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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앞 길고양이4
게시물ID : animal_35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고래돌고돌
추천 : 21
조회수 : 1466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1/26 14:08:15
어버버버.. 어버버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걸 어떡하지. 대부분 할머니들은 똥고양이 싫어할텐데. 게다가

고양이들이 헤집고 다니는 통해 쓰레기들도 어지러운걸 아실테고 (그걸 청소하시는게 할머니시니)

사료 부스러기가 돌아다니는 것도 맘에 안드실텐데... 아 이걸 어쩌지.......

결국 나는 가장 불쌍한 조합을 생각해 냈다. 

"아 네. '새끼' 고양이들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게 불쌍해서요. 요 쪼그만 것들이

먹고 살겠다고 다니는데 너무 귀엽고 불쌍해 가지고요."

"사료는 직접 산거여?"

"아~~~~니요 설마요. 길 가는데 공짜로 쪼그만 거 주드라고요.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요."

생각을 해도 참.... 사료를 공짜로 주는 데가 어디있냐.....

그래도 일단 사료를 사서 고양이를 불러모은다고 생각하시기보단 나을거 같아서 이상하게 둘러댔다.

"음... 그려?"

할머니는 청소하러 들어가시고 현관 앞에서 담배를 빨며 초조하게 머리를 굴렸다. 이거 잘못하면 

나까지 쫓겨날 수 있었다. (전에 한번 말했듯이 나는 담배때문에 쫓겨난 적이 있다.) 아 이거 어떡하지...

그러고 보니 할머니의 반응이 그리 막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

저런 고양이 따위 아무 관심 없다는 말투로 할머니를 슬쩍 떠보았다.

"할머니 쟤는 언제부터 여기 살았데요?"

"글씨, 길고냥이야 뭐 이리갔다 저리갔다 돌아댕기는 거니께."

"아 그럼 정확한건 모르세요? 저 처음 여기 들어올때부터 저게 여기 있던데."

"뭐 그럼 그러컸지 뭐."

생각보다 큰 반대나 싫어하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지만 일단 아무것도 아닌듯이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고양이들 밥그릇 물그릇으로 쓰던 참치캔 치운 사람이 할머니였구나.... 

그제사 이해가 되었다. 사실 그릇 사기는 아깝기도 하고 해서 참치캔을 그릇으로 재활용 했었는데

눈만 뜨면 사라져있길래 난 녀석들이 물고 간줄 알았었다.

이렇게 할머니와의 조우가 흐지부지 물흐르듯이 넘어가고 결국에는 녀석들의 앞에서 밥먹는 모습을

사진을 찍을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너무 가까이에서는 찍을 수 없었고 멀리서 줌으로 당겼다.

사진찍는 소리에 놀라서 도망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없어서 더 놀랐다.

아무튼 밥을 주고 먹는 모습을 담배피면서 지켜보던 어느날 ....

그날은 눈이 엄청 왔다. 녀석들이 오돌오돌 떠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걱정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에 나비만 알고 있을때 추울까봐 못쓰는 옷을 나비가 매일 누워있는 신발장 위에 얹어놓았었는데 

녀석이 그 자리를 피해 아래칸에 누워있는걸 보고 보금자리 만들어 주는 걸 포기했었다.)

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나비는 가끔 내가 새끼들에게 접근할때 으르릉거리거나 하악 할때 

말고는 평소에는 야옹 소리 한번 안하는 고요한 고양이였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밖에 나가 창을 본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나비의 두배정도 되는 덩치의 노랑색 얼룩이가 밥그릇의 냄새를 맡고 있었고 (나비는 신경쓰지 않는듯 했

다.) 나비는 자기 뒤에 새끼 두마리를 두고 귀를 눕히고 하악거리고 있었다. 얼룩이는 창문 뒤에 내 인기

척이 나자 얼른 자리를 피해버렸다. 

어 그런데 저녀석은 뭐지? 나비의 1.5배 정도 될듯 보이는 큰 녀석이 하나 더 있었다. 이 녀석도 검은색

과 흰색의 얼룩이였는데 얼굴과 몸이 뚱뚱한 녀석이었다.

아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지.. 어미랑 새끼가 있으면 당연히 아비가 있었겠지. 그러니 그 동안 나비가

새끼 돌보고 아비가 먹이를 날랐겠지..........

어 그런데 나 이녀석 어디서 본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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