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봉사활동 했습니다.
시간 많아서 갔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일이 없어서 간 건 아니었습니다.
봉사자 부족하다는 소리에 빠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내 일 미뤄가며 참여했고
땡볕에서 하루종일 쉬지도 못하고 일했습니다.
일단 자원봉사 이끄시는 실무 담당자분들 기본도 숙지 안된 것 투성이였구요.
세월호참사를 위한 이벤트인 거 알고 있으면서도 봉사자 사전교육 때 비상상황시 대처법 교육 없었습니다.
사고나면 담당자분들이 통솔하는 대로 이끌어라 라고 하셨지만, 오늘 일하시는 거 보니까 사고 났었으면 그냥 큰일 났을 겁니다.
하이라이트는 오늘 마지막이었습니다. 시간 예정보다 훨씬 늦어졌지만, 목아픈거 참고 행사 음악이랑 진행자분때문에 소리 질러가며
오신 분들 안내했구요. 안쪽부터 들어가야 모양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뒷사람들이 편한데 그냥 일행있다면서 앞쪽에 그냥 앉으시는 분들
다 들여보내느라 진이 다 빠졌습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되려면 절차가 정확해야 한다고 해서 일반시민분들 못들어오셨구요. 나중에 몇 분 잘 모르고 입장한 분들도 다 밖으로 나가시게 했습니다.
그 와중에 술드시고 난입해서 여자라고 무시하면서 말 안들으시는 분도 있었는데 참가자분들 도움으로 ㅠㅠ 험한 일 없이 내보냈구요,
다 괜찮았습니다. 이 센터에서 처음 하는 일이라 하니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다른 시민들 다 쫓아내는 와중에 왜 새누리당 의원은 입장코드도 없이 당당하게 들어올 수 있었고
"내가 보수당인데 이런 행사 참가하는 게 어디냐"는 개똥같은 소리를 지껄이며 안나가고 개기는 걸 그냥 놔두라고 해야 했습니까?
일반 참가자분들 한 번 입장하면 나가지도 못하고, 어떤 분은 너무 행사가 지연돼서 화장실 가셨다가 다시 들어오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아무 노력도 없이 술자시고 설렁설렁 사진찍으러 온 정치인은 그냥 들여보내고
봉사자들이 항의하니까 "그럼 끌어내요? 지금?" 하시는데 기가 찼습니다.
그냥 알바면 말을 안했을 겁니다. 그냥 돈받고 하는 일이니 기계적으로 대할 수 있지만
세월호관련 자원봉사입니다. 봉사활동 돈 바라고 봉사시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지만 바라는 게 없지는 않습니다.
정당한 사회 만들자고 모인 모임이었고, 자기만족이지만 뿌듯함이랑 보람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다들 봉사시간 안받으면서도 열심히 일했는데, 그냥 서울시 자원봉사자 센터는 우리가 그저 값싼 인력으로 보였나봅니다. 다시는 이곳에서 봉사활동 하고싶지 않아질 것 같네요.
오는길에 너무 열이 받아서 그냥 주절주절 씁니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