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한 소년이 당차게 잉글랜드의 5부리그 팀 감독직에 지원해 화제다. 주인공은 1994년생 양원재(18)군. '예비 고3'인 양 군은 잉글랜드 5부리그의 '배쓰 시티' 구단 측에 "감독이 되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양 군은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의 양원재입니다"로 시작되는 영문 메일에서 "내가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배쓰 시티의 감독이 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배쓰 시티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모든 잠재력을 끌어내지는 못했다"며 "나는 현재의 감독을 이해할 수 없다. 그의 전술은 너무 오락가락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배쓰 시티가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더 높은 수준의 팀이 될 것"이라며 "공수를 연결하는 패스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양 군은 "스콧 머레이를 마크 캐넘이 받쳐주도록 해야한다", "마크 캐넘의 패스가 좋기 때문", "루이스 고그는 중거리 슈팅 능력도 좋고,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에이스" 등과 같이 실제 선수 이름을 거론하며 세밀한 전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양 군은 배쓰 시티의 전술적 문제점을 나열하며 보완 대책을 설명한 뒤 "당신들에게 내 두 명의 동반자, 이찬호와 유원석을 소개하고 싶다"며 "이들은 상대팀을 분석하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자신의 동갑내기 친구들을 소개했다. 덧붙여 양 군은 "우리는 1994년생이지만 내 어린 나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나는 2~3경기 만에 내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신에게 묻겠다", "하위팀으로 남겠는가, 우리와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는가?"라며 "배쓰 시티에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나는 메일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연락을 바란다"고 끝까지 자신감 있는 태도로 메일을 마무리지었다. 양 군은 배쓰 시티 측에 두 통의 메일을 더 보내며 전술적인 첨언을 곁들였다. 세 번째 메일에서 양 군은 다음 라운드에 나서야 할 열한 명의 선발 라인업을 추천하기도 했다. 양 군은 이 메일에서 "대니 웹을 수비라인에 기용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단 측이 "대니 웹은 살리스버리 시티로 임대를 갔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답변하자 이에 양 군은 당황하지 않고 "그렇다면 마크 피어스로 대체해 달라"고 의연하게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쓰 시티 구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양 군이 '풋볼매니저(가상 축구감독이 되는 컴퓨터게임)'를 너무 열심히 한 것 같다며 "양 군에 대한 소식은 노르웨이, 루마니아, 프랑스, 그리고 영국의 다른 클럽들에서도 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배쓰 시티는 양 군을 구단의 명예 전술분석관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 군은 임금을 요구했으나, 배쓰 시티는 거절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