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자락에 가출했던 호식이(남1세)가 한 달 동안 바깥세상의 쓴 맛을 경험하고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엉엉...
맘고생 엄청 심했거든요. 처음엔 혼자가된 호순이(여1세)도 호식이가 없어서 많이 심심해보였는데 내심 돌아오겠지 한가닥 희망을 품고있다가
맘좋은 새주인 만나서 잘 살겠지(성격이 좋거든요) 포기할라는 순간... 금요일 새벽인가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깼는데
호식이가 마지막 죽을 힘을다해 집사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그 때의 그 벅차오르는 감정...
고맙다가도 만신창이가 된 모습을 보니 또 밉다가도 헛웃음이 나다가 별의별 감정이 막 교차하더라구요..ㅜㅜ
한 달동안 밥도 못먹었는지 뼈만 앙상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 시간이 새벽 2시.. 급체할까봐 밥은 조금만 주고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파파이스 보면서) 잠자러 방문을 잠그면 또 죽어라 울고. 방문을 열어놓으면 떼가 꼬질꼬질한 그 행색으로 이불을 더럽히니
그냥 옆에서 사료 한톨씩 주면서 꾸벅 졸다가... 아침이 되자마자 동물병원에가서 검사하고 약사고 주사맞고.
의사 선생님이 몸무게 달아보더니 정상이래요.. 헉...(가출전에 돼냥이었던거죠...) 집에오자마자 난생처음 목욕을 시키고..
(한달동안 무슨일을 당했길래.. 계속 저 표정이었습니다. 아이고 불쌍해ㅜㅜ)
(그토록 꿈꾸던 이불위에서의 꿀잠... 마른것좀 봐요..거짓말 안보태고 48시간 정도 연속으로 계속 잤던것 같아요. 밥먹을 떄만 잠깐 깨고)
근데 한동안 호순이가 호식이만 보면 핰핰대더라구요. 한달동안 바깥 냄새를 뭍혀왔는지 계속 경계했어요. 한동안 호식이는 호순이 눈치만 살피고 살았습니다.
예전엔 호순이 앞에서 떵떵거리고 살았는데 말이죠. 아직까지도 그 때부터 서열이 바뀌지가 않았음.
(2주 정도 지난다음부턴 자면서 DNA 포즈도 취하고. 다시 친해졌음요.. 그래도 여전히 서열은 호순이가 위..)
(점점 살이 찌고 있는 호식이. 그러나 눈은 여전히 게슴츠레.. 찐따표정 계속 짓고 있었어요...)
(최근엔 다시 예전처럼 껴안고 자기도 하더라구요. 방이 좀 추워서 그런지 몰라도...이제 몸무게도 예전으로 돌아왔고 표정도 돌아왔습니다.)
(이건 호순이 오늘 잠자는거 찍어놓은거)
여튼 고양이 가출하고 골든타임이 딱 한달이라더만 정말 딱 한달만에 돌아왔네요. 밖에서 동네 길냥이한테 다구리 당했는지 이젠 아예 나갈 생각도 없나봐요.
대신 가출 후부터는 식탐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밥은 항상 정량만 먹었고 좀 많이주면 항상 남겼는데 요샌 주는대로 다 먹고 모자르면 계속 소리질러요.
그래도 한 번 나간 고양이 또 나갈 수 있으니 요샌 나갈 때 들어올 때 엄청 신경쓰고 있습니다. 여튼 가슴 쓸어내렸네요. 참 다행이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