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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을 굴릴까.
게시물ID : love_398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lrone
추천 : 0
조회수 : 1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2/21 20: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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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하얀 것들이 점점이 풍경 위로 미끄러져 내렸다. 도시는 잿빛하늘을 뒤집어쓰고서 뿌옇게 멀어지며 어디론가 떠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한참 재잘거리던 여자는 마침 하나둘 불을 밝히는 가로등을 발견하고는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았다. 희미하던 불빛이 점점 밝아지면서 가로등 주위로 모여든 물고기들처럼 눈송이들이 반짝거렸다. 남자는 다시 여자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며 잠자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무릎까지 쌓였으면 좋겠다.
- 우리 아가씨가 또 감성이 돋으셨군. 왜 눈사람이라도 굴리게?
- 그럼. 겨울이면 한번 굴려줘야지. 
여자가 커피 잔을 들어 입에 가져가려는데 남자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거짓말....
- 거짓말이라니?
여자가 마시지도 않은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날카롭게 말했다.
- 잘도 굴리겠다. 나보고 굴려 달랠 거면서...
남자가 동그랗게 뜬 여자의 눈을 외면하며 다시 중얼거렸다.
- 어머, 이거 왜이래. 같이 만들잖아!
여자가 입술까지 깨물고는 남자의 팔뚝을 내려치지만 남자는 무심이 커피 잔만 기울였다. 
- 엄밀히 같이 만드는 건 아니지. 내가 만들어 대령하는 거지.
천천히 커피 한 모금을 삼킨 남자가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그래서 싫어?
앙다문 입술에 잔뜩 눈썹에 힘까지 준 여자의 표정에 남자가 빙긋 웃었다.
- 아니 좋은데.
- 뭐야, 지금 비웃고 있잖아!
- 아닌데, 너무너무 좋아서 웃는 건데.
남자가 여자에게 얼굴을 들이밀자 이번에 여자는 남자의 뺨을 찰싹 때린다. 그러자 남자는 아주 낄낄대며 웃기 시작했다. 남자의 뺨을 번갈아 찰싹거리던 여자의 어깨도 점점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출처 나 &
https://youtu.be/EhwathS9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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