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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가을의 나들이
게시물ID : rivfishing_33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onf
추천 : 11
조회수 : 100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12/05 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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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무래도 계절탓이겠지만 민낚게에 글이 너무 적네요.
지난 조행을 들춰 봅니다, 혹시나 뭐라도 끄적일만 한 게 있을까해서...
 
 
10월 말 이었나 11월 초였나 동탄 신도시 개발에 어떻게 될 지 모를 처지에 있다는 한 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전혀 맘에 두지 않았던 곳이었지만 개발에 밀려 잔존 여부가 불투명하다기에 혹시 몰라 한 번 쯤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길을 나섭니다.
 
역시나 네비에서 알려주는 길은 초입에 공사장에 막혀 좁은 산길을 둘러 둘러 물가에 닿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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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줄풀밭에 눈길을 끄는 곳이 두어 곳 있었지만 낚시꾼들의 지저분한 행태가 보기 싫어 산길을 다시 헤매다 중하류권에 겨우 자리를 했군요.
 
 
하류 제방 밖에는 신도시 건설이 한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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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운명이 바뀌게 될 지 모를 저수지는 낚시꾼들에 짓밟혀 시름시름 앓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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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내키는 포인트는 아니지만 달리 자리를 구할 수 없으니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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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잔디가 약간의 띠를 이루고 빈약한 몇 가닥 줄기에 의지해 찌를 세워 보지만 물잔디가 자라기엔 수심이 너무 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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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는 보름달을 마냥 즐기다, 몇 마리 채집된 새우를 바늘에 꿰어 보지만 동사리의 줄기찬 공격을 당해 낼 재간이 없더군요.
이후론 급격히 컨디션이 나빠져 밤새 차에서 보냈던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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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가 들어서더라도 부디 잘 살아 남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발 낚시를 한다는 사람들은 正道 를 걷기 어려울지언정 최소한 부끄럽지는 않게 행동하길....
 
 
 
 
 
동탄에서의 내상을 치료해야 한다는 일념에 두번이나 찾았던 진천의 소류지를 다시 들렀군요.
11월 11일이니 그것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뜻밖의 강추위가 닥칠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도 꽤나 낚시를 하고 계시더군요.
지난 번 보다 역시나 낚시 쓰레기는 군데군데 늘었고...
 
 
생자리를 두 군데나 다듬었던 죄가 있어 이번엔 다른 사람이 앉았던 곳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합니다.
꽤나 모양은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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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포인트는 몇 가닥 물밖의 줄풀을 잘라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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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약간의 물잔디가 마음을 훔칠만 한데다 왼편의 작은 골은 이 자리 앉는 것 만으로 흡족함을 안겨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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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닥의 줄풀을 쳐내고 채비를 내린 후 잠시 숨을 고릅니다.
이렇게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뭔가 만족스런 조과를 얻은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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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스물스물 찌가 힘 줘 일어 설 것 같은 왼편의 포인트군요.
찌는 잘 뵈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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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수의 작은 붕어를 기분 좋은 웃음으로 맞고 나니 어느 새 제방 너머로 해가 기웁니다.
벌써 따뜻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기상 예보를 번쩍 떠올리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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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는 달리 밤새 작은 붕어 몇 수가 그나마 추위에 떨고 있는 한심한 인간을 위로해 주듯 바깥 세상 구경을 나왔고,
급격하게 떨어지는 기온에 화들짝 놀라 차에 숨었다 새벽을 맞은 낚시꾼은 해가 떠오르기를 붕어 보다 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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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해가 떠오르고, 얼마나 더 붕어를 기다려 볼까 셈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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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기온차가 제법 컸었을텐데도 물안개가 짙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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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잔디와 줄풀도 서리를 뒤집어 썼고, 낚시꾼의 마음 역시 하얗게 얼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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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멀리 제방에서 밤을 지샌 꾼도 새벽 햇살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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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낚싯대가 마르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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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은 붕어들이 그래도 몇 번이나 인사해 준 게 마냥 고맙기만 합니다.
이제 이곳은 내후년 정도에나 들러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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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마지막 물낚시를 한 번 더 올리기로 하고,
철 지난 얘기는 마무리하기로 합니다.
 
이제 붕어낚시 하시는 분들은 얼음을 기다리고 계시겠군요.
안전한 취미생활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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