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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낼 그녀들...
게시물ID : humorstory_1418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영탄
추천 : 4
조회수 : 114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08/27 10:32:23
안녕하세요, 오유 6년차 유저이며

6년간 2번째 쓰게 되는 글이네요.

꼭 한번 베스트로 가고 싶은 소망을 실어서 글을 써 봅니다.

굽신~ 굽신~
 


일요일 하루 종일 숙취로 인해 고생하고,
 
생과사를 헤메다가 제 기억 깊숙히 봉인되었던 그 어떤 기억이 떠올라서,

그 기억들을 조심스럽게 게시판에다가  글로 옮겨 보고자 합니다.



때는 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0년 가을

제가 고3때 였습니다.



제가 실업계라 취업을 한 뒤

몇달만에 친구들과 만나 피시방을 갔었죠.


 
피시방에서 다들 스타크래프트를 하였는데,

멤버중에 한녀석이 "난 스타 않할꺼다"라고  까칠하게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스타말고 요즘 다른게임 뚫어 놓은거 있냐?"

라고 물으니 녀석이 음흉한 미소를 '씨익~'하고 짓더니,

모니터 위의 캠을 이리저리 '만지작 만지작' 거리기 시작하는겁니다.

 

캠 셋팅이 끝나고 나서 녀석이 접속한 '오마이 러브 화상 채팅'

녀석이 화상 채팅을 접속하는걸 본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죠.

왜냐하면 채팅 화면에 보이는 접속자들의 스타일 때문인데,

여자분들의 인형같은 외모와 조각같은 외모의 남자분들, 

그리고 정말 길가다가 몇년에 한번 마주칠까 말까한 무서운 분들도 수두룩...

 

여차저차 하다 녀석이 들어간 부산xx방,

방에는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듯한 인형같이 예쁜 어떤 여자분 께서 계셨고

그녀는 제 친구녀석한테 호감을 보이시며 1:1 대화를 신청 하셨죠.

그녀) "니, 얼굴 좀 반반한데?"

친구) "감사~"

 
.......중략.....

 
그녀) "니, 내 남편해라"

친구) "응! 자갸~"

대충 이런식으로 친구녀석과 그 인형 같은 여자분의 

닭살 돋는 대화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친구녀석이 

친구) "마! 이 여자 어떻노?"

나   )  "음........... 졸라~ 예쁘다!"

친구) "그라문 내가 야들 꼬실껀데, 우리 야들하고 같이 놀까?" 

나   ) "응! 빨리 꼬시도오~"

친구녀석은 저랑 대화를 한 뒤 다시 채팅을 몰입을....

친구) "자갸~~♡, 우리 오늘 만날까?"

그녀) "응! 자기 정도면 한번 만나줄만 하지."

그녀) "근데, 우리 지금 4명 있는데 오빠야들 4명 맞춰 나올 수 있엉?"

친구) "잘됐다 자갸~♡, 우리도 지금 딱 4명이야."

친구) "그럼 x시 까지 xx오락실 앞에서 보기당."

이렇게 친구녀석은 4:4 만남 약속을 잡게 되었고,

 

피시방을 나와서 근처 오락실서

그녀들을 기다리는데..........

정말 심장이 콩닥 콩닥 거리면서 떨리더군요.



10여분이 흐른 뒤 그녀들에게서 연락이 왔고,

그녀) "오빠야, 내 지금 오락실 거의 다와간디~"

친구) "어, 내 지금 오락실인데 4명이서 서 있는거 우리 밖에 없으니 바로 알아 볼 수 있을끼다"

그녀) "아~ 오빠 보인다,"



친구녀석은 서서히 고개를 돌렸고,

순간 표정히 완전 굳어 버리더군요.

"짜식~ 너무 예뻐서 긴장했나보네, 쯔쯔... 이런 키보드 워리어 같으니..."

라고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돌려 그녀들을 보는 순간!! 

오~ 맙소사! 하느님, 왜 내게 이런 시련을..... 

한마디로 완전  '뜨~~~악~~~~~'이더군요.

(식스센스의 반전도 이거만큼 충격은 아니였음.........)



