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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절교를 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7365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랬나보구나
추천 : 6
조회수 : 127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12/23 14:44:46
제겐 어떤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가정 형편은 어려웠지만 본인이 열심히 살고 노력해서 지금 공사에 들어가 나름 잘 그리고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였죠.

사실 고등학교 시절에 제가 2:1로 싸우고 있을 때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그건 나랑 상관 없는 일이잖아'라는 말을 하고 가버린적이 있어서 절교를 했지만(결국 그때 눈 옆이 찢어져서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셋이서 함께 어울려 다니던 친구가 병으로 죽으며 'ㅇㅇ랑 친하게 지내'라는 유언을 남기는 바람에 다시 친하게 지내고

그뒤로 이래저래 연락도 자주하고 가장 친한 친구로 지냈습니다.
당시의 상처가 잊혀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먼저간 친구의 유언을 생각하며 잘지내려고 노력을 했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친구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크게 싸워 이혼을 하신뒤 편모 가정에서 자랐으며 어머니도 편찮으셔 정말 힘들게 자라온 친구죠.

그런데 본인이 이런 상황이라그런지 제가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정색을 하곤합니다.

제가 아버지와 싸워서 기분이 좋지 못하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 '나는 아버지가 없는데 나한테 자랑하냐?'라는 말을 하고 뭐하냐고
물어보길래 가족들과 여행와있다 라고 이야길 하면 '아 나는 가족이 아픈 엄마뿐이라서 가족여행 못가봤는데 ㅎㅎ 재밌게 놀아'

뭐하냐고 물어보길래 여자친구랑 데이트중이라고 했더니 '이야~ 나는 사는게 힘들어서 연애를 생각도 못하는데~ 우리 ㅇㅇ는 좋겠디~'

이런식으로 이야길 하다보니 무슨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기분이 나빴던 건 뭔가 저를 무시할 수 있는 건수가 생겼다 싶으면 그걸 가지고 엄청나게 물고 늘어집니다.
그친구는 게임을 잘하는 편 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냥저냥 하는 사람이죠.
술을 마실 때마다 '니는 게임 ㅈㄴ못하잖앜ㅋㅋㅋㅋ 안부끄럽냨ㅋㅋㅋ' '내가 스타 10년동안 안하고 니가 10년동안 ㅈㄴ연습해도 나는 한손으로 니 바른다 ㅋㅋㅋ' 'ㅈㅂ이 내앞에서 게임 이야기하는거 아냐' 라는 식으로 사람을 계속해서 무안을 줍니다.

트와이스 노래를 좋아해서 cheer up을 부르고 있는데 'ㅉㅉ 영어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그랬냐 ㅉㅉ'라는 말을 하질 않나
도대체 왜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어쩌다보니 할머니께서 재산을 정리하시며 저에게 상속을 조금 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그 친구가 들으면 또 제게 안좋은 소리를 할 것 같아 그냥 다른 친구들에게만 이야길했죠.
그런데 그 이야기를 어떻게 알았는지 정색을 하곤 'ㅈㄴ 좋겠다? 나는 아픈 엄마 병원비로 한달에 백만원씩 들어가는데 부러워 죽겠네'라며 빈정을 대더군요.

내가 왜 내 근황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할때 눈치를 봐야하는지
왜 내가 내 입으로 이야길하는데 눈치를 보고 미안해해야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어 결국 '예전에 니가 내한테 스타 이야기한적 있재? 니가 이제 10년 동안 ㅈ빠지게 돈을 벌어도 지금 내보다 돈이 많을 일은 없을거다'라며 질러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말 때문에 엄청나게 싸우고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계륵같은 친구였습니다.
아파서 먼저간 친구의 유언 하나 때문에 제 트라우마를 안고 친하게 지냈지만 자신의 열등감을 저한테 계속 폭발시키는 그 친구 때문에 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떠나보내고 나니 속이 후련하네요.

오는 연말에 먼저간 친구의 납골당에가 소주한잔을 올리고 미안하다고 이야길 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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