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징어가 된 역사는 그리 길지않습니다. 눈팅 포함해봐야 3~4년정도?
깊게보지도 않고 그냥 베스트만 훑거나 결게에서 노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이번 시게사건을 보면서 이런 사건사고가 잦았음을 알게되었고, 지난 역사들을 훑어보았습니다.
일베, 국정원, 통진당, 여시, 이번 시사게 사건까지
굵직한 사건 사고는 항상 외부에서 어떠한 악의 또는 자신들의 정의관철을 위한 의도적 행위로 인한 사고더군요.
수많은 외부 유입에 의한 분쟁들로 인해 선비, 탱커같은 자조적인 표현이 조금 슬프게 느껴집니다.
왜냐면 이건 오징어들이 만만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
사이트 구조 자체가 어떤 목적성을 가진 활동을 벌여서 여론몰이를 하는데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1. 게시판 > 베스트 > 베오베 구조의 문제점
ㄱ. 작은 지역게시판에서 특정 게시글을 작성하고, 추천이라는 행위를 벌입니다.
ㄴ. 베스트에 비교적 쉽게 올라간 게시글은 1차적인 노출효과를 얻고, 1번의 행위를 반복합니다.
ㄷ. 베오베에 올라가서 지역게시판에 비해 큰 노출효과를 얻습니다.
ㄱ~ㄷ의 절차가 10회, 20회 반복되면 베오베에 특정 게시판 게시물이 10회, 20회 올라갈 수 있게 되고, 게시판 하나가 커뮤니티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힘을 얻게됩니다.
즉, 화력집중. 트래픽몰이로 특정 내용을 담은 게시글 다수를 전체 유저에게 노출시킬 수 있게됩니다.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는 메인에 각 게시판 게시글을 노출시키거나, 서비스 전체의 베스트 게시글은 관리자 또는 운영자가 직접 등재 또는 삭제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있습니다.
반면 오유는 이 부분을 유저에게 전가하고있죠.
좋게 보면 오유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신뢰한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방치하겠다는겁니다.
왜 이런 서비스 구조를 띄게 되었는지는 추론해보면
막연히 유저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기반으로하고있으며
모든 지역게시판에서 하나의 게시판으로 글이 쌓이는 형태는 운영자가 강조하는 '광장'이라는 철학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 고민을 크게 하지 않고도 구축 할 수 있기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때문에 어찌보면 다른 커뮤니티보다 유저들에게 공동체 의식이 강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을겁니다. 마냥 부정할것만은 아니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있고, 유저들도 진화하고있습니다. 유저가 선하든, 악하든지간에요.
그에 맞는 유저들이 놀 수 있는 수준의 판을 깔아주기 위해서 항상 노력해야만 도태되지 않을겁니다.
2. 게시판마다 베스트 등록 기준을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비공감 수를 조정한다고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서비스 구조부터가 화력을 붓기 시작하면 여론몰이에 취약해지는 구조여서, 특정 게시판의 베스트 등록을 막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습니다.
3. 바뀌어야합니다.
오유자체를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와야하고, 적극 반영해서 서비스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지금처럼 외부세력 또는 특정게시판의 준동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이런 사건마다 '게시판 차단하세요. 안보면 되잖아요.'라고 말하는 건 의미 없습니다.
해당 기능도 결국 찾아봐야 아는 기능이고, 신규유저는 서비스에 대한 호감도를 느끼면서 기능을 찾아보기도 전에 떠날겁니다.
신규유입이 없으면? 나중에 오유는 경로당되겠죠. 그때까지 지금 사용자 모두가 이탈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운영자가 먼저 여러가지를 제시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투자 할 의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베스트, 베오베의 쿼터제를 도입해서 특정게시판 게시물이 몇개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제어하거나
노출을 최소화하고 다른 커뮤니티처럼 다양한 게시판들을 메인에 노출시켜서 화력을 분산시키거나
이제는 이 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난 과거와 오늘과 같은 일이 매번 반복되고, 유저는 계속해서 떠나갈겁니다.
자꾸 부수적인 공감, 비공감기능, 리스트공개 이런걸로 보완하려고 해봐야, 어차피 같은 일은 계속 발생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