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까지는 그가 생각나는 모든 물건들이구요. 이건 안 읽으셔도 상관 없어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밑에 있는 것들이예요. 아직 사랑을 모르는 님들에게.. 말해드리고 싶은 네가지예요. 추천해주시면 감사해요.. 다른사람들도 모두 보고 저같이 아픈사랑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빠한테 빼앗은 담배, 라이터.. 부산 놀러가서 갔던 온천표, 밤늦게 올랐던 타워 표. 비싼호텔 안내서. 아쿠아리움 입장권 맛있게 먹었던 횟집 명함 밤늦게 가서 예뻣던 중국등불축제, 내가 도시락 싸간 서울대공원놀러갔던 입장권 또 코엑스에서 갔던 아쿠아리움 입장권이랑 영수증. 실미도 등 우리가 봤던 영화 표. 오빠가 준 일기장. 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일기장.. (사실 이 일기장 받고 오빠가 날 사랑한다고 굳게 믿었었는데. 사람마음은 변하는가보다.) 성인식날 사준 향수, 20송이 장미꽃 (금박달려있던 예쁜 장미꽃..) 100일날 사준 목걸이, 예쁜케이스의 시계. 생일날 사준 치마. 크리스마스때 오빠주려고 했던 지점토로 만든 산타인형. 오빠가 예쁘다고 계속 뽑은 3개의 쵸비츠 인형. 리니지 경품에서 받은 요정 인형. 갑작스레 밤에 찾아와 폭죽터트리면서 주겠다던 하트쿠션. 망했지만 기뻣던 그날. 호랑이 인형. 이름을 호댕이라고 지었었잖아. 우리 이름이 주인공이 된 우렁각시 책. 오빠 잘못한거에 대해 독후감 쓰라고 했던 창가의 토토 책. 파페포포메모리즈. 정동진가서 샀던 모래시계랑 오빠, 나, 지원이 나눠갖으려고 샀던 3개의 범선. 우리가 찍은 사진 두장. 오빠에게 부탁한 애니 씨디들. 발렌타인 데이때 주려던 쵸콜릿 포장지 싸고 남은것. 오빠가 사준 복슬복슬한 머리끈. 새알 만든다고 샀던 노끈. 상자만들때 포장한다고 샀던 하트모양의 예쁜 리본테잎. 지나가다가 더울 여름 대비해서 사준 부채. 거북이 생각난다며 사준 팬더닮은 모양의 조그마한 우산. 오빠 귀후비개 사면서 하나는 내게 줘버린 눈사람 달린 귀후비개. (이젠.. 귀파줄 일도 없겠다...) 50일날 준 깜짝 향기나는 하트모양의 장미 선물. 커플로 맞춘 쓰레기통. 오빠주려고 했던 완성안된 십자수 두 개. 오빠가 홈플러스에서 사준 산수유차. 여관에서 가져온 녹차. 청석골에서 옹기쌈밥 먹으면서 후식으로 주던 박하사탕옆에 있던 딸기홍차도 가져왔잖아 맨날. CGV에서 상어모양의 인형 이쁘다면서 사준거. 이름이 샹어였잖아. 일산에서 한번 잃어버려서 다시 산 모니터 앞의 선인장. 고양 꽃 박람회에 들어갔던 표딱지. 산까치에서 가지고 온 성냥개비, 오빠이야기 잔뜩 있는 다이어리랑.. 오빠랑 같이 키려고 했던 I LOVE YOU 초. 커플로 맞춘 고양이 핸드폰줄. 언젠가.. 오빠가 잊어버렸잖아.. 그리고 사과 핸드폰줄은 내가 잊어버리고.. 오빠가 쓴다고 샀다가 나한테 뺏긴 곰돌이 우산. 십자수로 하려고 했던 핸드폰 고리. 3처넌에 두 개 한데서 싸다고 사준 허브화분.. 하나는 죽었는데 하나는 무성하게 자란다. 향기 좋아. 오빠가 좋다고 그래서 열심히는 아니지만 시간날때마다 연습했던 악보. 세느강의 전경. 오빠 때문에 받게 된 게임 쥬타이쿤, 레지던트이블, 화이트데이, Mame 라던가 비트매니아 등. 오빠가 준 꿀. 미숫가루. 오빠 만나느라고 학업에 정신쏟지 않아서 나왔던 1학년 2학기 성적.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들. 너무 많아서 열거할수 없는 마치 바로 어제 일인것 처럼 생각나는 기억들. 