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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내려가는 기차역에서 내려가는 동안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오랜만에 책을 한 권을 샀다. 평소 관심 있었던 유시민 작가님의 저서 중 하나인 표현의 기술인데, 2016년에 발행한 책으로 만화가 정훈이 님과 공저한 책으로 총 11장의 내용 중 10장까지는 유시민 작가님과 만화가 정훈이 님의 표현의 기술에 대한 글과 만화가 실려 있고 마지막 11장에는 정훈이 님의 자서전적인 만화가 실려 있다.
책을 읽고 문득 인터넷에 자소서를 검색해보니 가장 첫 번째로 뜨는 건 5만 원에 자소서를 작성해준다는 사이트였다. 우리는 왜 자기를 소개하는 자소서를 5만 원을 투자하며 자소설로 대신하는 걸까? 5만 원도 아끼고 스스로와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소서를 쓰려면 뭐가 필요할까? 하는 고민이 들 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사람을 상대할 때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큼 중요한 건 상대에게 어떻게 말을 해줄 것인가? 인 만큼 이 책은 다양한 방면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을까를 작가분의 학생운동가, 작가, 정치인, 정치평론가, 방송인 등의 다양한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경험을 통해서 왜 표현해야 하는지, 어떻게 표현하는지, 내 표현뿐만 아니라 남의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을 각 장에서 차근차근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첫 수업이 시작할 때 하는 그리고 서류에 항상 들어가는 단골항목인 자기소개를 어려워하는 우리에게 참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 유시민 작가님이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에서 마치 전인권 씨의 정열적이고 허스키한 목소리 같은 문체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지만 반대로 성시경 씨의 노래처럼 부드럽고 달달한 목소리 같은 문체에 깜짝 놀라며 편하게 읽은 것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이렇게 읽기 좋고 편한 문체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참 알차고 깊다는 점에서는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시민 작가님과 함께한 만화가 정훈이 님의 만화는 긁을 읽으면서 분위기를 환기하고 소소한 웃음을 주며 그만의 표현을 보여주는 것은 좋았지만, 글을 중간에 끊으면서 들어가게 편집된 부분이 몇 군데 있는 점이 아쉽다. 글을 끊지 않고 깔끔하게 각 장의 전후 또는 중간에 들어가더라도 내용을 끊지 않고 적절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편집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리고 11장의 만화가 정훈이 님의 자서전적인 만화는 충분히 독립적인 만화로도 훌륭하고 재밌는 만화였는데 이 책의 부록 같은 느낌이 아니라 만화가 정훈이 님만의 만화에 들어가고 이 책에서는 표현의 기술에 대한 만화가 정훈이님만의 생각과 표현을 더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좋은 책 한 권을 덮었다.
출처 | 오랜만에 독후감씀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