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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장교들에게 드리는 글 (11) - 차량사고
게시물ID : military_139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중대장
추천 : 29
조회수 : 188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1/30 00:31:07

원래는 155미리 포병대대는 알파 브라보 찰리 6문씩 18문으로 이루어지지만
평소에는 감소편성으로 6문만 방열 화점에 조준해놓고 나머지 12문은 치장해
놓는다.


그러나 대대 전술훈련을 하게 되면 18문 모두 차량에 매달고 전진기지로
이동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화포에만 오톤트럭 18대에 사격지휘차, 탄약차,
앰뷰런스, 대대장 지휘차, 닷지등등 차량만 40여대가 움직인다.
그것도 주로 대형트럭이다. M114 곡사포는 무게만 5.8톤이다. 요즘의 KH-179
씨리즈는 포신과 가신이 더 장대하니 중량이 더 나갈것이다.


작전행렬을 보면 정말 장관이다.


예나 지금이나 병사들 고생하는 것은 똑 같겠지만 그때 포병에서 운전병은
정말 고생을 했다. 구리스로 까맣게 물든 손톱밑이 제대하는 그 순간까지
그랬다.


언젠가는 5톤 트럭 운전병 한녀석이 후진을 하다가, 내 출퇴근용으로 산
50cc 오토바이를 뭉개버렸다. 나는 오토바이가 그렇게 오징어포처럼 납작해
지는것을 처음 보았다. 속이 쓰렸지만 어쩌랴. 병사가 무슨 돈이 있겠으며
또 정비일을 하다가 일어난 일이니 책임을 물을 수가 없었다. 그냥 버럭
한소리 지르고 말았다.


두돈반과 오톤트럭이 후진시에는 반드시 선탑자가 하차하여 뒤에서 수신호를
해 주게 되어있었지만 정비할때까지 일일이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군대 자동차는 고장이 잘 난다.


그것은 엔진의 출력이 차체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라 한다.
차가 힘이 좋다보니 자동차 부품에 걸리는 피로도가 높아지고 때문에
고장이 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힘이 넘치는 중장비들을 역시 힘과 혈기가 넘치는 젊은이들이 다루다
보니 사고도 일어나기 쉬운 것이다. 또한 중장비다 보니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가 되기 십상이다.


어느날 대대 전술훈련을 나갔는데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다.


원래 행렬 중에는 사제차량은 행렬 중간에 끼여들기를  못하게끔 되어있는데
그때만 해도 몰지각한 운전자들이 그런짓을 하기 일쑤였다.
편도 1차선이니 느릿느릿 움직이는 부대행렬을 따라가기다 답답했는지
승용차 하나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과속으로 추월해 나가다가 끝없이
이어진 대대 차량 행렬을 다 못 제끼고 행렬 중간에 끼여들었다.


그렇찮아도 자꾸 끼여드는 사제차량때문에 차간거리를 다소 좁게 해서
가고 있었는데 비까지 오는데다가, 갑자기 사제차량이 끼어드니 곡사포를
달고가던 5톤 운전병이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런데 뒤따라 오던 두돈반이 미처 서지 못하고 5톤차에 달려있던 155미리
곡사포 포신을 들이받고 말았다.


나는 군대 장비가 그렇게 단단하게 만들어져있는지 그 때 실감했다.
155미리 곡사포와 두돈반의 라지에타 부분이 맞닿아서 삼각형 아치 'ㅅ' 모양
으로 일어나 버렸다.


두돈반 운전병은 사색이 되어있었지만 다행히 다친곳은 없었다.


정황상 지휘관 징계에 운전병은 영창을 가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대대장이
어떻게 했는지 별 일 없이 잘 넘어갔다.


5톤 트럭에 화포를 견인할 때에는 브레이크 유압라인을 화포 바퀴 브레이크에
연결하도록 되어있다. 즉 트럭 브레이크를 밟으면 견인포의 바퀴도 브레이크가
잡히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은, 브레이크에 전자장비를 넣어서 트럭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견인포에 브레이크가 먼저 걸리고, 간발의 시차 후에 트럭에 브레이크가
걸리도록 만들어 놓으면 훨씬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뒤에 매달린 화포에 제동이 먼저 걸림으로써 뒤에서 차량을 잡아당기는
효과를 주어 트럭과 화포가 일직선이 되게 한 다음에 전체적으로 제동을
하는 것이다.


트럭에 매달린 화포와 트럭이 동시에 제동이 걸릴 경우 혹은 노면상태등의
여러가지 변수로 화포에 제동이 먼저 걸릴 경우에는 화포와 트럭이 꺾여버릴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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