담배에 대한 안좋은 추억 여기저기 갔던 비디오방 디비디방 커피숍 영화관 아웃백 티지아이 편의점과 술집.. 눈감고도 외울수 있는 오빠 방의 풍경.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수 있을 것 같아. 매일널려있던 머리카락하며.. 언제나 비스듬히 걸쳐져 있던 침대보. 겨울에도 여름이불이었고. 내가 사주기 전 베개는 누랬었던. 기억하는 내가 한심스럽다. 근데 눈감으면 계속 기억난다. 오빠가 쓰던 모자, 옷, 바지.. 잘 때 입는 옷이랑 나갈 때 입는 옷 겨울에 입는 옷 내가 사준 옷도. 언제나 함께 일줄 알았는데 오빠가 영원히 사랑한데서 우리 결혼할 줄 알았기에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았고, 사달랬고 주고 했는데. 영원한 사랑은 없는거라고 여기저기서 말할 때 들었어야 했다고. 믿을 남자 하나도 없다고 그럴때 난 그 말에 귀기울였어야 했다고. 지금에 와서 후회해 봤자 뭐하겠어. 어쨌든 그런것들 보면서 괴로워 하고 있는 내가 정말 한심해. 불쌍하기도 하고. 왜.. 왜 믿으라고 그랬어. 영원히 사랑한다고 우리 천년뒤에 헤어지자고 아니 백년뒤에 헤어지자고 그랬었잖아. 내가.. 기억하는 오빠는 그런 사람인데 챙겨주진 않았지만 그래도 믿으라고 나 똑바로 보면서 말 할 수 있는 그런사람이었는데. 이젠 더 이상 나에게 웃어주지도 않잖아.
오빠에게 배운거 네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 이렇게 사랑하는 구나 하고 알게 해줬어. 사랑이란게 이런거구나.. 라고. 두 번째는 그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것. 언제나 함께일것 같은 시간들이 나에겐 악몽으로 변해버린다는게 어떤 기분인지 오빤 모를거야. 그리고 영원일것 같은 물건들이 한 상자속으로 들어가 버려야 한다는 기분이.. 어떤건지 .. 그리고 그 상자를 열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눈물나는 기억들을.. 어떻게 잊어야 하는지 오빤 모를거야. 그리고 세 번째는 이별이 아프다는것. 아주 많이 아프다는것. 이런 이별을 할꺼라고 가르쳐 주지 않은 세상 사람들이 밉다는거.. 그런거 배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건. 이제 난 남자가 하는 말은 믿지 않을 거라는거. 아무리 믿으라 그래도 믿지 않을거라는 거. 이제 내가 사랑같은 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믿지 못하는 사람과의 사랑이라니. 괴로울꺼야 누굴 사랑하든. 오빠로 인해 이렇게 됐으니 책임지란 말도 못하는 바보 천치같은 나. 화가 나도 참아야 했고 오빠가 화를 내도 내가 빌어야 했고. 그래서 속상했지만 그 기억마저 나에겐 꿈만같은 거 있지. 다신 그런 일이 없을거라는 게 나에겐 정말 절망의 시간이 되어버린다는게 무섭고 힘들어. 지금이라도 장난이었어 라면서 웃으면서 날 반겨줄거 같아서 힘들어. 그래 무슨 말을 하든 사람 마음이라는게 쉽게 돌아오는 거라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겠어. 그래도 난 오빠 사랑할래. 오빠가 잊혀질때 까지 사랑할거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 하는 거 조차도 오빠에겐 아무 의미도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래 오빠가 원하는 거 말해줄게. 이제 우리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