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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적폐청산의 사각지대는 없는가 / 강우일 주교(기사공유)
게시물ID : sisa_10017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흐얼ㄹ
추천 : 0
조회수 : 41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2/12 14: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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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천주교 제주교구장·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현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를 능가하고 있는 일은 이 나라 역사에서 참 오랜만에 있는 바람직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노선의 시시비비는 차치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소신 있는 행보에 사람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다.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를 나라답게 새로 설계하려는 의지, 그리고 곤경에 처한 이들, 고통과 눈물에 젖은 이들 곁에 달려가서 위로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으려는 자세는 국민의 칭찬과 지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가슴 한구석에서 휑하니 불고 있는 서늘한 바람을 느낀다.

지난 10여년 이 나라의 민주적 질서와 법을 가장 왜곡하고 무력화시킨 적폐의 진원지는 정부 부처 중 가장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기관들인 국정원, 검찰, 기무사, 경찰이었다. 북방한계선(NLL) 관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건, 대선을 앞둔 조직적 댓글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블랙리스트 사건 등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겨준 일들이 모두 정부 조직의 음모와 연대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이제라도 그런 적폐가 하나씩 정리되고 이 나라가 민주적인 규범과 절차에 따라 운영되도록 개혁의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하고 있음은 역사에 희망을 갖게 한다. 적폐의 중심에 있었던 국정원이 자체 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과거의 적폐와 단절을 시도하는 것은 어두운 과거 역사에 비로소 밝은 빛이 비치기 시작하는 어렴풋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런데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주요 조사 항목에서 안 보이는 한 가지 사건이 있다. 내란선동죄로 감옥에서 9년형을 받고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관련 사건이다. 나는 이석기 의원과 그 동료들과는 친분도 없고, 그들의 사상이나 성향을 공감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검거되고 재판받고 정당 해산까지 당하는 그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며 당혹감에 휩싸였다.

국정원은 2013년 8월29일 이석기 등 4명에 대하여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8월30일에는 법원이 홍순석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같은 날 검찰은 국회에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서를 전달하였다. 그리고 8월29일부터 닷새 동안 각 언론사는 국정원이 흘린 각종 정보를 대서특필하였다. 국정원은 이들이 내란음모 모의를 한 녹취록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밀입북, 북한 공작원과 상시 접선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흘렸고, 언론은 앞다투어 미확인된 혐의를 사실처럼 충실히 보도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우리 사회에는 통합진보당 당원들을 북한과 직접 내통한 세력으로 단정하고 단죄하는 거센 여론재판이 휘몰아쳤다. 국회는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객관적인 확인과 검증 절차를 생략하고, 검찰에서 요구서가 전달된 지 불과 닷새 만인 9월4일 압도적인 표차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내란음모’라는 처음의 공소 요지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증거도 없음이 드러나, 법원은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단의 노력으로 국정원이 제시했던 녹취록의 많은 부분이 왜곡 작성되었음이 드러났다.

지금 국정원이 지난 두 정부 기간 중 저지른 적폐를 하나씩 파헤치고 그 책임 규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정부도 언론도 시민들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석기 사건이 터지기 직전 2013년 전반기는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 전 조직적 댓글 개입 문제로 국민적 의혹이 절정에 달하였다. 이를 규탄하는 항의 촛불집회가 계속되어, 갓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큰 암초를 만나고 있었다. 국정원도 위기에 처해 있었다.

국정원은 이석기 사건을 발표하며 국면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모든 부조리한 사건 전개와 수사가 지금 구속되어 실형을 살고 있는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이루어진 일이다. 적폐청산이 적당히 모양새만 갖추고 끝나서는 안 될 일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23015.html#csidx33b24dfcdf709e9a9e718744068dc7f 

나쁘지 않은 기사가 떠 보여서 공유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저질러놓은 적폐가 워낙 많다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해야할 것도 많고..ㅠㅠ 그렇지만 잘 하겠죠.ㅋㅋㅋ
출처
원문보기: 한겨레 기사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23015.html#csidx33b24dfcdf709e9a9e718744068dc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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