심, 투지 부족
얻은점: 우리의 변화된 모습, 실수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클 수 있다는 점
3-4위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