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펌입니다...) 전 아고라의 남자들이 소위 말하는 페,미는 아니지만 최근의 된장녀 논란을 여성비하가 그 끝을 모를 정도로 이상한 곳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 점은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욕하는 글은 진짜진짜 넘쳐나는데, 상대적으로 여자들이 남자에 대해서 쓴 글은 그 수가 적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아직까지 궁금하군요. 남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된장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면, 전 그냥 여자들의 솔직한 심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나는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이 머리맡에서 읽어주는 공주님왕자님이 나오는 동화책을 들으며 자라난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시절, 공주님과 왕자님이 실제로 있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나도 공주님이 됐으면 좋겠다.. 라는 귀여운 상상을 하곤 한다.(난 솔직히 여자아이에게 이런 동화책 읽어주는 부모는 참 개념없다고 생각한다. 나 같으면 우정이나 사랑 정의에 대해서 말하는 동화책을 읽어줄텐데) 어쨋든, 여자아이는 무조건 순종적이고 예쁘고 말 잘들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부모밑에서 자라면서도 꿋꿋이 나만의 왕자님이 나타날 걸라고 굳세게 믿으며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근데 이게 왠걸... 왕자님은 커녕.. 걸핏하면 치마만 들추는 짝꿍을 만난다.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이 기억하는 초등학교 시절 짝궁의 이미지는 책상에 금 그어놓고 넘어오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이상한 놈, 혹은 자기 말 안 듣는다고 배를 주먹으로 치는 놈(내 짝꿍 실제로 이랬음,나 1학년때), 5학년쯤 되어서 여자들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면 장난으로 가슴 만지고 도망가는 놈... 하여튼 별의별 놈들이 다있었다. 그래서 왕자님을 꿈꾸던 나는 드디어 왕자님은 세상에 없음을 깨닫고 자기 힘으로 살아남는 수밖에 없다고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그래서 중학교에 올라오게 된다. 중1 때 잠시 남녀분반을 하는데, 비록 초등학교때 말썽만 피우던 남자애들이라고 해도 막상 반이 갈려서 안보기 시작하니까 엄청 보고 싶고 어떻게 사나 궁금하고, 다시 합반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다가 기적적으로 교장의 맘이 다시 바뀌어서 중2때부터 다시 남녀합반을 한다. 불과 1년 떨어져 있었던 것 뿐이었는데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나보다. 중2 밖에 안 된 놈들이 미친듯이 연애질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참 순수하게 사귀는 거 같다. 교환일기를 쓰는 둥. 같이 음악을 듣는 둥. 그렇게 예쁘게 이성교제를 하는 중 남자에 대한 호감이 급하강하는 시점은 바로 한학기가 지나면서부터다. 알고보니 이 녀석들 자기들끼리 패거리로 몰려다니면서 학원 화장실에서 담배나 피우고 이상한 동영상을 본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게다가 어떤 돌아이 녀석은 실제로 잡지를 학교에 가지고 와서 수업 시간에 교과서 뒤에 숨겨놓고 버젓이 보고 앉아있다. 에구구... 여자인 나는 그냥 한심한거다. 그래도 뭐 한창때니까.. 하면서 이해하고 넘어간다. 크면 철이 들겠거니.. 결국 한때 불꽃 같이 일던 연애붐도 거품이 빠지고 소위 노는 애들 몇몇만 남자친구 사귀고 그 외의 평범한 여자애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모여서 연예인 얘기로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 수업시간에 선생님한테 미친듯이 반항하고 욕하는 학생은 대부분이 남학생이며, 복도에서 피튀기며 패싸움해서 병원 실려 가는 것도 대부분이 남학생이며 떼거리로 피씨방 몰려다니면서 뭘 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도 남학생이다. 사실 여자라고 해서 천성적으로 그런것과 거리가 먼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 나의 두뇌가 아직은 깨끗하던 시절, 부모가 내 머리에 세뇌해 놓은 "여자는 조신해야 되고 착해야 되고, 깨끗해야 되고, 품행이 방정해야 된다"라는 메시지가 무의식 속에서 나를 강하게 압박하기 때문에, 나도 쟤들처럼 담배도 피워보고 싶고, 술도 한번쯤은 마셔보고 싶고, 가끔씩은 선생님한테 반항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억누른 채 그저 착하게 학원-집-학원-집 을 오가며 성실하게 산다. 