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hoto-media.hanmail.net/200608/18/mediadaum/20060818135448.626.jpg ▲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필리핀을 다녀온 청주에 사는 민모씨가 국제선 기내에서 제공되는 '담요가 비행기요금에 포함된 줄 알고 갖고갔다'는 내용의 사과편지와 함께 대한항공 인천공항지점에 되돌려보낸 담요. 지난 10일 대한항공 인천공항지점으로 분홍색 서류봉투에 약간 두툼하고 푹신한 내용물이 들어 있는 한통의 소포가 배달됐다. 이 봉투에는 대한항공 국제선 기내에서 제공되는 갈색 바탕에 체크 무늬가 새겨진 담요 한장과 A4 인쇄용지 절반 분량의 편지 한통이 들어 있었다. 소포를 보낸 주인공은 청주에 사는 민모씨로 최근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필리핀을 다녀온 승객이었다. 민씨는 필리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많은 승객들이 담요를 들고 나가거나 가방에 넣어가는 것을 보고 가져가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담요를 들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러나 집에 와서 담요를 펼쳐보니 담요가 대한항공의 자산이라는 내용의 글귀를 보게 되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결국 사과 편지와 함께 담요를 되돌려 주게 된 것이다. 민씨는 편지에서 “가져가시는 분들의 말로는 비행기 이용요금에 다 포함된 거라고 해서 가져왔는데 죄송하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다시 대한항공을 이용하겠다. 안전운항 하십시오”란 말로 사과했다. 실제로 대한항공 기내에서 제공되는 담요에는 ‘使用後 座席(사용후 좌석)에 두시기 바랍니다’란 글귀와 영어로 ‘PLEASE LEAVE ON THE SEAT AFTER USE KOREAN AIR’란 글귀가 함께 쓰여 있다. 항공기에서 제공되는 담요는 반환 품목이지만 승객들이 모르고 가져가거나 알고도 들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 매년 수십만장의 담요가 사라지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2001년 17만6천장, 2002년 21만3천장, 2003년 25만3천, 2004년 29만8천의 담요가 사라졌고 2005년에도 30만 정도의 담요가 사라져 매년 수억원의 손실이 있다. 담요는 가볍고 따뜻한 순모 제품이어서 휴대하기가 편해 특히 해외 배낭여행객의 제일 ‘타깃’이 되고 있다. 민씨처럼 나중에 잘못을 알고 간혹 돌려주는 손님도 있지만 항공사 직원이 승객이 들고 나가는 물품을 검사할 수도 없어 기내물품에 ‘사용하신 뒤 돌려주세요’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승객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있다. 심재문 대한항공 인천지점장은 “미국 근무 당시 한 교포여성은 자녀가 한국에 다녀오면서 담요를 가져오자 ‘교육 차원에서 그래서는 안 된다’며 돌려받은 적이 있다”며 “담요 한장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승객의 편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