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례신문 경향신문 서울신문 경인일보 영남일보 경남도민일보 새전북신문 부산일보 8월 2일 매일신문 8월 2일 대구일보 8월 2일 미디어오늘 [사설] 한나라당 제작·감독·연출의 '바보 청문회' 국회 교육위원회가 김병준 교육부총리를 상대로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벌인 質疑질의는 증인과 참고인은 없었지만 사실상 聽聞會청문회나 다름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증인격’인 김 부총리는 始終시종 소리 높여 당당하게 자기 주장과 해명을 했고, 여유 있게 웃어 가며 의원들을 쏘아붙이는 데 비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再湯재탕 三湯삼탕하는 無力무력하고 불성실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누가 누구를 추궁하는지 알 수 없는 ‘바보 청문회’가 돼버린 것이다. 어느 한나라당 의원은 “준비를 많이 해 할 말이 많다”며 질문 아닌 연설을 하더니 결론은 “답변은 서면으로 해달라”였다. 답변을 듣고 논리적 허점을 조목조목 되따질 능력도 준비도 없었다. 다른 의원은 훈계성 발언으로 10분 질문을 까먹은 뒤 “예, 아니요 라고만 답하라”고 윽박질렀다. 자기들끼리 미리 역할 분담도 하지 않아 언론 보도와 똑같은 질문이 쳇바퀴 돌 듯 돌아갔다. 한나라당 소속 교육위원장이 “인터넷에 의원들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더 잘해야겠다”고 촉구할 정도였다. 맥 빠진 질문에 氣勢기세가 오른 김 부총리는 “지방 행정하는 수백명, 수천명 학자 중에 가장 메이저(主要주요) 著書저서 가진 사람이 누군가 알아봐라. 그 중 한 명에는 반드시 (내가) 들어간다”고 큰소리쳤다. 성북구청 용역보고서가 부적절한 거래라는 한나라당 의원의 추궁엔 “내가 박사학위를 팔았나? 보고서 보고 얼마에 팔았는지 계산해서 말해달라”고 의원을 야유하기까지 했다.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의원 6명 중 이번 상임위를 위해 교육부나 학술진흥재단, 성북구청 등에 자료를 조목조목 요구한 의원은 거의 없었다.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렇게 준비를 안 해서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해줄 정도였다면 사정을 알 만하다. 한나라당 의원은 “김 부총리의 잘못이 명백한데 준비할 게 뭐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400여건의 자료에서 성북구청이 김 부총리에게 630만원의 용역비를 준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김 부총리는 “제가 몰랐던 자료”라며 당황했다. 김 부총리는 청문회를 끝내고 의기양양하게 “사퇴는 무슨 사퇴냐”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객관적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의혹을 해소시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준비도 논리도 氣魄기백도 사명감도 자존심도 없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얼빠진 ‘바보 청문회’로 이들을 의기양양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