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새로 시험에 붙은 신입 간호조무사입니다.
굳이 고민게에 써도 되는 이야기를 의료게시판에 쓰는 이유는 자작이니 뭐니 말들이 많아서요.
이번에 시험에 합격했고, 자격증도 신청했습니다.
저는 81년생, 올해 나이로 35살 여징어입니다.
10년 넘게 회사 경리를 하다가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고 제가 많이 아파봤기 때문에 그 마음을 알아서 조무사 공부를 했습니다.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속이 상합니다.
그냥 개인병원에 들어가서 일만 하면 되는데 뭐가 속상하냐고요?
자, 제가 현실을 보여드릴게요.
예를 들어 산부인과에서 간호조무사를 구한다고 공고가 났네요.
경력 무관하다고 하니까 지원해서 면접보고 합격하면 차근차근 배워야지. 이런 마음으로 창을 열어봅니다.
경력 무관이라고 하면서 주사를 잘 놓기를 바랍니다.
차라리 무관이라고 하지 말고 아예 처음부터 1년이상 경력자라고 했으면 상처도 덜 받았을텐데...
그런데 이런 병원이 태반입니다.
아예 경력자를 뽑는 병원은 제가 지원을 하지 않죠.
신입뽑는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을 뽑는다면서 주사 잘 놓는 신입을 구합니다.
의료법 제 66조 .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1년의 범위내에서 그 면허자격을 정지시킬수 있다.
그 항목에는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한 때.
무자격자의 주사시술이 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는 의료법 제 80조 나 항에 보면
간호조무사는 '무면허의료행위금지'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간호보조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이 법의 적용에 있어 간호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며, "면허"는 "자격"으로, "면허증"은 "자격증"으로 한다.
에 해당하여 의사나 간호사의 관리감독하에 주사를 놓을 수 있습니다.
신입 뽑는다고 면접 보러 가면 의사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개인병원 실습 안했어요? 거기서 주사 안 가르쳐줘요?"
미쳤다고 가르쳐줍니까. 잘못 놓았다가는 좌골신경 마비되어서 제대로 걷지도, 심지어 앉지도 못하는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때는 실습생이라 자격증도 없어서 안 가르쳐준다고 하면 한숨을 쉬며 알겠다고, 연락 준다고 해놓고서는 연락을 주지 않습니다. ㅠㅠ
점점 회의감이 듭니다. 밖에서는 간호조무사 엄청 욕 먹는데, 이런 현실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말이죠.
주사 잘 놓는 신입을 구할려면 간호사를 뽑아야죠. 국시 합격한 신입 간호사를요.
그런데, 신입이라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월급차이는 하늘과 땅입니다.
거의 연봉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병원에서는 그 월급을 감당할 수 없으니 죄다 간호조무사를 뽑습니다.
간호조무사 신입은 월급이 120(본봉 110+식대 10)부터 시작하거든요.
경력이 쌓이면 월급이 올라가긴 하지만요.
시험 합격발표 나온지 이제 3주째입니다.
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면접을 세 군데밖에 보질 못했는데, 그 어떤 곳에서도 와달라고 하지 않네요.
ㅠㅠ
빨리 일하고 싶고,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오늘따라 힘이 빠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