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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눈에만 좋아보이는 직장생활..
게시물ID : gomin_13943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ZnY
추천 : 2
조회수 : 35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3/28 22:37:23
저는 지금 회사 들어오기 전에 대학졸업하고 소기업에 들어갔어요. 진짜 월급 세후 100-120 받고 일했어요. 20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작년 이야기에요. 그때만해도 대기업 다니는데 힘들어서 일 그만두고 그런 사람들은 정말 배가 부르고 불렀단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그 돈 받으면서 그정도는 일해야지, 나는 야근해도 특근해도 수당 하나 안 나오는데.. 이런 생각이었죠.

그러다가 일은 6개월만에 그만두고 하반기에 대기업 공채에 입사원서 넣었는데 합격하여 현재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연봉 많이 올랐습니다.

전에 소기업 다닐 땐 점심값도 무서워서 만날 삼각김밥, 컵라면 먹고 다녔어요. 차비 아끼려고 도보로 30분 거리 뛰어다녔고요. 택시 타는 건 사치 중의 사치였죠.

지금은 제가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다니고 가끔 급한 일 있을 때 택시타고 다녀도 돈이 남더라고요. 하지만 전 행복하지 않아요..

대기업에 다니면서 6개월 넘는 그 기간동안 제 송곳니가 사라졌습니다. 밤마다 그렇게 이를 간대요. 태어나서 한 번도 자면서 이 갈아본 적이 없는데.. 보름 전부터 마우스피스 맞춰서 끼고 자는데 일어날 때마다 턱이 빠질 듯 아파요.

2개월 전부터 생리를 안합니다. 수능으로 스트레스 극에 달했을 때도 주기 딱딱 맞춰서 하던 생리가 2개월 전부터 끊겼습니다.

갑자기 정신 잃고 쓰러진 적도 있어요..

밤늦게 집 들어오면 치킨에 라면에 이것저것 먹어요. 변기통 붙잡고 한 번 토할 때까지요. 전에는 전혀 없었던 버릇이에요. 작년 여름에 키 165cm 52kg로 정상체중이었는데 지금 재보니 72kg이네요.

저 죽을 거 같아요. 어느 순간 갑자기 눈물이 터지기도 하고, 때로는 길가다가 누가 절 살짝 치고 가면 죽이고 싶은 폭력적인 충동도 들어요. 몸도 마음도 다 망가져가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이거 또한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배부른 소리라 아무런 말도 못해요. 그만둘 수도 없어요. 가난한 집안에 저 밖에 수입이 없어요. 아직 어린 동생도 있고.. 그리고 대기업 간다고 좋아한 엄마 생각하면 도무지 그만 둘 수 없어요. 동생이 대학생이 되어 뒷바라지 안해도 되면 그냥 다 놓고 죽고 싶어요.

여기서 나와서 또 다른 직장 취직할 자신도 없고요.. 이거의 반만 주더라도 마음 편히 일할 수 있으면 그 일을 하고 싶지만 그런 곳은 또 없겠죠. 구직할 동안 가족들 쫄쫄 굶길 수도 없고요.

집이 어려워 중학생 때부터 많은 아르바이트 해보고 대학도 우여곡절 끝에 갔는데 이게 다 지금 이 직장 다니기 위해 한 일인 걸까요? 그렇다면 그렇게 나를 채찍질하며 살아온 인생이 너무 허무하네요..

사람들은 제 명함을 보며 출세했다, 부럽다 그렇게 말하지만 저는 이 명함이 저의 손과 발을 묶은 족쇄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그래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은 오유 고게 뿐이라 여기서 늘어놓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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