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국에 있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이니 좋겠네 뭐가 힘들어라고 하시는분들도 있겠지만 전 매일 매일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좋죠. 한국과 다르게 교수님이 시키는일도 없고 자기 공부만 합니다. 문제는 외국에서 공부는 선택한 사람의 일이라는겁니다.
전 평범한 혹은 그보다 조금 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공부해라 하는소리에 그냥 공부를 했죠 의무감에. 성적이 우수한건 아니였지만 중상위정도로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머리가 조금 크고나서는 주변에서 주입된 그 경쟁의식과 제 자존심때문에 공부를 했습니다. 재미는 거의 못느꼈네요. 그냥 하기 싫지만 누구나 하는거니까 힘들어도 하는, 내 자존심이 있으니까 상위는 유지해야하는 이런 느낌이었죠.
전공도 나름 흥미있는걸로 선택에서 대학에 들어갔지만 다른걸 할때 느끼는 그 즐거움보다는 덜했기에 온라인 게임에도 일년 빠지고 학술 동아리에도 빠져봤습니다. 졸업하고 남은건 깊이없는 지식.
그래도 졸업시기에 재밌어보이는 주제가 있길래 그쪽 대학원으로 지원을해서 현재 일년차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처음 일년은 수업만 듣는 과정이라서 현재 수업만 듣고 있는데요. 여기는 학사 석사가 나뉘지 않고 5년코스에 학사 석사가 같이 나오는 시스템이라 사실상 전 학사 수업을 듣고 있다고해야 맞습니다.
같은 전공이고 게다가 공대인데 왜 이렇게 배우는 깊이가 다르고 초점이 다를까요. 학사를 졸업했다는기 부끄러울정도로 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학사를 다시 하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맨날 질문하고 매주 나오는 과제하기에 벅차고.... 처음 학기는 따라가겠다는 집념과 아는게 없는 아노미 상태의 스트레스때문에 목이 물혹도 생기고 몸살도 많이나고 난리도 아니였네요. 첫 학기는 평균 점수를 받았습니다. 엄청난 스트레스의 결과가 저거라니 슬펐습니다. 지금 이번 학기에는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지 4개월이 되어가네요.
점점 공부가 재미가 없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재미 없었네요. 매일매일 해야될 과제랑 공부량은 정해져있는데 요즘은 누워서 핸드폰만 하고 밥만 먹고.... 점점 뒤쳐지고 의욕도 없어집니다. 남들은 하고싶어서 대학에 왔고 의지가 있어서 공부하는데 전 매일매일이 숨막히고 도망치고싶은 생각만 합니다.
왜 사는건 힘들까요. 매일매일 아무걱정없이 뒹굴거리면서 살고싶네요.
전 왜 여기까지 이렇게 떠내려왔을까요. 아무 기운도 없고 의지가 없네요.... 쉬어도 쉬는게 아니고 슬퍼만집니다. 이렇게 쉬면 또 진도 늦어지는데...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것도 아니고...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