그 화상채팅의 미녀들은 어디가고 

왠 닌자 거북이 4마리가 

피자를 먹으러 갈때의 표정으로 실실 쪼개면서 다가오더군요.

"허걱 왜 왜 닌자 거북이가 나오는기고?"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부들부들 떨었었죠.

(만약 헐리우드에서 그녀들을 보았다면 닌자거북이 영화에 컴퓨터 그래픽이 필요 없었을듯.)



그때 제가 본 그녀들의 상태를 설명하자면,

대충 170정도의 키에 우람한 체격과

10년은 안 빗은 듯한 완전 산발한 머리에 

얼굴은 소도 때려잡게 생겼더군요.

나이도 저희보다 2살 어렸는데도 불구하고,

얼굴만 보면 엄청난 세월을 살아 온듯하게 보였구요.

(채팅할땐 닭살 돋는 대화를 나누었던 친구녀석도 

얘내들과 막상 만나고 나서 존댓말을 했을 정도임.)



일단 저희쪽에서 만나자고 했으니

뭔가를 하긴 해야 되는데.....

그녀들과 뭘 해야 될지를 생각을 하니깐

앞이 깜깜하더군요.




그녀들과 만난 장소가 학교 근처라

아는 사람들 마주칠까봐 불안하기도 했구요.



그런 '그녀들이 부끄러웠던 저와 친구들'은

멀리 가기도 그렇고 트인 공간에서는, 

아무래도 아는 사람들에게 

그들과 만나는 모습이 발각될 확률이 높으므로,

(만약 누가 봤다면, 약 5년 정도의 놀림감임)

어둡고 사람이 별로 없을법한 장소를 떠올리다, 

오락실 근처 노래방에 가게 되었죠.



노래 방에 도착해서 제 친구 두녀석은 노래에만 집중하며 있었고,

한녀석은 모든걸 포기한 표정으로 천장만 보면서 한숨만 쉬고 있었으며,

(친구 녀석들의 태도에서 현실을 도피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 안절 부절 하지 못하고 불안해 하고 있었는데,

마땅히 대화를 걸 상대가 없는 그들은 그나마 만만한 저에게,

라파엘    ) "오빠야, 노래 안부를끼라??"

미켈란젤로) "이 오빠야가... 부끄럼 타나베~"

레오나르도) "오빠야, 음치라서 안부르는기가?"

도나텔로  ) "오빠야, 음료수 사도!"

나        ) "뭐, 뭐시라?? 코... 코와붕가??"

거북이들  ) "엄~마야~ 이 오빠야 봐리, 수줍어서 헛소리 하는게 귀엽데이~"



이래 저래 어영부영 시간이 조금 흘러,

노래방에서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던 도중

전 뭔가 이상한걸 발견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그들 중에서 그나마 라파엘이 낫다'라는 평가를 하게되고 

'그나마 나은 라파엘 = 예쁘다'로 생각을 하게 된

알게 모르게 '점점 미쳐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겁니다. 



제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 했던 저는 그 이후로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르고 자책만 하다가 그녀들과 헤어 졌습니다.



그녀들과 헤어지고 난 뒤 해방감과 뭔가의 씁씁함을 느꼈으며,

더이상 놀 기운도 없고해서 친구들과도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걸으며,

'다시는 채팅 번개를 하지 않으리라'라고 

마음속 깊이 새겼습니다.



과거엔 두려 웠던 그녀들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

만약 우연히라도 다시 그녀들을 뵙게 된다면,

전 당당하게 그녀들과 함께 "코~~와~ 붕~ 가~!"를 힘차게 외치고 싶습니다.



-결론- 

1. 미팅할땐 자신보다 못생긴 친구들과 함께하면 미녀로 보일 수도 있다.

2. 위 1. 의 내용을 잘 활용했던 외모가 그나마 나은 '라파엘은 지능 타입 레벨80 마전사급'

3. 속지말자 조명빨, 다시보자 캠빨

4-1. 채팅 번개 할 시간과 돈으로 책이나 한권 사 읽어서 마음의 양식을 쌓자. 

4-2. 난독증이 있어서 책을 못 읽을시, 가족들과 통닭이나 튀겨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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