어느덧 고등학생, 남자애들이 이젠 철이 들었나보다. 맨날 야동만 보는 줄 알았더니 꽤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는 놈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도 뒤질수는 없지. 나도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이바지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될테다. 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공부한다. 아버지가 요즘 회사때문에 힘들어보이시지만 나 열심히 공부하라고 학원비를 주셨다. 아 눈물난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지. 성적표가 나왔다.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체면은 지켰다. 근데 여기저기서 투덜대는 남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씨, 여자애들이 공부 너무 열심히 하니까 우리는 점수 깔아놓는 역할 밖에 안되자나" 갑자기 속에서 울컥한다. 내 머리속을 스쳐지난 가는 우리집의 모습. 엄마는 언제나 오빠가 우선이었다. "요즘 누가 아들 딸을 차별하니?"라고 말씀은 하시지만, 은근히 오빠가 우선이다. 나 학원 보낼때 오빠는 언제나 과외 시켰다. 난 그래도 아빠한테 미안해서, 그리고 학원 보내주는 것도 감지덕지 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래서 당당히 얻은 성적표 인데, 저 아이들은 뭐가 부족해서, 뭐가 억울해서 성실히 노력 하는 여자애들을 욕하는 것인가.. 가만 보니 우리학교 전교 10등 중에서 7명이 여자다. 대단하다. 갑자기 어깨가 살짝 으쓱해지는 걸 느낀다. 그래,, 난 오빠처럼 과외는 못받고 대신 학원을 다녔지만, 열심히 하면 언젠가 전교 10등안에 들수 있겠지.. 이젠 나의 경쟁 상대는 남자가 아니다. 경쟁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난 열심히 공부해서 결국 서울의 중상위권의 대학을 갔다. 오빠가 지방대를 갔는데, 내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니 부모님이 나를 아주 떠받든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막상 대학교를 가니 남자애들이 나를 상대해주지도 않는 걸 느낀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공부만 하느라 어느새 내 엉덩이 사이즈는 어마어마해진 것이다. 아.. 창피하다. 남들에게 공부는 핑계로 보였겠지? 난 공부한다는 핑계로 자기관리도 안하는 무능력하고 모자란 여자로 보이겠구나... 내가 열심히 좋은 대학 오려고 노력한 것은 하나도 보지 않은채, 그냥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로만 보겠구나... ㅠㅠ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억울하다. 그동안의 나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하는 기분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외모가 필요한가보다. 게다가 티비만 틀면 말라비틀어진 여자 연예인들이 나와서 나처럼 해봐요~ 이러고 난리다. 그래. 나도 못할거 없지. 대학오려고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살빼는게 대수냐... 하긴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살은 빼는게 좋겠지. 이렇게 생각한 다음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했는데, 참 눈물난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먹어보고 싶던 술을 마실수 있는 기회가 널렸는데 살 찔까봐 먹지도 못하고, 술자리에서도 여전히 나는 조신하게 앉아서 물만 마시고 앉아 있는거다. 근데 이런 날보고 어떤 사람들은 내숭을 떤다고 욕한다. 살빼라고 할때는 언제고, 왜 또 뒤에서 욕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고난이 세월이 지나가고, 이제 나도 마른 몸매를 가지게 되었다. 근데 마른 몸매를 가지면 남들이 인정해 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미팅을 나갔는데 내 앞의 남자애가 속으로 "아씨, 오늘 물 왜이래." 라고 말하는 걸 얼핏 들었다. 게다가 더 기가 막힌 건 그 자식들 번갈아가면서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면서 저들끼리 쑥덕거리는데, 나와 내 친구를 막 비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솔직히 내 친구가 눈도 크고 예쁘긴 하다. 