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고 싶다
부모님과 싸운 이후 그냥 이냥저냥 학교 다니는데 적응도 안되고
취업 잘되는 학교 갔으니까 그냥 거기 나와서 취업해서 돈 벌라고 하는 부모님
내 인생의 목표는 취업인가 취업하면 결혼하라고 하겠지 결혼하면 애 낳으라고 하겠고
나는 언제 내 인생을 살 수 있을까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라면서 이거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건 안돼 쳐내잖아
엄마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의 내가 하고 싶은일 그게 엄마가 원하는 거잖아
그럴바엔 차라리 니가 하고싶은 일을 하라고 하질마
그런 말을 할꺼면 내 진로를 아빠한테 결정해오라고 하지마
비교하면 안되는데 자꾸 다른 애들과 비교가 된다
주위에 재수하는 친구들이 너무너무 많은데 나는 왜
심지어 이제 자퇴하겠다고 얘기를 꺼낸 애도 허락을 받는데 나는 왜
아직도 재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는데 내일도 나는 학교에 가있겠지
어쩌면 내가 마마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아무리 싸워도 나는 엄마를 이길 수가 없다
결국 내가 제일 상처받으니까 나만 울고 나만 손해보고
이제 내 팔도 내 맘대로 못 긁겠다 흉이지네
넘어져서 그런거라고 둘러대긴 했는데 왜 엄마 아빠는 내 팔에 상처 난 것도 모를까
물어보는건 친구들 뿐이고
미안해 얘들아 나 거짓말 했어
넘어진게 아니라 내가 긁은거야 엄마랑 싸우면 그래
화는 나는데 풀데는 없으니까 제일 만만한게 나지 뭐
사실 나 초딩때도 이랬어
근데 아직도 아무도 모른다
누구한테도 말 못하겠어
친구가 많아도 외롭고 집에 있어도 외롭다
내 꿈을 묻으면서 나도 거기 같이 묻힌 것 같다
너무 암담하다
자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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