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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후기
게시물ID : readers_141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라트리스테
추천 : 5
조회수 : 3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25 0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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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석. 아직 시작되기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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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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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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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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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중이신 이문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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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사인. 이문재 시인의 사인도 받았는데 제 핸드폰을 보니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네요.
기껏 책꽂이에 잘 접어서 넣은 책을 꺼내기 싫으니 패스하겠습니다.
문구가 술이 깨고, 에서 짤렸다가 새로 시작한 이유는 시인이 쓰실 때 제가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써주실 수 있나요? 라고 부탁했기에.....
연결해서 읽으니 왠지 희극적입니다.
 
 
 
 
 
 
재미와 의미로 가득찬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은 박준 시인이 자신에게 이문재 시인이 어떤 분인지를 소개하며 시작되었습니다.(은사 관계라고 추측됩니다)
이문재 시인은 세월호 시낭송 시인들 이야기를 하시며, 자신은 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은 거기 있다고 이야기의 화두를 던지셨습니다.
 
먼저 시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이문재 시인은 이런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책의 머릿말에 답을 써놓았다고 답하셨습니다. 센스있는 대답에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구요.
 
이문재 시인은 이후 문단별로 나누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문재 시인의 말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결국은 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인은 그것을 성숙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시를 사회의 문제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이번 시집의 제목인 '지금 여기가 맨 앞'은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후 박준 시인이 고른 시 3개를 낭송한 후, 시인이 그 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진지한 질문들이었고, 대답 또한 만족스러운 대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의 말과 함께 끝이 났고, 그 후 팬사인회...라고 말하니 뭔가 어감이 이상하군요. 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매우 진지한 강의로 여겨지는데, 실제 강의는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강의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대화가 몇 개 있는데, 제 기억에 남는 데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어투는 실제로 많이 다를수도 있으니, 이런 내용의 대화가 강의 도중에 나왔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여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준 시인:이문재 시인은 간결하고 고귀한 자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자아가 생긴 걸까요?
이문재 시인:박준 시인은 자꾸 내가 있는 곳에서 나를 칭찬하는데(시작할때도 박준 시인이 이문재 시인이 자신에게 어떤 사람인지 설명했고 이문재 시인이 뭘 그런걸 말하냐고 쑥스러워 하신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에게 인생을 사는데 한 가지 교훈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칭찬은 그 칭찬을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하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칭찬을 직접 들으면 잘 받아들이지 않는 습관이 있어요.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말해도 그게 결국에는 그 사람에게는 돌아갑니다.
(이후 강의가 이어짐)
박준 시인:아까 이문재 시인께서 제가 칭찬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사실 저는 아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해도 이렇게까지 아부를 해도 되나, 이렇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바탕 웃음소리)
 
 

박준 시인:이문재 시인께서는 대학교 1학년 시절, 시를 들으러 수업에 들어갔을때 처음으로 들어오신 교수님이 칠판에 '시는 인생이다' 이렇게 쓴 것을 보고서 곧바로 수업에 뛰쳐나가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재미가 없으시다면 곧바로 뒤로 나가시면 됩니다.
이문재 시인:잠깐만요, 방금 박준 시인이 한 얘기는 왜곡된 부분이 있어요. 내가 기자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팩트'라는 것에 민감합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그러니까 1978년이네요. 처음으로 수업을 듣는데 교수님이 '문학은 인생이다'라고 칠판에 쓰는 겁니다. 수업을 뛰쳐나간게 아니라 학교를 그만둘까, 하고 고민했어요. 내가 이런걸 배우려고 학교에 들어온건가 생각을 했지요. 겁이 많아서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문학은 인생이다'라는 문장은 정말로 틀린 부분이 없어요. 생각해보니 교수님이 저에게 제 인생의 전체에 걸친 화두를 던져준 셈이겠지요. '문학은 인생이다'. 이 이상의 표현을 저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재미가 없으시더라도 참고 들으세요. 뒷문도 잠갔으니 나가지 못합니다.
(한바탕 웃음소리)
'지금 여기가 맨 뒤'일 수도 있습니다.
 
 
 
 
박준 시인:이문재 시인께서는 시를 간결한 시를 골라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고른 시들은 다 긴 시였습니다. 시인께서 직접 골라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문재 시인:짧은 걸 해야지. 어디 보자......
박준 시인:'사막'이 제일 짧습니다.
이문재 시인:아, 이거. 문자 메시지.
[형, 백만 원 부쳤어.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야.
나쁜 데 써도 돼.
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잖아.]
제가 이걸 쓰고서, 이문재 시인은 이런 동생도 있고, 정말 부럽다. 이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동생 없습니다.
(한바탕 웃음소리)
저도 이런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박준 시인:아. 제가 할 말이 있습니다. 몇 년이나 지났으니 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제가 한창 힘들었을 때, 이문재 시인께서 봉투에 30만원을 넣으셔서 주신 적이 있습니다.
이문재 시인:그런 적 없는데? 내가 언제?
(한바탕 웃음소리)
박준 시인:봉투 표지에 이렇게 써져 있었습니다. '박준 시인은 30만원이 필요하다.'
이문재 시인:내가 언제 그랬더라...(한바탕 웃음소리). 사실, 돈을 준다는 것은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입니다. 선배가 '누구누구는 뭐뭐가 필요하다.' 이렇게 쓴 봉투를 건내준다면, 후배가 괜찮습니다. 하고 거절을 할 수가 없지요. 저는 몇십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쉬는 동안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어떻게 이걸 갚아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돈을 봉투에 넣고 복리 이자까지 넣어서 신세진 선배한테 준다면 선배가 그걸 받겠습니까? 당연히 화를 내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걸 후배한테 그대로 전달해주는 겁니다.
 
 
 
 
시인이 가진 견해와, 제가 가진 의문과,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언. 그리고 재미까지.
 
작가와의 만남은 정말로 감동깊었고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싶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감정의 종합선물세트라는 것은 이런 걸까요.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제가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써놓았지만 사실 강의의 절반도 제대로 싣지 못한 느낌입니다. 녹음을 해올걸, 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의 말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문재 시인:요즘 사회는 공감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 권력을 가진 사람, 돈을 가진 사람, 힘을 가진 사람이 그 밑의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과연 그 밑의 사람과 공감할 수 있다면 과연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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