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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면, 싸워는 보고 죽자. 모리안도 그러라 명할 것이다
게시물ID : mabi_1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솔레스티
추천 : 1
조회수 : 12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1/26 15:30:35
사실 지금까지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스토리가 뭔가 뼈대가 있어 보이기는 해도, 몰입도나 흡수력은 조금 부족한게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뭔가 흑막이나 떡밥은 많이 뿌린 것 같은데, 그것의 정체를 밝히는 이야기가 너무 없고, 플레이어가 추리할 단서도 지나치게 적게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적인 몇몇 보스들 말고는, 그 외의 중요해 보이는 레이드 보스 같은 애들은 등장 배경 같은 것이 끼워맞추기식으로 우겨넣은게 많아서(우르쿨 : 글쎄 잘은 몰라도 고대의 괴물이래 / 클라우스 : 그냥 이상한 마법 쓰는 트롤이래 / 라고데사 : 그냥 폐허에서 살던 거미래 / 퀸 : 요새 떠도는 하얀 괴물 소문을 아니? / 블러드로드 : 프린스는 알겠는데, 얘는 누구야? 뱀파이어 왕이래? ... ), 후반으로 갈수록 '얘는 누구고 무엇 때문에 나오는 애지?' 라는 생각이 드는 애들도 많아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동기부여가 조금 떨어지는 감도 들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슬슬 그런 떡밥을 회수하려는 생각인가 봅니다(이제 에피소드는 두어개밖에 남지 않았지만요). 이번 에피소드8 파트1만을 진행했을 뿐인데도 그러한 느낌이 드는걸 보니 확실히 메인 시나리오라이터가 이상균님('하얀 로냐프 강'의 저자)이라던 얘기가 그냥 있는 소리는 아니었나보다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게임을 하면서 스토리텔링과 음악 같은 요소에 굉장히 무게를 많이 두고 플레이하는 게이머인데, 이렇게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밟아나가는 게임을 하니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전작 '마비노기'도 게임 자체는 친구 따라 조금 플레이 해 본 것이 전부였지만, 그 스토리에는 관심이 많았었는데(켈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이지요. 후반으로 가면서 영 잘못 꼬여서 겉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 '마비노기 영웅전'도 그런 마비노기의 프리퀄(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으로써 굉장한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 같은 것은 어째저째 접해보긴 했어도, 켈트 신화는 아는 바가 많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작중에서 언급되는 '모리안'이라는 여신은 전쟁과 싸움의 여신이라고 하지요. 전작에서도 곱상한 외모를 하고서는 결국 속은 시커먼, 피터지는 싸움을 조장하는 그런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번 작에서도 '모리안'을 소환하려 한다느니, 마족을 절멸시키면 '낙원'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느니, 잉켈스가 '어차피 항복해도 우리는 죽는다. 죽는다면, 싸워는 보고 죽자. 모리안도 분명… 그러라 명할 것이다.' 라고 말하는 등, 법황청이나 마족들의 음모 만큼이나 여러모로 스토리에서 싸움을 조장하는 등 흑막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모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여기서 잉켈스의 대사의 진의는, 모리안은 전쟁의 여신이니까, 자신들의 싸움을 조금이나마 정당화시키는 명분 차원에서 여신을 끌여들여 곁들인 대사일 것이니 모리안이 잉켈스의 반란을 주도했다거나 하는 전개 같은 것은 전혀 아니겠지요. 반란의 원인은 법황청의 흑막에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하네요)

마비노기 영웅전이 처음 런칭했을 때 티저 영상의 슬로건이 '모리안, 그곳에도 낙원은 없었어' 였지요. 결국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낙원을 가기를 꿈꾸었지만, 결국 지금 살아가는 이 땅이 그토록 찾던 낙원이었거나 혹은 낙원이란 건 없었다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마비노기' 에서나 '영웅전'에서나 비슷하게 유추해 낼 수 있는 스토리의 결론 같은 것이라고 추측되기는 합니다마는.. 아무쪼록 그동안 뿌려진 떡밥이 빨리 회수되어서 궁금한 점들이 해결되었으면 좋겠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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