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이었습니다. 지지자들을 불러모아 격려하는 자리가 있었고 그 때 안희정 참평포럼 집행위원장과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도 참석했었죠.
저는 그 때 안희정과 이광재를 실제로 본다는 것에 굉장한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노무현 돌려까기가 국민 스포츠였던 상황이었고,
저 둘은 그래도 노무현을 지켜주는 친노 정치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임이 끝나고 살짝쿵 드는 당혹스러움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지자들과 평등하게 소통하려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지지자들을 우리가 이끌겠다..이런 느낌을 두 사람에게서 받았습니다. 얘기 하는거 들어보면 학벌에 따라 사람들을 너무 나누더군요. 아니 노통은 고졸로 얼마나 피해를 보지 않았던가? 그런 대통령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학벌을 왜이리 따지지? 하지만 그래도 믿었죠. 자랑스러운 친노 정치인이었으니까요. 2007년 당시만 해도 제가 나이도 너무 어렸고, 정치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냥 그저 믿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났고, 지금은 다릅니다.
참여정부 당시 이광재의 패악질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습니다.
이광재는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이다라는걸 아주 굳게 신뢰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뇌물은 받으면 안된다. 단 삼성은 된다. 왜? 삼성은 다르다. 삼성에서 받은 돈은 검찰에서 수사를 못한다. 검찰도 다 삼성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곳에서 주는 뇌물은 받으면 안되도, 삼성에서 주는 건 뇌물(로 법적 처벌이 안되는게 대한민국이므로)이 안되므로, 받아도 된다..가 이광재 논리입니다.
또 하나 더 있습니다. 조중동을 그렇게 혐오하던 노대통령에게, 중앙일보는 다르다. 중앙일보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늘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결국 중앙일보는 참여정부를 지지했나요? 아니죠. 그저 이광재 주장이었을 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셨고, 인수위에서 보고서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이광재는 자신이 측근이라는 힘을 내세워서 또다른 보고서 하나를 건넸습니다. 삼성에서 만든 보고서였죠. 결국 인수위 보고서와 삼성 보고서를 놓고 참여정부의 첫 단추를 꿰멨습니다. 진보진영에서는 참여정부가 삼성과 밀착관계였다고 주장합니다. 틀린 말입니다. 하지만 일리는 있습니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은 삼성과 밀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주장은 틀린 말입니다. 하지만 노무현 밑의 이광재가 대통령 측근이라는 힘을 등에업고, 삼성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정국을 요리해나갔습니다. 그래서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는 겁니다. 이광재 때문에 참여정부에 삼성이 뭍었다. 참여정부 철학과 어긋나는 정책 집행이 가능했다. 이렇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2007년 대선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고건도 쳐내고, 정운찬도 쳐내고, 손학규도 쳐내면서 누굴 밀려고 했는지 측근들은 대부분이 눈치를 챘죠. 다만 그것을 막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친노 내부에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해찬 전 총리가 그 점에 있어서 아직도 아쉬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장관 입각도 반대하고..누굴 막기 위해 본인이 출마하시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광재는 한술 더 나아갑니다. 대통령을 팔아먹습니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거짓말로 내세워서 그 누구의 대선 출마를 반대합니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14일 “노 대통령은 유 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면서 “유 장관은 항상 대통령 뜻을 따르고 존중하겠다고 했으니까 따르지 않겠느냐”며 유 장관의 내각 잔류 및 대선 불출마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건 뭐...새누리스럽죠. 청와대는 결국 이광재 의원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노대통령은 저런 말 한적 없다고 직접 부인했습니다.
이 때부터 저는 이광재에 대해 불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뒤 이광재는 강원지사에 당선되었지만, 결국 뇌물받은 사건으로 인해 지사직 상실이 됩니다.
저는 안희정,이광재류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우리랑은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안희정의 대연정 발언이 바로 이광재가 오랫동안 갖고있던 생각에 불과하였고, 지지자들을 계몽시켜야 한다는 듯한 논리, 삼성과의 유착 관계, 뇌물 한번 받은 사람은 두번 못받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 참 끔찍합니다..
물론 저분들이 숯한 낙선 이후 외로웠던 노통에게 준 의리는 인정합니다. 그것이 고마워 노통도 기용을 했을테지요.
다만 그렇다고 지금의 문재인 정부에서까지 설치는 꼴을 볼 수는 없습니다.
제발 이광재는 뒤로 빠져주세요. 그리고 안희정도 당신이 진짜 차기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이광재랑 인연을 끊으세요. 물론 그걸 못할걸 알기에 저는 아직도 안희정 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안희정은 요즘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발벗고 나선 모양새입니다. 문팬 모임까지 와서 스킨쉽을 넓히지 않나, 자꾸만 안희정을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설파하지 않나, 뭐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불안한건 어쩔수가 없네요.
세력을 키우기 전에, 본인을 믿지못하는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먼저 받아야 하는거 아닐까요?
너무 안타까워서 한소리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