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만난지는 3년이 넘었고 오랜 기간의 장거리 연애로 서로 지쳐 헤어졌다가, 남친 쪽에서 재회하기 위해 먼 타지에서 제가 있는 곳까지 온 상황입니다.
남친은 제가 있는 지역에서 이직 준비중..
저희 집에서 동거를 한 지는 어언 삼개월.
저는 직장인이고 일단 혼자 고정으로 내고 있는 생활비예요.
--> 월세 70
--> 관리비 15~18
--> 장보기 15~20 (거의 둘이 외식 하느라 장보는 비용이 많이 안 나오구요, 같이 먹을 간식, 음료, 가끔 먹는 집밥 찬, 국거리는 해야하니 이정도 씁니다.)
데이트비용은 거의 반반.
외식, 커피, 그 외 같이 다니면서 자질구레하게 쓰는 비용은 니가 한 번 내면 내가 그 다음꺼 내고 좀 비싼 밥 한 사람이 냈으면 그 다음 커피+택시+간식비용은 다른 사람이 내고 계산카운터에서 빼는 사람없이 서로 눈치껏 잘 하고있습니다.
일단 남친은 많이 검소한데, 제가 좋아하기도 한 이유입니다. 유흥 안 하고, 본인 옷, 신발 함부로 사는 걸 본 적이 없고, 정말 너무 안 샀으면 안 샀지.. 돈 성실하게 모아서 2년만에 학자금 대출 다 갚고 그 와중에 허리띠 졸라매서 5천만원이나 모아놨더군요.
그렇다고 가까운 사람에게 인색하다는 말을 듣고 사는 사람은 아니예요. 신세지는걸 안 좋아하고 도움 받는게 있으면 꼭 보답하는 성격이라 저한테 쓰는 돈은 자신의 예산 안에서 아낌 없이 써요.
얼만진 모르지만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지내는 것도 되게 조심스러워 하고 눈치 보는게 보여서 제가 미안할 지경이에요.
나 때문에 먼 타지에서 온 남친이 이직 때문에 계속 지원,면접,탈락을 반복하고 힘들어 하는데월세, 생활비 정도는 지금처럼 제가 내고 데이트만 반반 하는 현 패턴을 유지 하는게 맞는거겠죠?
남친쪽에서 먼저 관리비 만이라도, 아니면 장보는데 보태라 하고 십만원이라도 주는 마음을 바라는 제가 아직은 너무 조급한 걸까요?
맨 위에서 설명한 고정 지출은 어차피 저 혼자 살았을 때도 나가는 돈이라 이때다 싶어서 몇 푼 얻어내자 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어요. 반대로 제가 남친 지역으로 가서 같은 상황이었어도 남친도 똑같이 해줬을거라 믿구요.
하지만 자꾸 진심에 불안함이 생기면서 갈 데 없어서 나를 이용하나? 싶은 나쁜 의심이드네요.. 남친을 많이 사랑하고 남친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저렇게 돈 아껴서 그리는 미래에 내가 포함되어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어요.
얼굴 붉히고 싶지 않고 지금 충분히 힘들어 하는 남친에게 부담을 주고 싶진 않은데저도 답답하고 고민이 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ㅠㅠ 무슨 말이라도, 조언이라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