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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을 다 걱정해주는군요 ;;;
게시물ID : sisa_140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형아거긴앙돼
추천 : 1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11/26 02:53:33
일본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저런 조항들을 지나칠 정도로 꼼꼼히 따져보고, 실제 상황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경우의 수를 모두 계산해본다. 그러고도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는 시간이 한참 걸린다. 국민성과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면 일본인들을 ‘협상 열등생’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일본인들의 이 같은 특성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일본은 현재 11개 국가와 FTA를 체결했다. 그러나 멕시코, 스위스, 베트남, 브루나이 등 경제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 전체 무역에서 16.5%에 불과하다. 유럽, 미국과 FTA 서명을 완료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아직 선진(주가,차트)국들과는 협상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 이후는 FTA 협상이 한 건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잦은 총리 교체,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정 리더십이 흔들렸고 국내 산업 각 분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한 채 FTA 협상에 나설 내부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일 간 수출경쟁력에 역전 현상이 초래되자 일본 내부에서는 최근 “FTA 체결이 지연되면서 한국에 추월당했다”거나 “정부의 리더십 부족 때문에 한·일 간 경제력 격차가 좁혀졌다”는 이른바 ‘자성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수출 영토를 넓히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FTA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면치 못하면서 결국 기업들의 경쟁력 추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 4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보다는 중국과 FTA를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일본은 FTA 경쟁에서 완전히 낙오하는 게 아니냐며 내심 속앓이를 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국장급 고위 간부의 실무협상이 진행되기에 이르렀으니 일본으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 됐다.

9월에 있을 한·일 FTA 실무 협상은 양국의 국장급 고위 관료가 주도하는 첫 번째 협상이다.

과거 학계와 실무진의 검토 차원에 그쳤던 양국 간 FTA에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은 김해용 외교통상부 FTA 교섭국장이, 일본에서는 야기 타케시 외무성 경제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이 이번 협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와 본격적으로 FTA 협상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 2개 지역에 지불하는 관세 금액이 연평균 2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유럽시장에서는 승용차 수출에 10%, 슬림형TV에 14%의 관세를 내고 있으며 미국시장 트럭 대상(주가,차트) 관세는 무려 25%에 달한다. 최근에는 엔화값이 1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FTA 협상이 전혀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일본의 수출경쟁력, 제조산업 기반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5년 평균 8.1%였던 일본 제조업의 국외 생산 비중은 지난해 말 17.8%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값비싼 생산비용을 견디지 못한 채 일본 국내 산업의 공동화 추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일본 제조업의 막강한 경쟁력, 원천기술력이 FTA 시대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 장벽을 철폐할 경우 일본 제조업체들에 자국 시장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장기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고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본은 여전히 정국 불안,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FTA 열등생’으로 불리는 일본이 이처럼 열악한 정치적 환경에서 앞으로 어떻게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갈지 이웃국가인 한국에도 매우 주목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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