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달리는 댓글과 자신의 댓글에 달리는 대댓글을 수동적으로 확인해야하는 것에 불편함이 많을 것입니다.
이것은 특히나 철학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길바닥에서 자유로운 대화로 시작된 철학함이 점점 현대에선 대학 도서관 구석지에 쳐박히게 되었고 아무도 철학을 찾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대철학은 손이 닿지 않는 높은 선반에 꽂혀 있다고 우쭐대고 있습니다. 철학도 굳이 이해해줄 사람을 찾지 않습니다. 이런 소통의 부재와 철학의 거만함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감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말하지않고 그냥 말합니다. 우린 자기 생각을 그냥 말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필요합니다. 소통의 부재와 철학의 거만함의 원인은 대화형식에 있습니다. 일방적인 대화가 이러한 폐단을 만들어내는데 크나큰 한몫을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이 글도 지금은 일방적인 대화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글에 대답을 하고 저도 그 말을 이어간다면 이건 일상적인 대화가 될것입니다. 거기다 입으로 하는 대화보다 글로 하는 대화는 시간적 여유로움을 가져 깊은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알림기능은 청각입니다. 누군가 내게 하는 말은 무조건 들리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 말을 기울여 듣는가 흘려 듣는가는 개인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알림기능이 없으면 농아인이 됩니다. 다른 사람이 해주는 말을 들을려면 그를 직접 쳐다보고 입의 움직임을 읽어야합니다. 우리는 농아인의 이런 모습에서 정성과 배려를 느끼지만 농아인은 불편함과 피곤함을 느낍니다. 자신이 정성들여 읽은 입이 황당한 말이거나 아무런 뜻도 가지고 있지 않을때 허탈함은 싸여가고 결국엔 소통에 문제를 가져옵니다.
오유커뮤니티는 심각한 소통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글들이 일방적으로 오가며, 자신이 쓴 글의 반응을 살펴보던 정성과 배려는 시간이 갈수록 귀찮음과 실망감이 쌓이고 이러한 부정적 감정의 상태는 아주 흥미롭게 표출됩니다(이것에 관해선 따로 대화해보고 싶습니다)
알림기능이 끊임없는 대화의 길을 열어줌으로서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지게 해주어 다름을 인정하고 남을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개인을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그냥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알림기능 도입의 반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1. 경제적, 기술적인 문제
-커뮤니티 이용자의 수를 보면 이 문제는 손쉽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 친목의 위험
-사실 전 현 오유에서 간간히 행해지는 과도한 친목질금지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마치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기위해 셧다운제를 도입한 느낌과 같습니다. 나쁜건 친목의 악용이지 친목이 되면 안됩니다. 커뮤니티는 사이버사회입니다. 헌데 가만히 보면 싸이버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강조되어야 할건 사이버가 아니라 사회입니다.
알림기능은 대화의 유연함과 편안함을 가져오고, 이것은 경직된 사고체계를 변화시킬뿐 아니라 관계에 대한 여유와 깊이를 가져오며, 이건 다시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이해, 포용으로 점차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