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복무중인 장교입니다.
우선 상황이 발생한 것부터 이야기해야겠네요..
훈련이 끝나서 전투휴무를 받았습니다(평일이지만 휴일처럼 휴식)
소대원들과 단결행사도 할겸 근처 회관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애들 술도 먹였고요(간부 동행하 음주 허가가능합니다. 개인당 반병까지지만)
근데 간부분대장이 애들 술 더먹이겠다고 몰래 반입해서 마시다가 나중에 보니까 꽤 마셨네요.
한 녀석이 술에 취해서 토하고 난리를 떨어서 그만 끝냈습니다.
나머지 애들 먼저 보내고 술취한 놈 데리고 가는데 취한놈이 술주정을 부리다가 엎고 가는 놈의 볼을 깨물었습니다.
그래서 엎고 가던 놈은 빡쳐서 먼저 가버렸고요
말그대로 인사불성이였습니다.
어찌저찌 복귀해서 재우고 애들한테 술취한 애 확인잘하라고 당부하면서 저도 퇴근하려는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에 가려다가 엎고 온 애가 보여서 고생했다고 이야기할려고 가는데 저를 뻔히 처다보길래
'왜 나를 뻔히 처다보지 이녀석?' 하는 마음으로 가서 "왜 임마" 하면서 머리를 툭 건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애가 왜 때리냐고 그러면서 흥분하는 겁니다. 그래서 "너 고생했다고 격려하러 왔는데 나를 뻔히 처다보길래 뭔가해서 그런거다"
하니까 그때부터 "나이처먹고 자꾸 생각없이 뭐하는거냐. 눈치 좀 봐라. 여기가 군대라서 계급대우해줘서 평소 아무말 안한거지 밖이였으면
가만안있는다. 눈치없고 능력없어서 사회나가봐야 말단 사원이나 할거다. 전역하고 마주치면 보자" 등의 말을 하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평소 애들한테 싫은소리하는 것보다 긍정적인 말, 좋은 말 해주려고 했고 힘들게 군생활하는 애들한테 최대한 희망사항 잘 들어주려고 했는데
결과는 저거네요.
일단 중대장님께 얘기해서 징계는 때릴까 합니다.
너무 착하게 살고 다 들어주려다 보면 호구가 되네요.
소대장으로서 2년이 너무 후회됩니다. 가슴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