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전 카페에 글 남겨 … “죽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
광화문 교보생명옆 도로에서 열린 '고(故) 김선일씨 범국민 추모대회 [사진=연합] 고(故) 김선일씨가 지난해 기독교 대중음악(CCM) 가수인 이래진씨 팬클럽 카페(http://cafe.godpeople.com/yiraejinyi)에 스스로 올린 30문 30답이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김씨가 카페에 올린 글에는 선교사가 되고픈 장래희망, 바그다드로 출발하기 전의 심경, 바그다드에서의 생활 등이 잘 묻어나 있다. 네티즌들은 ‘글을 읽으니 눈물이 난다’ ,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작년 12월 바그다드 다운타운에 있는 한 호텔에서 올린 글에서 “내가 주로 가는 곳이 이라크 북부 지역인 티크리트와 모술지역인데 상당히 위험한 편”이라며 “내가 사망하거나 사지에 아무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기도 부탁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바그다드로 출발하기 전인 지난해 5월 올린 글에는 “6월 초 중동선교회를 통해서 이라크에 선교사로 가게 됐다. 이라크 미군부대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형식은 취업비자를 받아서 가지만 아무래도 선교가 본래 목적이겠지요?”라며 출국을 알렸다. 김씨는 또 “가게 되면, 수박화채와 떡볶이 등이 먹고 싶을 것”이라며 “엄청난 무더위와 음식, 문화, 언어, 그리고 밤낮 설쳐대는 강도 등을 생각하니 약간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출발 전 심경을 털어 놨다. 김씨가 지난해 2월에 올린 글 중엔 ‘30문 30답’ 도 있다. ‘30문 30답’에는 김씨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답변이 곳곳에 눈에 띈다. 당시에 김씨는 핸드폰이 없었다. 그는 “3월에 핸드폰 값이 내려간다고 해서 다음 달에 살 예정”이라고 말해 평소의 검소한 생활태도를 엿보게 했다. 제일 좋아하는 일은 ‘친구들과 함께 성경을 토론할 때, 장래 일을 함께 걱정하고 나누며 기도할 때, 그리고 여자 이야기 할 때’ 라고 적었다. ‘여자와 이야기 할 때’ 라는 답변 옆에는 “쑥스럽네요. 아마 내년 초쯤에 결혼을 할 듯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생일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지구본이라고 답했다. 세계를 품는 선교사가 되고 싶기 때문이었다. 중동 선교사가 되고픈 장래희망도 상세히 밝혔다. “중동선교사가 되기 위해 아랍어를 전공했고, 최근 중동관련 기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통역대학원에도 진학해 문맹율이 높은 중동지역 사람들에게 언어를 가르쳐 복음으로 다가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김씨가 올린 글을 본 갓피플 사이트 내의 네티즌들은 “눈물이 난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남겨진 자’ 씨는 “마음이 무너지네요. 정말 미안할 뿐” 이라며 “나중에 천국에서 기쁨으로 만나자”는 댓글을 남겼다. 다음은 김씨의 30문 30답. 고 김선일씨의 30문 30답 My profile(30문 30답) 1.이름 :김선일(닉네임: 아볼로, 군대가기전 수개월간 밤기도를 할 적에 주님이 나에게 인도하신 이름... 고린도전서 3장에 있는 아볼로 같은 사역자로 쓰시겠다고 해서.... ) 2.생년월일: 9월 13일 3.나이 : 3 * 살 4.사는 곳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거리에 있는 장신대 후문근처에서 자취중이랍니다) 5.전화 : 아직없어용(3월달에 폰값이 내려간다고 해서 그때 살 예정임) 6.가족사항: 부모님, 1남 3녀중 셋째. 누나 둘과 여동생 한 명있는데, 다 출가했슴니데이~~~~ 7.하는 일 : 없는데용.... 8.직장/학교 : 11월 달에 있는 외대 통역번역대학원 준비중... 학교는 한국외대졸업했어여. 돈이 조금이라도 되는 직장에 취직할려니 공부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생활할 만큼의 돈만 벌고 있지요. (고딩 2명 영어, 수학 과외중) 9.장래희망 : 중동선교사(그래서, 외대에서도 중동22개 국가들의 언어인 아랍어를 전공하였지요. 그러다 보니 최근 신문매체의 중동관련 기사를 보니,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지요) 제가, 통역대학원까지 갈려고 하는 이유는 중동지역 22개 국가 대부분의 문맹율이 80-90퍼센트가 문맹인들이지요. 