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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sisa_9995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채소
추천 : 7/7
조회수 : 112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11/30 22:59:14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우선 저는 ‘투쟁’과 ‘투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투쟁에 대해 말하려면 서양의 1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권리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쟁(세계대전)에 참여해, 남성과 동등한 의무를 다 했습니다. 그리고 기득권 남성들에게 요구했습니다. “남성과 같이 의무를 다했으니, 동등한 권리를 달라”고요. 이것은 투쟁입니다. 동등한 의무를 다한 여성들에게 남성 기득권 세력이 할 말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 이야기를 한 인터넷강사에게 한국의 자칭 페미니스트들이 몰려가서 댓글에 비난을 쏟아냈죠.)
하지만 한국의 페미니즘은 건국 이래 투쟁을 한 역사가 없습니다. 투쟁처럼 보이는 투정(여기서 투정은 의무를 다하지 않고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만 있었죠. 한 방송인이 말했습니다.
“동등한 권리를 주면, 의무를 다 하겠다.”고요.
저는 그 말이 한국 페미니즘 역사를 대변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여성의 투표권, 참정권, 여성부까지 모두 남성 권력자(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빠’)에 의해 주어졌습니다. 그들은 서양의 1세대 페미니스트처럼 ‘투쟁’할 필요도 없이, ‘권력을 가진 오빠’들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국식 페미니스트’들이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라는 말로 누군가를 비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페미니즘의 본질이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식 페미니즘은 그래서 ‘남성중심 사회’의 핵심인 남성 기득권층을 겨냥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기득권의 지지 없이 무언가를 당당히 요구할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방식으로는 남성중심사회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남성과 여성이 각각 다르게 차별받는 세상을 만들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남성 중심 사회, 가부장제가 남성에게도 좋지 않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한국식 페미니즘이 남성에게도 좋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국식 페미니스트들이 성평등을 지향하는 모든 이들을 대변할 수 없습니다.
유아인님이 비판한 것은 이미 사라진 사이트인 '메갈'로 대변되는 일부 커뮤티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여혐'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방식의 비난을 정치판에서 겪은 바 있습니다.
우리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빨갱이'가 아니듯, '메갈'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 역시 '여혐'이 아닙니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정부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듯,
메갈과 한국식 페미니즘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 역시 '양성이 평등하다'는 가치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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