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민이 카페에 쓴 글
[2006.04.24 19:38 ] 흠 (글쓴이 : TheMarine)
번호 : 356 조회 : 10 스크랩 : 0 날짜 : 2006.04.24 22:58
글쎄요. 말머리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네요.
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렇게 게이머 은퇴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더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다른 모든것들이 따라오지 않더군요.
누구보다도 승부욕이 강하고, 지는것 자체를 용납못하던 그런 제 모습을 좋아했답니다.
그런 성격덕분에 가끔 사람들과 마찰이 있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당당하던 그때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조금씩 변해갔어요.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했던 때와 조금은 다른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게 됐구요.
경험이라는 놈은 저에게 아군이 아닌 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게임은 17살 4월부터 해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습니다.
제가 지금 25살이니 횟수로 9년이네요.
17살부터 18살초까진 정말 게임이 단순히 재미가 있어서 했어요.
그리고, 18살 봄 정도부터 PC방 대회등 여러 대회에 참가를 했었답니다.
지금은 좀 소심한 경기운영으로 실망을 많이 끼쳐드렸지만, 저도 4년이라는 시간정도
제 자신을 무조건 NO.1이라는 마인드로 살아간적이 있답니다.
한번 나락으로 떨어져 나는 게이머로서 더 이상 할수 없다라고 생각했던 21살 가을즈음
조규남 감독님이 절 잡아주셔서 전 다시한번 비상할수 있었습니다.
희망이 없어보이던 저를 받아주신 정수영 감독님, 장기욱 과장님 덕분에 게이머로 다시
재기도 성공을 했었구요.
이번 은퇴때도 더 해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번만큼은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이번 대회 예선을 치루면서 경기를 지고 나서 결정을 더 확실히 하게 됐구요.
팀에서 이제 믿을만한 테란들도 많이 생겼구요.
몇년째 문제가 되던 KTF테란라인의 문제도 이제는 해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쉴새없이 비난을 받을때도 내 자신과 당신들에게 당당해지고 싶어서 지금까지 해왔습니다.
매 경기 정말 오늘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해왔습니다. 도전 정신이 아닌 살아남겠다라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소위 어릴때 한창 날라다닐때는 말이죠.
2인자라서, 경기가 지루하다고들 해서 힘들었답니다.
그 이후에는 또 다른 문제로 힘들었구요.
아니 전 사람들이 산다는것 자체가 참 힘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누구나가 힘들겠죠. 서로의 상황만 틀릴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 항상 큰소리 치고 당당하게 이기고 다니던 제 모습을 좋아했어요.
사람들 힘들다고 얼삼부리는 사람들을 정말 싫어했고, 연습을 설렁설렁 하는 사람들도
싫어했습니다.
그러던 저도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며 남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저 역시도 그런
모습들을 조금씩 가지게 되기도 했구요.
아~ 첫 은퇴를 결정했을땐 말이죠. 사실 후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기분이 좀 그렇네요^^
전 말이죠. 제가 KTF에서 어른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외에도 정말 너무 많은걸 배웠습니다.
술 한잔 못하던 놈이 술도 이제 할줄 알게 됐답니다.
흠^^ 누구보다도 더 잘하고 잘난 게이머가 되서 큰소리 치고 싶었는데 말이죠.
결승전에서 우승하고 기뻐하고 인터뷰도 당당하게 한번 하고 싶었는데요.
자기전에 수도없이 우승을 상상하고 해내기 위해 열심히 해왔는데, 결과물이 부족하네요.
개인전은 아니더라도 프로리그 결승전을 준비하며 우승의 트로피를 누구보다 더
들어올리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제 자신에게는 아쉬운 문제지만요. 당신들에게 만큼은 죄스럽고 죄송합니다.
저를 응원한 사람들은 기뻐한 날보다 우울했던 날들이 더 많을꺼예요.
제가 없어도 KTF는 항상 응원해주십시오.
저는 중립적인 입장이겠지만, 마음이나마 KTF의 우승을 바라겠습니다.
술도 안마셨는데 참 우울하군요.
아마 A4용지 10장으로도 모자를꺼예요. 아니 100장도 모자라겠네요^^
하아~ 그 동안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TheMarine동 모든 분들 너무나도
고맙구요. 수고하셨습니다.
어떤 자리에서든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나와 당신들의 앞날에, 우리들의 앞날에 더욱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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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민이의 은퇴, 민구의 CJ이적.
마냥 이성적일 수만은 없었어..
민구는 그래도 좀 전부터 숙소를 나갔다느니 여러가지 소문이 있었으니까
다시 돌아와야지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느정도 이런 결과에 대한
마음가짐은 되있었는데.
정민이 은퇴소식을 처음 듣고는 눈물이 나는게 아니라 단지 먹먹함뿐.
눈물도 나지않고 그저 거짓말이지? 장난치는거지?
이런말만 나올 뿐이었지.
KTF의 팬으로서 산다는 건.
빗발치듯 쏟아져 내리는 비난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해야한다는것이고,
흔들리는 선수를 보면서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리고 늘 그렇듯 다시 KTF를 믿어야 한다는 것.
딱 오늘만 이런 글 쓸께.
KTF 정말 사랑한다. 처음엔 팀팬은 아니었지만 점점 너희가 눈에 와서박히고
선수 하나하나가 내 일 인것냥 신경써주고 싶고 그래.
이게 팀빠가 됐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도........
케텝.. 너희들에게 진짜 딱한번만 욕해본다.
케텝 이 쉐킷들아.. 제발 제대로 마음잡고 단체전 우승하자.
너희가 밟고있는 그 길이 누구의 잔해로 이루어져 있는 건지.
다시 생각한다면 놀 시간도 딴짓할 시간도 없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다시는 내 마음에서 선수 하나를 또 떼어내는 그런일 없도록..
제발.. 잘하자..
↑스갤펌. 정말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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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텝빠를 한다는건- 너무 힘들다.
분명 오늘아침까지도, 등짝이 주장된거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었는데.
......가출곰가출곰, 해도 아무래도 난 케텝빠였으니까...
......... 마음이 괜스리 ........
분명 동강만 보려고 켰는데 다음에 김정민 이름이 지나가서 기사보니깐 은퇴...
............에효. 공부하긴 오늘도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