아주, 소수의 엘리트 계층만 제외하고는.... 그들은 말은 하고 듣지만, 쓰고 읽을 줄은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언어사역(영어, 아랍어)을 통하여, 그들에게 복음으로 다가가고자 한답니다. 10.성격 : 머스마치고는 약간 말이 없는 편입니다. 조용한 편이구요. 부끄러움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많이 타는 편인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친한 사람과는 거의 수다에 가까운... ^^;; 11.생일에 가장 받고싶은 선물이 있다면? 지구본.... (세계를 품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어서), 하지만, 어떤 선물이라도 정성이 담긴 선물이라면, 감격할 것 같은데.... 12.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로마서 8장 17, 18절(자녀이면 또한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 13.좋아하는 음식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것은 족발, 편육(일명: 돼지머리 눌린 것), 갈치및 고등어 구이 14.싫어하는 음식: 버섯류....(옛날에 큰 누나가 버섯을 한 번 볶아서 모두다 맛있게 먹었는데, 그 날 저녁늦게 모두다가 체해서 고생을 한 적이 있음...그래서, 누나들도 버섯은 잘 안좋아하더라구요) 15.좋아하는 이상형 : 선교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한다면 눈물이 많은 사람(눈물이 많다는 것은 영혼이 메마르지 않다는 증거니깐... 특별히 기도할때 그러한 사람) 16.여행하고 싶은 나라 : 이 때까지 제주도도 함 가보지 못했지만, 만약에 갈 수 있다면, 중동 22개국 모두 다 가보고 싶어용.. 17.좋아하는 뮤지션 : 당근, 푸른향기.... 18.좋아하는 음악장르: 글쎄요, 전 음악에 관해 거의 문맹에 가까울 만큼 무지해서... ^^;; , 장르는 잘 모르겠지만, 조용한 거, 활발할 것을 다 좋아하는 데, 조용한 스타일의 곡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 (솔직히, 알엘비, 힘합, 재즈가 무엇인지 말하라고 하면 잘 몰라요....죄송....) 19.자주부르는 노래(좋아하는 노래) : 푸른향기의 어린 시절 동화 20.좋아하는 색깔 : 흰 색(깨끗해 보여서....), 초록색(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편하고, 질리지 않아 보여서요) 21.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 봄(만물이 생동하는 느낌이 좋아서) 22.감명깊게 읽은 책: 책이라고 하기엔 넘 얇아서 조금 쑥스럽지만, 일본인이 쓴 책인데 다이고로야 고마워라는 책인데, 간단히 말하면 한 일본인 사진작가가 아주 자그마한, 병이 들고 기형적으로 태어난 원숭이를 집에 데려다가 가족들과 함께 원숭이를 돌보면서, 생명에 대한 존중을 일깨워 주는 내용.. 이 책을 읽고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 23.제일 좋아하는 일 : 친구들과 함께 성경을 토론할 때, 장래일을 함께 걱정하고 나누며 기도할 때, 그리고 여자 이야기 할 때... (와, 무지 쑥스럽네요. 아마 , 내년 초쯤에 결혼을 할 듯 시포요.... *^^*) 24.제일 잘하는 요리: 계란 후라이(친구가 이것을 먹어보고 나서, 이것 만큼은 니보다 잘하는 사람이 없다고 극찬을 하였음.... ^^) 떡볶이, 오뎅등등.... 25.남들이 볼때 나는? : 의리가 많다, 순진하다, 혈기가 많다, 상대방을 짱, 편하게 해준다, 우유부단한 편이다. 26.신앙의 모델 : 최일도 목사님(그분은 설교말씀을 말씀으로만 아니라 온 몸으로 하는 분이시기에...) 27.자신에게 색깔이 있다면 무슨색으로 비유되나 그 이유는? : 아마, 비유한다면, 좋은 쪽으로는 푸른 하늘색(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서...), 나쁜 쪽으로는 회색(가끔다가, 우울해 지기도 해서요.) 28.좋아하는 사역자 : 김진홍 목사님, 조용기 목사님 29.소원이 있다면? 적어도, 하루에 기도를 2시간 이상 하는 것... 예수님을 위해 죽을 수 있을 정도의 믿음을 소유하는 것... 30.마지막으로 카페에 한마디: 여러분, 모두를 정말, 정말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고인의 성품을 충분히 알 수 있겠군요.. 내년 초 쯤에 결혼할 수 있을거 같다는 이야기.. 얼마나 설레이고 두근거렸을까요.. 그런 꿈이 무참히 짓밟히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