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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수능을 보지 않았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6671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고양이
추천 : 6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24 1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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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느덧 40살을 훌쩍 넘기고 한달여 지나면 43살이 되네요(세월 참..)

제목처럼 저는 수능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딱히 어떤 큰 이유나 사정이 있었던 건 아니고 당시는 제가 대학에 뜻이 없었습니다.(고등학교 때 많이 놀기도 했구요)

고3 2학기 때 바로 취업을 했었고, 졸업하고는 다시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방위산업체를 들어가 군생활을 마치고..

암튼 저는 수능을 보지 않았습니다.

"수능 그거 안 볼수도 있지 뭐 모두가 다 꼭 대학을 가야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며 별 생각없이 살았는데 당시 딱 수능일이 되고부터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온통 수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확 들면서 왠지 모를 소외감과 함께 기분도 착잡해지는 걸 느꼈었습니다.

9시 뉴스부터 시작해서 TV만 틀면 온통 수능 얘기, 거리에서도,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수능 중요하죠. 대학 나오면 좋죠. 대기업 가서 돈 잘 벌고 살려면 대학 가야겠죠.

그런데 그 학생들을 각 개인의 컨디션이나 여러 정황, 상황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온통 수능일 하루에다 온 초점을 맞춰놓게하고 그 하루에 그 몇년의 시간 동안 노력의 결실을 보게 하려는 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언젠가 미국에 사시는 나이 지긋하신 분과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수능제도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아니 그럼 그 날 몸이 아프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거냐고. 여학생들은 그 날 생리라도 해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집에 갑자기 큰 일이나 문제가 생기면? 등등....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미국은 그런 모든 사정을 다 해결할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이었다고 말하셨던 거 같습니다.

더구나 그 날에 엄청 큰 의미를 부여해서 수능을 안 보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는 1도 없고...


사실 장황하게 말은 했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수능 본 학생들, 정말 고생했고 이 어려운 제도와 환경 속에서도 잘했다는 칭찬을 해 줌과 동시에 여러가지 이유와 사정으로 수능을 보지 않은(못한)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절대 소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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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이라 편하게 머리 속에 있던 생각들을 옮겨봤습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게 쉽지가 않네요.
오늘도 날씨가 쌀쌀합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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