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나쁜 일들만 일어난다는 거에요.
"엥 원래 처음부터 주제가 안그랬나?" "그런 재미로 보는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잘 들어보세요.
왕좌의 게임이 특별한 이유가 뭡니까. 주인공이나 선역 보정같은게 별로 없다는 거거든요, 님들이 그 캐릭터를 얼마나 좋아하던간에 언제든지 끔살당하거나 몰락할 수 있죠. 하지만 얼불노와 왕겜의 진짜 주제는 그냥 나쁜일만 일어나는게 아니에요.
...“모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거죠. 좋은 일이 일어나면 나쁜일이 일어나고, 나쁜 일이 일어나면 또 좋은일이 일어나는 식으로 균형을 유지해오고, 나쁜 일에 대해서도 이에 대한 배경이나 모티브가 자세하게 나오거나 암시가 주어졌거든요.
한동안은 이게 드라마에서도 비교적 자연스러웠죠. 근데 HBO와 드라마 작가들인 D&D 콤비가 드라마가 점점 원작 책을 따라잡으니까(GRRM 할배가 다음 책을 4년이 넘게 못끝냄) 소재가 떨어지고, 붉은 결혼식 등등 충격적이거나 비극적인 내용들이 있을때마다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올ㅋ? 이거 계속 써먹어야겠네?"라고 점차 생각하게 되고 자극적인 소재를 일부러 더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또 '주인공 보정이 없다는 것' 과 '악당에게만 보정을 줘야 한다'는 것과 구분을 못하는것 같네요. 멀쩡히 살아있는 캐릭터들도 죽이고..
그 결과 드라마는 점점 자극성에만 의존하는 막장드라마로... (뭐 좋은 장면들도 있었고 7하고 8화가 가장 괜찮았지만.)
예시를 들어볼께요.
-강철군도 최고의 검사들이 옷벗은 싸이코하고 개 세마리에게 내쫓김. 가끔씩 동네에서 보던 광경
-원작에서 끔찍하게 고통받으며 죽는 악당들이 때때로 비교적 편안하게 죽음.
-웨스테로스 최고의 기사중 하나인 국왕호위대장과 어릴때부터 지옥훈련을 받아온 거세병단의 대장이 뒷골목에서 가면쓴 일반인들에게 칼빵을 맞음
-바리스 다음가는 정보수집가인 리틀핑거가 볼튼 가문에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산사를 결혼시키고 산사는 별 하는 일도 없이 학대만 당하다가 탈출함.
-고작 20명이 웨스테로스 최고의 지휘관의 주둔지에 한명도 안죽고 잠입해서 사보타주하고 감. 무슨 어쌔신 크리드도 아니고
-스타니스 부하들이 충성심 강한 이유 1순위가 바로 정의에 대한 신념과 카리스마인데 전투를 이기던 말던 그런짓하면 상당수가 사기를 잃거나 떠날거라고 파악못하고 아끼는 자기 딸을 제물로 불태우는 짓을 저지름. (원작에서는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려서 아샤(야라) 그레이조이를 포함한 강철군도 포로들을 제물로 바치자는 몇몇 부하들의 요청에도 더 이상 사람 불태우는 일은 없다고 선언하고 자기가 죽으면 딸이라도 왕좌에 올려달라고 부하들에게 간언함. 애초에 가족은 캐슬 블랙에 남겨두고 같이 있지도 않았음.) 그 결과 개연성 붕괴는 물론이고 원작 스타니스 팬들의 분노를 삼.
-아군도, 돈도 그렇게까지 없는 볼튼 가문이 난데없이 수천명의 기병대를 끌고옴. (물론 지지파도 있지만 북부 상당수는 볼튼 가문을 싫어함) 원작에서는 프레이 가문하고 합쳐도 스타니스 연합군에게 불리함.
-웨스테로스 최고의 지휘관이 정찰도 안하고 제대로 된 진열도 없이 (보병이랑 궁수랑 대충 섞여있음) 자살공격을 강행했다가 전멸당함.
-거세병들이 또 가면쓴 일반인들에게 개털림.
-원작에서는 더 이상의 복수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던 온건파였던 엘라리아 샌드가 미르셀라를 독살. 그것도 바로 감격의 부녀상봉 순간 뒤에 바로 눈앞에서 죽음. (뭐 살아있을 가능성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색합니다)
-안그래도 다 싫어하는데 굳이 메린 트란트를 아동성애자로 만들어버림 (추가)
-원작에서는 부하들이 존 스노우를 찌른 이유는 존 스노우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이나 그냥 장벽 밖 야만인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나이트 워치가 정치적으로 쓰이는 것을 막기위해서였음.
요약:
일반적인 스토리 = 일단 좋은 결과만 일어난다
책 (원작)= 무슨 결과라도 일어날 수 있다.
드라마 = '일단' 나쁜 결과만 일어난다
최종결론: 책 빨리 끝내슈 마틴 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