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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도타2 한국섭/동남아섭 차이점
게시물ID : gametalk_1407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5
조회수 : 1876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12/16 03:59:29
도타2 동남아 서버에서 주로 플레이 하는 유저입니다.
넥슨에서 퍼블리싱하는 한국 서버로 한번 옮기면 다시 못 돌아 간다고 해서 안 옮기고, 한국 서버로 옮긴 친구랑 파티 맺어서 간간히 한국섭 마실 오는 정도로만 놀고 있어요(파장이 한국서버면 저도 꼽사리 낄 수 있음..)

외국 서버랑 한국 서버 양쪽에서 플레이를 해보면 보이는 차이점은.. 확실히 한국 사람들이 게임을 잘하긴 잘합니다.

도타2에선 아직 한국 유저수가 그리 많지 않고, 국제대회에서도 도타2 한국팀이 여타 e스포츠 종목처럼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플레이 수준은 높은거 같아요.(이건 그냥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하긴 같이 플레이 하는 친구 실력이 좋다보니 매치메이킹에서 한국서버의 실력자들이랑 자꾸 붙여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근데.. 아쉬운점은 실력에 비해 뭔가 좀 여유가 없어 보여요.

도타2는 롤 보다 나온 시점도 늦었고, 비슷한 장르이긴 합니다만 플레이 방식이 많이 달라요.
이미 거의 정형화된 롤의 레인별 역할분담과는 달리 도타2에는 아직 어떤 전략이 확실하게 정해진게 없습니다. 플레이 하는데 있어서 딱히 꼭 따라야만 하는 룰 같은 것도 없죠. 심지어 프로들의 대회에서도 2-1-2, 1-1-3, 1-1-2-1(정글) 등 별의 별 전략이 다 나옵니다. 한가지 영웅이 딱히 한가지 역할만을 하지도 않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서버에서 게임을 시작하면 시작하자마자 냉랭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아 ㅇㅇ가 미드 서야죠 당연히", "ㅁㅁ는 갱킹 다녀야 하는데 레인에만 붙어있으면 어쩝니까" 이런류 말다툼이 흔히 벌어집니다.

근데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특정 역할 안하면 대차게 망하는 특화 영웅들이 몇 있기는 합니다만 대부분의 영웅들은 여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서포터라고 해서 시팅만 하는게 아니에요. 어떨땐 오히려 좀 더 공격적으로 스턴과 상대 견제를 가지고 아군 캐리를 보조해 줄 수도 있습니다. 아직 극초반일 뿐인데 남이 아이템 사는걸 가지고 그걸 왜 샀네, 그 영웅이면 당연 이거부터 사야하네 참견 할 필요도 없죠.

게임이 조금 밀리기 시작하면 욕설도 막 튀어나옵니다. 아직 롤에 비해 유저수가 적다 보니 막장유저의 절대 숫자도 적은 편이겠지만, 여지껏 한국서버에서 플레이 하면서 남에 대한 격려나 덕담을 본 것은 손에 꼽을 수준입니다. 그에 비해 남 욕하고 싸우는 꼴은 거의 매 게임마다 보고 있죠.

물론 제가 혼자있을때 주로 노는 동남아 서버라고 뭐 다들 매너 좋은 유저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도 fxxk이니 sxxt이니 wtf이니 욕은 간간히 튀어나옵니다. noob은 대중적(?)으로 쓰이는 비방용 단어구요. 실력은 제 개인적 체감으로는 한국섭 보다는 좀 낮은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실력은 좋은 사람이 많지만, 팀원의 하나로는 뭔가 부족한.. 손발이 안 맞고 두서없는 경기를 하다가 어영부영 실력도 못펴고 무너지는 꼴이 자주 나더군요. 올 캐리도 자주 나오고.. 올 서폿 같은 사태도 종종 일어납니다-_- 남이 뭐 픽하는지 안 보고 그냥 막 하는 사람들..ㅋㅋ 그래도 거의 대부분, '내가 초보라 잘 몰라서 그런다', '이 영웅 처음해봐서 어설프다 미안하다' 솔직하게 말하면 딱히 욕하거나 몰아붙이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아이템 뭐 사는게 좋다, 무슨 스킬 올려라 얘기해주고, 치명적 실수 한두번 해도 괜찮다고 넘어가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간혹 뭔가 한건 올리면 잘한다고 칭찬도 쏟아지더군요.

한번은 게임을 너무 못하고 피딩만 하는 유저가 있어 팀내에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화가난 캐리가 팀원들한테 'report him plz' 요청을 하자 다들 거절하더군요. "게임을 못하는게 리폿 대상이 될 순 없다" "우리가 보기에 저 사람은 단순히 초보라 게임을 못하는 것 뿐이지 일부러 그런건 아닌거 같다"라고요. 또 한번은 누가 영혼파괴자를 고르더니 묻지마 닥돌을 계속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닥돌 그만 좀 하고 팀원들 하는거 따라오라고, 한번만 더 하면 트롤링으로 간주하겠다고 한마디 했더니 다른 유저가 말리더군요. 쟨 트롤이 아니라 단순히 게임 지독하게 못하는거 같다lol ..이라고요.

졸려서 그런지 글이 좀 두서없는데, 물론 팀웍 맞춰가며 꽉 짜여진 게임을 즐기기엔 한국서버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한글로 대화하니 의사소통도 원활하고, 대부분의 유저들이 팀의 일원으로써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요. 실수 한번 하면 어떡하지,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그 아이템 왜 사냐, 왜 이 역할 저 역할 안하냐 참견받고 말싸움 벌어지고 하는게, 뭔가 게임을 즐겁게 한다기 보다 정말 말그대로 죽자사자 전투하는 느낌이에요...

동남아 서버에선 정말 다들 손발도 안맞고 어영부영 희안한 바보 경기도 자주 나오고 그러지만, 그래도 흥겹게 즐긴다는 기분은 듭니다. 간혹 시비걸고 입 험한 인간들 마주치긴 하지만 대부분 내가 잘 몰라 그런다고 인정하면 도와주고 격려해주더라구요. 꽉 짜여진 전략vs전략의 명경기는 아니더라도 나름 역전 재역전 경기가 끝나고 나면 이긴 팀이건 진 팀이건 다들 게임 재밌었다고 칭찬해주는 경우도 몇번 봤었구요...

방금도 자기전에 한국서버에서 한게임 뛰고 왔는데,
시작부터 우리팀 우르사가 자기 시팅 아무도 안해준다고 아주 땡깡을 부려대서 게임 이겼는데도 기분이 상했습니다. 니가 여기서 스턴 제대로 걸어줬으면 내가 둘 다 잡았을건데, 야 봇 밀리는데 아무도 안 도우러 오냐, 미싱 콜만 하지 말고 도우러 오라고 이 거지들아, 등등 무슨 애도 아니고 세상이 전부 자기 위주로 도는줄 알더군요..

본인이 잘 못하면 못한다고 인정을 합시다.. 또, 잘 못하는 유저가 있으면 욕부터 하기 전에 돕고 격려해가며 게임을 이길 생각을 합시다..
한국섭 도타유저분들도 다들 게임할때 조금씩만 여유를 가지고 게임을 즐겼으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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