그렇다고 나를 그렇게 인간 취급도 안하고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자기들도 그렇게 잘난 얼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최대한 예의를 지켰는데 말이다. 집에 와서 눈이 붓도록 펑펑 운다. 대체 내가 잘못한 게 무엇인가 말이다. 중고등학교때 착하게 학교 잘 다니고 공부 열심히 성실히 해서 대학까지 왔는데, 살까지 뺐는데 예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천시를 당한다.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못생긴 여자는 지구를 떠나라는 이야기만 가득하다. "못생긴 여자 주제에 꼴에 꾸미고 다니는 것 좀 봐~~" 이런 류의 인터넷 글말 보면 아무리 익명의 글이라고 해도 가슴이 미어진다. 그래,, 난 이제 새로 태어날 것이다. 아무리 부모님이 주신 얼굴이지만, 이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온갖 천대와 멸시를 받기엔 난 아직 젊다. 그래서 쌍꺼풀 수술을 감행한다. 수술 당일 집에와서 엄청 후회를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사실 나는 그냥 나일 뿐인데,, 눈에 뭐가 씌었었나 보다. 왜 멍청한 여자들 처럼 성형수술을 했을까.. 남들에게 난 허영심으로 가득찬 여자로 보이겠지.. 또 펑펑운다. 그런데.. 반년이 지난후 나의 얼굴은 동창들도 못알아볼 만큼 예쁘게 변해있었다. 사실 나도 아직 어안이 벙벙하다. 근데 신기한 것은, 내 안의 인격은 그대로인데, 주위에서 대하는 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내가 사달라는 말도 안했는데 선배 오빠가 날 불러서 밥을 사준다. 내가 얻어먹는 걸 미안해하니까, "오빠가 사주는 건데, 너 자꾸 이럴래? 그럼 내가 오빠로서 체면이 안 서자나" 이런다. 후우... 그래 선배니까 한번 쯤 얻어먹는 건 괜찮겠지..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영 찝찝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친한 남자 후배를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밥을 먹었는데 그녀석이 지갑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기분이 나빴다. 내가 윗사람인데 내가 사야되는게 당연한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 선배오빠한테서 얻어먹은 값을 이 아이에게 라도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밥은 어거지로 우겨서 내가 샀다. 내가 윗사람이니까 당연한 일을 한건데, 그날부터 그 남자후배가 나한테 집적대기 시작한다. 연상은 돈을 내주니까 좋다는 둥, 역시 누나는 화끈해라는 둥, 이상한 소리만 해댄다. 아.. 남자들은 오히려 밥을 사줘도 문제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젠 정말 외모 컴플렉스를 벗어버리고 오로지 나의 능력과 실력을 키워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시간 쪼개가면서 알바도 해서 용돈도 내가 스스로 벌고,, 그 결과 학점도 잘 나오고 부모님도 기뻐하신다. 그런데 아직 나의 마음은 공허하다. 남자애들처럼 당구를 칠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컴퓨터 게임에는 원래 취미가 없고, 유일한 낙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서 함께 영화보고 서로 살아가는 얘기하는 거다. 근데 마땅히 앉아서 얘기할 데가 없다. 학교 앞에 새로생긴 테이크아웃 커피점이라는게 있단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한번 가봤다. 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괜찮은거 같다. 맨날 사먹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한달에 알바해서 버는 돈 중에 얼마 쓰는 건데, 거기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느끼는 정신적 위안에 비하면 그리 아까운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씩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어떨 때는 같이 마실 친구가 없다. 그래서 그냥 혼자라도 들어가봤다. 혼자 마시기는 좀 머쓱해서 아까 수업시간에 진도나간 부분 복습도 할겸 책을 읽으면서 마셨다. 근데 그날 인터넷을 들어가 봤더니 테이크 아웃 커피점에서 커피마시면서 책 읽는 여자가 제일 꼴불견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갑자기 속에서 울컥하는 기분이다. 사실 요즘 알바 때문에 바빠져서 과 활동도 별로 못하고 동아리도 자주 못나가게 되자 술 마실 기회도 자연히 줄어들고 하다보니, 술보다는 커피와 친해지게 되었다. 