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학사를 마치고 이공계 석사라는 힘든 길을 선택해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힘들다는 말 한마디 안했지만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타학과라서 석사를 3년동안이나 하면서, 지도교수를 잘못만나 졸업은 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인건비도 착취당하며, 교수 시험 문제도 만들어주는 등 부당한 일들을 겪으며
지내온 날들이 떠오르네요.
그러나 참고 버텼습니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는 왜 가만히 있었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석사 생은 정말 아무 힘이 없습니다. 졸업만이 목표인데 졸업은 오롯히 교수 손에 달려 있으니까요)
중간에 못 버티고 나가버린 선배도 있고,
같이 들어왔지만 1년 먼저 졸업한 동기도 있었지만. 꿋꿋이 버텼습니다.
결국 졸업을 하네요.
사실 아직 믿기지는 않습니다. 말년휴가를 나가도 아직 군인인 것 처럼,
석사나 박사나 디펜스가 끝나면 다 끝난거라고들 말하지만 졸업식도 하지 않았고
실감이 나지 않네요. 3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같은 연구실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버티고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태어나 처음으로 사회라는 곳에 발을 내딛으려 합니다.
더 이상 나를 보호 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제가 그동안 제가 걸어 왔던 삶의 길이 나의
든든한 무기와 방어구가 되어서 전쟁같은 사회속에서도 잘 살아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잘 살아왔고 헛된 길을 걸어온게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석사를 마치면서 나 자신에게 보내는 회고록이며 동시에 앞으로 사회라는 전장에 나가기전 출사표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잘 살아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석사_휴먼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