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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죄송합니다.)
우리의 이별은 질척거렸다.
좋은 기억 다 깨부수고 정말 더럽게도 헤어졌었다.
서로를 떠올리기 끔찍하겠지만, 사실 난 가끔 당신 생각을 한다.
벚꽃이 지는 4월이였다.
우린 심야영화를 보고 졸린 눈을 비비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자욱히 낀 안개는 로맨틱하기보단 추웠다. 추워서 딱 붙어 걷는 사귄지 한달 된 커플의 침묵은 안개보다 더 추웠다.
당신은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더니 음악을 들었다.
난 어쩐지 멋쩍어 잡은 손만 꼼지락거렸다. 당신은 날 힐끔 보더니 이어폰 한 쪽을 넘겨줬다.
요즘 듣는 노랜데, 들을래?
잘 모를걸? 안유명한 애들이라... 어때? 노래 좋지?
난, 좋아, 하고 대답했지만 노래가 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신은 뭐가 신난지 주절주절 떠들고 있었다, 나는 끄덕이며 넘기고.
사실 아까 본 영화가 너무 지겨웠어. 그래서 너무 졸려. 사실 오빠가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어. 이 말은 차마 못하고 나는 차에 놓인 인형처럼 끄덕이기만 했다.
몽롱했지만 꽤 괜찮은 새벽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안개 낀 거리를 좋아하는 사람 손을 잡고, 벚꽃잎을 툭툭 차며 낯선 노래를 듣는 새벽.
그 길을 걸을 때 마다 기억이 떠올라서 쓴 미소를 짓곤 했다.
그런데 헤어진지 두달 쯤 지났을까, 그 가수가 떴다.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다들 그 가수의 노래를 칭찬했고 나도 호기심에 찾아듣고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거기에 그 노래가 있었다.
눅눅한 새벽의 희미했던 노래. 그제서야 흘러넘겼던 당신의 말이 생각났다.
이름이 10cm래, 10cm. 십센치~ 이상하지 않아? 욕같아ㅋㅋ
당신이 왜 얼굴 벌개지며 뻘소리들을 했는지 이해가 갔다.
들려주고 싶었던 노래가사가, 어쩐지 간지러워서. 내가 진짜 귀담아 들으면 너무 부끄러울까봐.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때의 당신이 된 상상을 해보곤 한다.
그 노래를 들으며 나를 떠올리고,
들려줄 생각에 설레고,
들려주고는 부끄러워 어쩔줄 몰라했을까.
이 기억은 내 마음속 훈장이다.
나 이런 사랑을 했었다. 나 이런 사랑을 받았다.
외로움에 사무칠때 꺼내보면 위로가 되는 내 지난 사랑의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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