커피가 술만큼 몸에 나쁘지는 않기 때문에 차라리 술보다는 낫겠지..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왔는데 나같은 여자보고 된장녀라고 비웃는 거다. 기가 막힌다. 다음날 학교에 같다. 우리 과 오빠 하나가 다른 남자랑 하는 얘기를 듣게 된다. "어제 ㅇㅇ선배랑 밤새도록 술 마셨자나 ㅋㅋ 아 아직까지 머리아파 죽겠네. 어제 그 선배랑 나랑 둘이 마셨는데 6병이나 마셨어 ㅋㅋ"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사람 "ㅋㅋ 야 작작 마셔라 새/끼야. 그래서 오늘 1교시 섭 짼거냐, 새/꺄?" " 응 ㅋㅋ 니가 대출했지? 야 진짜 고맙다. 담에 내가 술 살게" 뭐 대충 이런 내용이다. 결국 술마시느라고 수업 쨌다는 내용 가지고 신나게 킬킬 댄다. 그러면서 또 술마실 생각이다. 후우... 술에 비하면 그래도 커피가 나은 것 같다. 적어도 다음 날 수업을 빼먹지는 않으니 말이다. 누가 커피마시는 것 가지고 허영심 운운하는 지 모르겠다. 난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삶의 작은 위안을 얻고자 하는 것 뿐인데, 그걸 가지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 네티즌들이 원망스럽다. 그냥 그런 글들은 그냥 보지 않으면 그만이긴 하지만,, 수업이 끝났다. 아... 다시 가서 알바해야지. 일주일 뒤면 중간고사니 알바 끝나고 집에 가서도 그냥 자지 말고 책 한자라도 더 보고 자야겠다. 아,, 그래도 피부 상하면 주위 사람들이 또 "얼굴이 초췌하네 ㅋㅋ" "야 너 관리좀 해라" 이럴테니 피부 마사지는 하고 자야겠다.. 에구구 여자로 사는 거 힘들다. 요즘은 여자도 직업 없으면 일등 신붓감 되기 힘들다고 오늘 아침 신문에서 말한다. 후아.... 일등 신붓감이라... 그런 꿈 버린지 오래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돈을 벌어야 나중에 결혼해서도 남편 눈치 안보고 친정 부모님께 용돈 드릴 수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 그래.. 난 나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면 되는 거다. 일주일에 몇 번 커피 마시는 거, 중고등학교 때의 외모 컴플렉스와 모욕스런 놀림을 피하기 위한 성형수술과한 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너무 원망스럽다. 이런 내가 중고등학교 때부터 말썽만 피우고, 선생한테 반항이나 하고, 맨날 담배나 피워대고, 탁탁탁 이런거 하고, 몇 만원 싸들고 홍등가 가서 매춘부와 하룻밤 자는 것과 비교해서 더 나쁘다는 말인가. 좋은 대학교 졸업장과, 좋은 학점, 그리고 여러가지 알바경력. 이게 내가 가진 전부다. 이런 내가 그토록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정도로 허영심에 가득 찬 여자로 비춰진다면 살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왜들 저럴까 싶다. 이젠 정말이지 초등학교 때 꿈꾸던 백마탄 왕자를 꿈꾸는 일은 전혀 없다. 그냥 나처럼 성실하고 마음 착한 남자 만나는게 꿈이다. 그러다가 가끔씩 티비 드라마를 보면 신데렐라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데, 뭐 나도 즐겨보곤한다. 그러나 그걸 꿈꾸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이미 오래전에, 초등학교 시절에 사라져 버린 내 어릴적 꿈들이 아련한 향수처럼 다시 떠오른 다는 미묘한 느낌때문에 본다. 드라마를 보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니까. 그렇다고 진짜로 현실감각 없이 보는 것도 아닌데 남자들은 또 난리다. 남자들이 액션 영화본다고 해서 폭력을 실제로 꿈꾸는 게 아니듯이 나도 마찬가지 인데 말이다. 이런 날 보고 성형중독이라느니, 학점밖에 모른다느니, 커피 마시면서 허영심을 느낀다느니, 좋은데 시집갈려고 좋은 대학 갔다느니, 부모님 돈 써가면서 화장품이나 산다느니 하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 난 정말 성실하게 산 죄밖에 없다. 그리고 성형은 부모님 돈으로 했지만, 결국 내가 일년에 걸쳐서 갚아드렸으며, 그 외의 기타 화장품, 커피 등등은 다 내 알바비로 충당한다. 그렇다고 내가 화장도 안 하면 이번엔 된장녀가 아니라 얼꽝이라고 하겠지. 도대체 어떤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는가.. ------------------------------------------------------------------------- 아고라의 글들을 보면서 울컥하는 마음에 보통 여대생들이 느낄 거 같은 생각을 썼습니다. 쓰다보니 아주 많이 길어졌네요... 읽고 싶으면 읽고, 말고 싶으면 말고, 욕설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남이 커피를 마시건, 술을 마시건 서로 상관 맙시다. 그냥 서로 존중해 주는 문화를 바라는 제가 바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