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태어나신 이 좋은 날에 이런 글부터 올려서 조심스럽습니다만, 종현의 유서를 공개하는 것이 베르테르 효과에 일조할 수 있다는 기사가 공개되면서 디어클라우드의 나인 씨가 비난을 받고 있더라고요.
댓글창이 참 지저분합니다.
거기 나온 전문가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건, 유서를 남기고 떠나는 사람의 심리는 남은 사람들이 자기 없이도 행복하길 바라는 거예요.
이번 일과 관련하여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언급되는데, 기사 본문에 나온 것과는 달리, 커트 코베인의 유서도 나름 유명합니다.
십 몇 년에 이은주 씨가 자살한 후 조선일보에 언급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기자는 자살한 사람들이 남긴 유서가 하나같이 남은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었다고 결론을 맺더군요.
저는 종현 유서에서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지는 말아줘'라는 문구도 어떻게 해석하면 '내가 없다고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읽히더라고요.
이런 유명인들의 죽음이 나타날 때 마다 흔히들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면서 유명인의 사회적 책임감을 들먹이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금서가 되어야죠.
앞서 언급한 커트 코베인의 경우는 유서 공개 여부라든가, 고인이 마약 중독자였다는 비난이 모방 자살 예방에 영향을 준 게 아니라, 방송국에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이 효과를 보았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임싱 심리사가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상담하였다고 합니다.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죽은 사람을 비난한다거나 주변 친지나 친구를 비난하는 건 '노오력' 타령하는 꼰대들이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