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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앞 길고양이7
게시물ID : animal_35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고래돌고돌
추천 : 16
조회수 : 164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1/30 12:05:26
글 들어가기 전에

어제 글 결말이 좀 이상했죠? 실은 계속 쓰다가 일이 생겨서 이야기 중간에 끊겨버렸습니다.

수정하려다가 그냥 어짜피 쓸거라고 생각하고 연이어 씁니다.

혹시 제 글의 막장드라마식 결말이 이상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솔직히 그렇게 끊기도 힘듭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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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프리미어 리그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 맨유의 팬이다. 사실 그 전까지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올시는 호날두 테베즈 다 버리고 요상한 유망주와 싼애들 몇몇 모아서 여태까지 적어도

지지 않는다는 거에 놀라서 팬이 되어 버렸다. 그 날도 아마 맨유 경기가 있었던 날이었다.

전에 축구는 치맥이라고 했지만 비싸서 자주는 사먹지 못했는데 저번에 나비가 닭다리 물고 오는 

모습을 본 후 그 녀석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일부러 시켰다. 

아참 그전에 설명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나비와 새끼들은 우리 하숙집으로 출퇴근을 한다. 보통 8-9시

정도에 나비녀석이 매일 앉아있는 그 신발장위에 앉아있고 나는 일어나서 창문으로 녀석을 보고 밥을 들고

나가 부어준다. 보통은 새끼들이 늦잠을 자는지 나비만 나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비가 먼저 밥을 먹

고 (조금만 먹고 남긴다.) 나중에 시간이 조금 지나 있으면 새끼 녀석들이 냥냥거리며 밥을 먹고 있다.

그러다가 해가 지고 한 6-7 시 쯤 되면 언제 사라졌는지 새끼와 나비 모두 사라져 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녀석에게 하숙집은 집이 아니라 햇빛을 쬐고 바람을 피할 수 있었던 장소인 셈이다. (게

다가 내가 무상급식까지 해주니 녀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닭다리를 들고 밖에 나가 봤지만 역시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녀석들이 밥을 먹으러 올 때 웃으며 녀석들을 기다렸다. 밥을 먹으러 쫄래쫄래 오던 녀석들은 내 손에

들린 닭고기를 보고 흠칫흠칫거리며 닭고기 쪽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귀를 눕히고 하악대기만 할 뿐

나비는 손에 들린 닭다리에 입도 대지 않았다. 좀 더 가까이 들이대자 앞발로 쳐서는 떨어지는 고기를 

얼른 주워먹고 숨어버렸다. 이번에는 타켓을 바꿔 눈물 새끼 녀석에게 들이댔다. 이번에도 나름대로 하악

소리인 냔냔냔 소리를 내면서 주춤주춤 하더니 닭다리에 입을 가져갔다. 감동의 순간 ......

녀석은 내 손의 닭다리를 가져가려 했다. 이 어메이징한 놈이!... (고양이에게 닭뼈를 함부로 주면 안

된다. 닭뼈에 나쁜 성분 때문이 아니라 익힌 닭뼈는 부러지면 날카롭게 갈라지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아무

생각없이 먹다가 위 식도 장 등에 구멍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조그만 주둥이로 끌어 땡기는데 처음에는 방심하다 놓칠 뻔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살코기를 조금씩 떼

어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주기로 했다. 이번에도 눈물 녀석 말고는 오지 않았다. 나비는 귀눕히고 앉아 

있고 엄마쟁이 녀석은 엄마 뒤에 엎드려 있었다. 확실히 이녀석 식탐이 심하긴 한가보다.

계속 이녀석만 먹다보니 다른 녀석에게도 고기를 던져 주었는데 보통녀석은 고기가 어딨는지 찾지도 못해

가끔가다 조그만 머리통에 콩 하고 맞곤 했다. 나비 녀석은 요놈이 여지껏 새끼들에게 먹이를 양보한 그

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날쎄게 휙 휙 채어갔다. 특히 보통새끼 녀석의 머리에 맞고 튀어나온 고기를 노릴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빠르기였다. 

눈물 녀석은 내 무릎 바로 앞에 앉아서 손가락에 있는 고기를 손에 매달려가머 먹었는데 가끔가다 

손가락을 야무지게 깨물었다. (소리지르면 도망갈까봐 소리도 못지르고 참았다.) 쪼그만게 무는 힘이

얼마나 센지... 하지만 어쨋든 이게 녀석들과 나의 첫 터치였다.

그 다음날은 한국의 아시안컵 경기가 있었다. 이틀연속 치맥은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시켰다.(솔직히 

고양이들 주려는 마음도 있었다.) 다음날 아침 녀석들에게 주려고 들고 나갔는데 현관앞 쓰레기통이

쓰러져 있었고 봉투안에서 흩어져 나온 걸로 보이는 닭뼈들이 널려 있었다. 분명히 나비랑 새끼들은 

아니었다. 내가 배불리 먹일 뿐아니라 밤에는 이 쪽으로 오는 일 자체가 없었다. 분명 저번에 본 

얼룩이 녀석일 것이다. 여기서 나비 가족들 외에 다른 고양이를 딱 세번 봤는데 그중 쓰레기통을 뒤지는 

녀석은 얼룩이 녀석 뿐이었다. 대부분 녀석들은 나비가 밥 먹을 때 밥냄새를 맡고 훔쳐먹곤 했다.

아무튼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 헤집어 놓은 쓰레기통을 세우고 흩어진 쓰레기와 닭뼈들을 다시 주워 

쓰레기통에 넣고 있는데 밑에서 할머니께서 올라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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