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의 생일입니다. 생일 당일은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겠지 싶어 며칠 전에 보자고 연락을 했는데.. 어디 갈데가 있다고 안된다더군요. 다음 주에 돌아온다나요? 지난 달 음력 생일을 챙겨주긴 했지만.. 그가 지내는게 양력 생일인지라 참 많이 마음에 걸립니다... 꼭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꼭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당신이란 사람.... 태어나줘서..... 그리고... 비록 날 바라보진 않더라도... 떠나지 않고 내 곁에 있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꼭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는데....
결국 그와의 만날 약속은 잡지 못하고.. 친구들의 성화에 못이겨 엠티에 따라오고 말았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즐거워야 할 게임도... 왠지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기만 합니다..
게임보다 시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가 자정이 되자마자 전화를 걸었습니다. 만나지는 못하니까.. 축하라도 제일먼저 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내 속을 태우는 신호음은 자꾸만 가는데... 정작 듣고 싶은 그의 목소리는 들려오질 않는군요...
"전화를 받을 수 없어....."
너무나도 익숙한 기계 같은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뭐해?"
몰래 빠져나왔는데 기가막히게 알고 찾으러 나왔네요. 잠깐 바람이나 쏘였으면 했는데... 결국 친구에게 이끌려 다시 재미도 없는 게임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왠만한 게임에는 잘 걸리지 않는 터라 재미는 없어도 그다지 어려움 없이 하고 있긴 했지만..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겠죠. 너댓번을 걸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벌주만은 한사코 사양했답니다. 술마시는 시간에도 음료수만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는데... 사실은.... 술이 들어가면..... 알콜의 힘을 빌어 나도 모르게 울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눈물이 없던 나인데... 요즘은 술만 마시면 눈물이 나더군요. 그래서 술만은 한사코 거절을 했죠.
오늘만큼은.... 사랑이 초콜렛 보다도.. 더 씁쓸한 술을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