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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비웃음의 대상이 될 때마다 참 속상해요
게시물ID : humorbest_1416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MDHJA♡
추천 : 34
조회수 : 2645회
댓글수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4/18 11:04:13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4/17 23: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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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우리 엄마 표현대로라면 요란(?)하게 신화팬이었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사실 팬이라고 뭘 많이 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방에 신화 브로마이드를 붙여놓고, 이동식 CDP(이거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도 안나네여 하..세월)도 따로 없어서 노래도 방안에서만 듣고 딱 그정도.
집도 지방이고 겁 많은 꼬맹이라 서울 올라가보는 건 꿈도 못꿨죠.
그래도 제 주변 많은 친구들이 제가 신화 팬인건 다들 알고 있었죠.

그 어린시절부터
오늘 결혼 발표한 우리 리더 및 다른 멤버들 덕에(비꼬는 거 아니고 진짜 약간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아이돌들은 안그러셨음 좋겠네여)
저는 잘 알지도 못하는 친구들에게 열애설 or 공개연애 소식이 들릴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안부 물음(?)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 덕에 일찌감치 내 아이돌의 사생활과 연예인으로서의 활동은 꽤나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게 됐어요.

오늘도 역시나
꽤나 오랜만의 이름들이 하루종일 카톡창에 주르륵
"에릭 결혼한대" "에릭 결혼한다며?" "너 괜찮아?" "에이 이제 결혼할 때도 됐지" "너도 결혼해" (대체 이게 무슨 의식의 흐름이란 말입니까 에릭이 결혼하는데 왜 내가 결혼을 해야하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명절 친척인줄?)

자, 그럼 생각 해봅시다.

당신이 누군가의 팬이라고 그 소식 보자마자 떠올랐을 정도로 열심한 팬인 사람이
당신이 소식을 전해주기 전에 그 소식을 몰랐을까요?
당신은 정말 그 사람이 걱정돼서 괜찮은지 톡을 보냈나요?

한 번 솔직해져봅시다.
아마 당신은 언제 연락했는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얘 아직도 빠순이질 하고 있나? ㅉㅉ 이제 인생 좀 챙기라고 충고 좀 해줘야지
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근데 어쩌나,
저는 당신의 생각보다 꽤나 괜찮고, 제 인생 열심히 챙기며 살고 있습니다.

물론 안 괜찮기도 해요.
이게 무슨 개소리냐 해도 원래 팬질이란 약간 말이 안되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정도 감정의 동요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십년을 넘게 좋아한 내 아이돌이 결혼을 한다는데, 어떻게 괜찮기만 하겠어요.
분명히 연애감정으로 좋아한게 아닌 저도 이런데, 유사연애감정으로 좋아하던 팬들은 분명 힘들겁니다.
그 힘든 마음이 삐뚤어진 방법으로 표현되지만 않는다면 그게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닌거 같구요.
아이돌이란 직업은 어쨌든 유사연애감정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들이 파는 상품가치(?)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럼 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신화가 무슨 아이돌이야? 나이가 곧 40인데?
아뇨. 아이돌 맞습니다.
최근 신화의 무대를 한번이라도 보고 그렇게 말하는 거냐고 묻고 싶네요.
신화는 과거에도, 지금도 계속 아이돌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9년 동안 꾸준히 유입팬들이 있어왔고, 그래서 팬덤 유지를 하고 있죠.
설마 데뷔때부터 좋아하던 팬들만 쭈욱 남아서 지금까지 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시나요?
연예계는 생각보다 굉장히 살벌한 곳이에요.
그 곳에서 19년 동안 아이돌로 팀을 유지하며 앨범을 계속 내는 것은 멤버들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신화는 계속 아이돌로 활동해왔고, 당신이 모른다고 해서 그 사실이 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신화팬이라 오늘 발표한 리더의 결혼 소식에 대입해서 이렇게 글 써 봤지만
다른 연예인 팬분들도 열애설 터질 때마다 듣는 소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말 그 사람이 걱정돼서 연락하는 거라면 저런 선생질은 안하겠죠.
제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몇 년을 당해도 참 서글프네요.
그나마 나아진 것은 제가 그 사람들이 원하는 반응을 안할 수 있다는 것 정도?
가끔 어떤 사람들은 제가 자기가 원한 반응을 안하면 "왜 괜찮아? 재미없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ㅋㅋㅋ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제 주위 팬들도 많이 당한거고, 단순히 신화 팬들만이 아니라 다른 팬들도 당하는 이야기고, 심지어는 자기도 다른 연예인 팬이면서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냥 한 번 주절거려보아요.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당신이 비웃을 만큼 하찮은 감정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머글이든 타팬이든간에요.

아 그리고, 내 아이돌, 영원한 우리 리더 에릭, 결혼 축하해요.
앞으로도 신화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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