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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면서 드는 감정.
게시물ID : gomin_1407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dua
추천 : 12
조회수 : 946회
댓글수 : 116개
등록시간 : 2015/04/14 11:01:57
삼십대 초반 예비신랑입니다.

 
그동안 안쓰고 안먹고 참아가면서 뼈 빠지게 모았는데, 힘들게 모은돈 결혼할 때 다 쓰네요.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많이 모을 수 있었던 거라고 열심히 살았던 증거라고 나름 속으로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집을 구하고 보니, 집에 들어간 비용이 제가 모은 돈 보다 부모님이 도와주신 돈이 훨씬 많네요.

열심히 살아봤자 이정도밖에 안되나 싶어서 그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나 자존심도 상하고 하네요.

그냥 남들처럼 사고싶은 차도 사고 먹고싶은것도 먹고 할껄..... 후회막급....


적어도 결혼 하면서 대출은 받지 말자 했는데, 

모은돈 집에 올인하고 나니 정작 결혼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모자라 대출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존심에 금이 마구마구 가네요... 하하하...

이럴꺼면 뭐하러 결혼하나 싶기도 하고.. 한숨만 나옵니다.


빨리 결혼 해버리라는 부모님 말씀에, 

나름 저렴하게 결혼한다고 비수기인 8월에 결혼할꺼라고 미리 상견례 하면서 말씀드렸는데,

정작 식장 잡고나니 왜 그 더운때에 결혼하냐며 타박하는 부모님도 있고...

부족한 형편에 결혼식장에 욕심 부리는 여자친구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쿨 할줄 알았던 부모님이 예단 이야기 앞에서 쿨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이럴거면 집 구하는데 도움 받지 말껄 싶기도 하고,

와중에 중간에서 말 전달 잘 못하는 빙구같은 저를 보면서 세상이 이런 답도 없는놈이 나였구나 싶네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할거라는 생각은 애초에도 없었지만,

아무리 예상 가능했던 일들이 터진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자존감이나 자존심에 상처까지 올 줄은 몰랐네요.


이 모든걸 다 견디고 결혼하신 분들 대단합니다.

두번 하신분들은 더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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